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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 기대감과 설렘으로 뒤척이다가 지난 3월 31일 오전 10시 집을 나섰다. 집 떠난 지 24시간 만에 숙소인 피닉스 리조트에 도착했다. 따뜻한 피닉스의 햇살에 감탄하며 버스를 타고 Maricopa Medical Center에 도착했다. Surgical ICU, Burn Unit를 둘러보니 기구나 시설 면에서 우리나라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인력에 있어서는 큰 차이를 보였다. 이곳 화상센터에서는 한 환자 당 한 사람의 간호사가, SICU에서는 두 환자 당 한명의 간호사가 돌본다. 집중도나 환자의 관리 상태가 더 좋을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이번에는 Unniversity of Arizona College에 방문해 실습실을 갔다. 실제 사람의 피부와 흡사한 여러 가지 모형들을 놓고 주사 놓는 법, incision 넣는 법, 관절경 등을 실습 할 수 있게 해놨다. 사람의 차고 축축한 피부를 그대로 재현해 놓아 만질 때 어쩐지 묘한 기분이 들었다.
Rural/Ambulance corporation에서는 수 십 가지 종류의 사설 구급차들을 보게 됐다. 이곳의 차들은 디자인이 다채롭고 내부 시설도 색달랐다. 구급차 내부에는 CCTV가 달려있었다. 병원 이송 전까지 의료진의 지시를 받아 응급처치를 시행 할 수 있게 한 점이 인상 깊었다.
다음날, Osborn Trauma Center를 방문했다. 이곳의 침대는 보통의 침대와 달리 머리 부분을 빼고 밑에는 아무것도 없는 빈 공간으로 돼 있었다. X-ary 기계가 침대와 붙어있어 트라우마 환자가 오면 환자를 운반하지 않고도 Chest, Abdomen, Pelvis X-ray를 찍는다고 한다. 베드도 단단하게 돼 있어 CPR시 Compression해서 받쳐줄 수 있다고 한다.
응급실에 중증환자가 내원해 급하게 CT와 X-ray 찍으러 보낼 때 환자가 이동하면서 아파하는 모습, 영상을 찍는 도중 무슨 일이 일어나지는 않을까 하면서 불안하던 모습이 떠올라 우리병원에도 이 베드가 생겼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처치하는 물품차 안에는 수건, 곡반, 거즈, 환자의 소지품을 담을 수 있는 봉투 등 사소하지만 중요한 물건들이 잘 정리가 돼있고 Suction과 Irrigation도 수월하게 할 수 있도록 돼 있었다.
LA에 도착. 같은 나라임에도 도시의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우리의 마지막 목적지인 USC Trauma Center를 방문했다. 이 곳은 시립병원인데 주변에 큰 병원이 없어서 많은 환자들이 몰린다고 한다. 중증 트라우마 환자가 하루에 20명 정도 된다니 응급실은 늘 아수라장일 것 같았다.
응급실에서 설명을 듣고 있는데 “안녕하세요”라며 다가왔다. 알고 보니 한국인 응급의학과 의사였다. 한국인들이 병원을 견학한다는 사실을 알고 선뜻 가이드를 해줬다. 타국에서 멋지게 활동하는 우리나라 사람을 만나니 반갑고 자랑스러웠다.
이곳에는 외부에서 응급환자가 발생하면 전화로 상담해주는 상황실이 있다. 그곳에는 숙련된 경력 간호사가 6개월 정도의 트레이닝을 받은 후 근무한다고 한다. 환자 Triage 하는 곳도 마찬가지로 경력 간호사가 근무한다. 간호사의 지식과 경험을 기반으로 이런 일을 진행한다니 책임감과 자부심이 매우 높을 것 같았다.
응급실 투어를 마치고 실험실을 갔다. 실험실 특유의 냄새와 분위기 때문인지 으스스한 느낌이 들었다. 일단 수술복 가운을 입고 들어갔다. 난생 처음 본 카데바를 보고 깜짝 놀랐다. 내장을 다 꺼내 봉합을 하고 사체가 썩지 않도록 약품처리를 해놨는데 바짝 마른 팔다리가 꺾인 채 누워 있었다. 이 실험실은 카데바를 가지고 C-line, Incision 등 여러 가지 술기를 연습한다고 한다.
모든 병원 투어를 마치고 LA에서 잠깐 자유시간을 가진 후 한국으로 돌아왔다. 비행기를 타고 오는 동안 기분 좋은 피곤함이 몰려왔다. 일주일동안 짧지만 더 큰 세상을 볼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이었고 이런 기회를 주신 국립중앙의료원에게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