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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료기술평가제도에 대한 의료기기 업체들의 민원이 끊이지 않자 결국 제도적인 보완 및 수정이 이뤄지고 있다.
신의료기술평가제도는 지난 2007년 보건복지부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신의료기술평가 수반사업’을 위탁, 신의료기술평가사업본부가 정식 출범하면서 도입됐다. 현재는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이하 NECA)이 2010년부터 전담하고 있다.
해당 제도는 의료기술의 안전성 및 유효성에 대해 국민 건강권을 보호하자는 긍정적인 취지로 시작됐다. 그러나 정작 새로운 의료기술의 진입을 늦추는 부작용을 초래하는 등 그동안 적잖은 불만이 제기됐다.
의료기기 제품이 건강보험 수가 적용을 받기 위해서는 반드시 신의료기술평가제도를 통과해야 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의료기기 시판에 관련된 인허가를 맡고 있기 때문에 업체로서는 2중으로 평가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한 업체 관계자는 “안전성 · 유효성 문제가 있다면 당연히 식약처 인허가를 받지 못하는 것 아닌가”라며 “신의료기술평가제도로 인해 2중 규제를 받고 있는 셈”이라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의료기기 업계, 임상 데이터 확보 '난색'…"외국 업체만 혜택" 불만 제기
까다로운 통과 절차로 인해 시간적 · 비용적 낭비가 초래되는 점도 업계의 불만이다. 실제로 지난해 238건이 심사를 받았지만 75건이 통과, 33%에 불과했다.
특히 신의료기술평가제도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기준 중 하나가 바로 임상 데이터다. 외국 업체의 경우 임상 데이터 확보가 어렵지 않지만, 상대적으로 국내 업체의 상황은 심각한 수준이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국내 의료기기 업체들은 대다수가 상황이 열악한데 임상 데이터까지 확보하려면 부도가 나지 않는 것만도 다행”이라며 “실제로 일부 업체는 신의료기술평가제도로 인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에 따라 외국 업체만 혜택을 받을 수 있고, 국내 업체는 기껏 개발한 기술이 사장될 우려가 있어 개선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수차례 제기됐다.
그러나 NECA의 판단은 다르다. 외국에서 입증된 기술이라도 우리나라 신의료기술평가로 지정되기 위해서는 재평가 받아야 하기 때문에 외국 업체와 국내 업체 간 차이는 없다는 것이다.
NECA 관계자는 “지난해 75건의 통과 사례 중 외국 업체와 국내 업체의 비중을 구분하는 것 자체도 무의미하다”며 “동일한 기준을 적용해 평가를 하기 때문에 특정 업체가 혜택을 보는 경우는 없다”고 단언했다.
3개 기관, 업무협약 체결 지원책 마련
지난해 12월 업계의 불만과 민원이 가중되자 식약처, 건강보험심사평가원, NECA는 신의료기술제도 개선책 관련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올해부터는 유망한 기술로 평가받지만, 임상 데이터가 부족한 ‘연구단계기술’ 2건이 R&D 지원대상으로 선정될 예정이다. 4억원 규모의 지원금이 책정됐다.
또한 사전컨설팅 제도가 도입돼 신의료기술평가제도 통과를 위한 업계의 편의성이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NECA 관계자는 “A~Z까지 평가기준에 대한 업계의 궁금증 해소에 적극 나설 것”이라며 “충분한 자료가 준비됐는데 평가기준을 잘 숙지하지 못해 탈락되는 경우가 없도록 지원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어 “식약처 인허가와 신의료기술평가제도 통과를 위한 ‘원스톱 체계’ 구축을 위한 논의도 진행 중”이라며 “제약보다 국내 의료기기 업계의 상황이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다. 업계의 편의성이 확보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