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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분쟁 조정법 개정 방향에 대한 고찰
김재연 대한산부인과의사회 법제이사
[ 2013년 05월 26일 20시 40분 ]

의료분쟁조정중재원이 운영 1년이란 시간에도 불구하고 의료분쟁조정 신청에 대한 조정 개시율이 39.9%에 불과했다.

 

대체로 훌륭했다는 일부 평가가 있지만 유사한 소비자 보호원이 몇몇 직원으로도 많은 사건을 해결하고 있는데 반해 중재원은 많은 감정위원, 조정위원, 일반 상담직원과 조사 직원만으로도 비슷한 실적을 보이고 있다.

 

그동안 많은 투자에 비해 소액 사건을 해결하는 등 비용 대비 효과 면에서 많은 문제점이 노출됐다.

 

그렇지만 사건 전문성과 공정성에 대한 평가는 훌륭했다. 조정 성공률 또한 80% 이상으로 나와 높은 신뢰도를 가졌다. 하지만 조정 참여율은 40% 이하로 저조했다. 정부는 의사들의 조정 참여율이 적다는 점을 그 이유로 봤다. 시민단체와 정부는 법 개정을 통해 이들을 강제적으로 조정 참여토록하는 제도를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다.

 

현행 의료분쟁 조정절차는 의료기관의 참여 의사 확인 후 14일 이내에 개시하되, 의사 통지가 없을 경우 조정신청이 각하된다. 복지부가 검토 중인 개정안은 2가지 방안이다. 1안은 의료기관의 참여의사 확인 없이 자동 조정을 개시하는 방안이며, 2안은 의료기관의 참여의사 확인 후 조정 개시에 동의하면 절차를 시작하되(14일내 또는 7일내) 의사 통지가 없을 경우에도 조정절차를 개시할 수 있는 방법이다.

 

그러나 이러한 방안은 여러 문제점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강제 조정 제도는 헌법 불합치 판정 가능성이 높아 헌법소원으로 비화될 것이 분명하다. 헌법 12조 2항 ‘모든 국민은 자신에게 불리한 진술을 강요 당하지 않을 권리가 있다’는 내용에 따라 국민 기본권에도 위배되는 위헌적 요소가 포함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피신청인 참여 강제조항을 개정하게 될 경우 의료계 반발이 예상된다. 중재율 상승 목적만 달성하겠다는 사고는 강제로 조정에 응하게는 할 수 있겠지만 조정 결과까지 강제 할 수 없어 환자와 의료인 사이 갈등 비용만 상승시킬 것이다.

 

결국 조정 개시는 강제 할 수 있을지라도 조정 결과에 불복하는 경우가 많아 소모적인 논쟁이 이어지고, 결국 조정 결과 불복에 따라 이중 재판으로 가는 경우도 증가할 것이다.

 

강제 조정 참여를 위한 법 개정 시도보다 왜 의료계가 참여하지 않고 재판을 선택하는지 그 이유에 대해 면밀히 생각해 봐야 한다. 현행 의료분쟁조정제도에 있어 당사자인 의료인들의 불신과 거부감과 관련해 의료인들이 제기한 문제점들이 무엇인지, 바람직한 해결책은 없는지를 진지하게 고민하는 것이 순서가 아닌가 싶다.

 

이를 위한 제도의 개선 방향을 제안 하자면.

 

첫째, 당사자의 범위를 확대해 진료권을 보호해야 한다. 의료분쟁 당사자가 선임할 수 있는 대리인의 범위를 비법인 보건의료기관 임직원까지 확대하고(안 제27조제2항 제2호) 의료분쟁 당사자가 선임할 수 있는 대리인 범위에 해당 보건의료기관 개설자 또는 보건의료인이 가입한 보험회사 및 공제조합 임직원을 추가토록 해야 한다(안 제27조제2항 제6호 신설).

 

둘째, 조정 절차를 강제하기 위한 벌금 또는 과태료 조항의 삭제다. 합의에 이르는 과정에 있어 시행령의 강제 조항은 원만한 합의에 도달 하는데 불평등한 조항이다. 따라서 제53조(벌칙)와 제54조(과태료)를 삭제해야 한다.

 

셋째, 제5장 손해배상금 대불제도의 삭제다. 의료분쟁 배상 채무가 민법상 의료기관의 타 채무에 비해 최우선의 성격을 가져야 할 근거가 없다. 또 임금채무, 기 확정된 채무, 국세채무 등 의료소송의 판결채무(파산의료기관 포함)까지 손해 배상 대불금으로 선 지급하는 것(47조1항3호)은 위법성이 있다. 조정 결정된 금액은 의료인이 가입한 공제조합이나 배상보험에서 우선 지급해야 한다는 규정만 부과하면 해결 될 수 있다. 

 

넷째, 의료인이 조정에 응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가 조정 절차 개시 후에도 환자의 병원 내 난동 행위를 막을 수 없고 그 행위를 통해 합의금을 올리려는 실력 행사를 막을 수 없다. 분쟁조정절차 중 합의 시도 보장이 됨(37조)에 따라 조정절차 중 당사자끼리 합의나 접촉을 조장함으로 신청인(환자 측)의 의료기관 난동을 조장하고 분쟁조정 중에도 합의금 요구로 시달리게 된다. 의료 기관 입장에서는 조정 신청에 대해 응할 명분이 없게 된다. 보건의료인의 안정적인 진료환경 조성이라는 입법목적을 생각하면 당연히 병원 내외 폭력행위 시 처벌규정이 있어야 한다. 최소한 병원 내 난동 행위 시 벌금형 규정이라도 마련돼야 한다.

 

다섯째, 신속 절차의 신설 조항 이다. 감정이 필요하지 않은 단순 사건 등에도 정식 조정 절차를 거치도록 하는 것은 자원 낭비 초래 등 부작용이 발생된다. 손해에 대해 쟁점이 없거나 단순해, 단지 손해배상 액수에만 이견이 있는 경우 등, 사안의 경중을 분류함으로써 조정부장 단독 조정이 가능하도록 예외 규정 필요하다.(법원의 경우 2000만 원이하 소액사건의 경우 단독 판사가 수행)

 

여섯째 ,감정위원의 정원 확대 및 개편이다. 감정 진행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서는 진료 과목별 세부분야 감정위원의 추가 확보가 필요한 실정이다. 감정위원의 구성에 대해 의료 전문가의 감정이 중요하기 때문에, 그 비율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 의료인들이 의료분쟁조정제도를 불신하는 가장 큰 부분이 바로 의료분쟁조정법에서 의료과실 감정위원의 역량이다.

 

일곱째, 조정위원 및 감정위원의 제척사유 완화이다. 조정·감정위원이 사건 발생 보건의료기관이나 동일한 법인, 단체 또는 여기 속하는 보건 의료 기관에 종사했던 경우를 모두 제척사유에 규정하고 있다. 일정기간이 경과한 경우 제척사유에서 배제 하거나, 현재 종사하고 있는 경우에만 제척 사유로 규정하는 방안이 보완돼야 한다.

 

여덟째, 불가항력 의료 사고 보상의 재원 부담이다. 보건복지부장관은 제1항에 따른 의료사고 보상사업에 드는 비용 전부를 지원해야 한다(제 46조 ②).

 

아홉째, 제38조(감정서 등의 열람·복사)에 따라 조정 신청에 있어 의료인은 참여가 불가능하다. 이는 민, 형사소송으로 진행하기 위한 자료수집이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조항은 소송에서 원용할 수 없도록 민사조정법 23조를 원용해 규정해야 한다. 조정 합의 전에는 자신이 낸 서류 복사만 허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끝으로, 분쟁조정신청 시효중단의 효력으로 이상민 의원 대표 발의(2012.  9.  5.)안에 준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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