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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괄수가제(DRG) 논란이 1년 전과 동일한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다. 의료계 최후의 반발 수단인 수술거부(의사회는 수술포기라고 주장) 카드가 다시 수면으로 떠올랐다.
1년 전에는 의원급과 병원급 의료기관 DRG 의무적용에 반발해 안과 의사들이 주도적으로 수술거부 여론을 조성했다. 수술거부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을 고려해 환자 동의를 받아 1주일간 수술을 연기하는 등 다양한 해법을 모색했다.
DRG 적용으로 백내장 수술 수가는 기존 대비 10% 인하될 예정이었다. 안과의사회는 "강제적인 원가 절감으로 의료서비스 질이 하락하고, 그 피해가 환자에게 돌아간다"며 강력 반발했다.
대한의사협회가 정몽준 전 새누리당 대표와 손잡고 파업을 철회함에 따라 실제 수술거부는 이뤄지지 않았지만, 보건복지부와 의사단체의 신경전이 날카로웠다.
당시 복지부는 수술거부 시 처벌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수차례 강조했다. 의료법과 국민건강보험법에 어긋나 벌금 또는 자격정지 등의 처벌을 받는다고 했다.
의료법 제15조는 정당한 사유 없이 진료를 거부할 없도록 했다. 이를 어기면 제89조에 따라 1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물리도록 했다.
의료관계행정처분규칙에 따라 자격정지 처분도 가능하다. 의료법 제59조는 시·도지사, 시장·군수·구청장이 업무개시명령을 내릴 수 있도록 했다. 건강보험법 제40조는 정당한 사유 없이 진료를 거부하면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물리도록 명시했다.
수술 거부가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에 어긋날 수 있다. 경제정의실천연합(공동대표 보선) 등 6개 시민단체는 지난해 6월 이 법을 근거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는데, 결과적으로 무혐의 처리됐다.
무혐의가 가능했던 건 실제 수술 거부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의약분업 파업을 주도했던 당시 의협 집행부는 이 법으로 처벌을 받았다. 실제 처벌 사례가 있다.
전국 43개 대학병원이 7월 1일부터 일주일간 산부인과의 복강경 수술을 하지 않으면 처벌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환자 동의를 얻어 수술을 연기하는 방안이 제시될 수 있으나, 산부인과 수술이 안과 백내장보다 시급성을 요구하므로 현실성이 떨어진다.
복지부는 산부인과학회의 수술거부 대응 방침을 밝히지 않고, 대화를 강조하고 있다. 작년 강경 대응 방침과는 다소 온도 차가 느껴진다.
복지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는 최대한 이른 시간에 자궁 및 자궁부속기 수술을 분류하는 방안을 논의키로 했다.
수술거부를 주도하는 산부인과학회의 요구사항이 정상적인 제왕절개와 개복을 통한 자궁절제술에 한해 DRG를 적용하자는 것이어서 인식차가 크다.
복지부가 실무협의체를 통해 의료계의 의견을 얼마나 반영할지가 관건이다. 산부인과학회의 의견을 전적으로 받아들이긴 어렵다는 분석이 많다.
관건은 여론의 향배이다. 작년 의협과 안과의사회가 주도한 수술거부는 정부가 여론의 우위를 점했다. 이번 산부인과 사태는 조금 다른 양상이다.
수술거부가 사회적으로 거부감을 주는 물리적 행동임에도 산부인과의 어려움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저출산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상황에서 산부인과학회의 주장이 일부 설득력을 얻는다는 분석도 나온다.
7월 종합병원급 이상 DRG 시행은 확고한 상태다. 수술거부 사태를 잠재울 방안은 복지부와 산부인과학회가 이견을 얼마나 좁히느냐가 여부로 귀결될 전망이다.
복지부는 대화를 강조하고 있다. 배경택 복지부 보험급여과장은 "공무원은 가정법에 입각해 일하지 않는다"며 "협의체를 통해 논의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