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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관광 활성화를 위한 ‘메디텔 허용 법안’에 대해 시민단체에 이어 의료계 대표단체인 대한의사협회가 반대하고 나서 향후 갈등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최근 의료관광객을 주요 투숙대상으로 하는 ‘의료호텔업’ 신설을 주요 골자로 '관광진흥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개정안에서 의료호텔은 의료관광객의 숙박에 적합하도록 취사도구 등을 갖추고, 해당 의료기관으로부터 1km 이내에 위치하는 등 출입이 편라한 체계를 갖춰야 한다.
운영은 전년도 외국인 연 환자 3000명 또는 실 환자 1000명을 초과하는 실적을 갖춘 외국인환자 유치기관으로 등록된 의료기관에 한정했다. 의료법상 의료법인도 이를 가능케 했다.
문체부는 “의료관광객 100만명 시대를 맞아 관광산업의 질적 도약을 위해 고부가·고품격의 융·복합형 관광산업을 집중 육성할 필요가 커짐에 따라 개정안을 마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기재부는 “이미 병원은 부대사업으로 장례식장, 미용실, 숙박업소 등을 할 수 있다. 메디텔은 호텔보다 저렴한 가격, 모텔보다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병원 진료를 받게 하기 위한 노력”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어 “현재 메디텔 도입까지 협의된 상태다”라며 “메디텔 이용자 국적, 예산 지원 여부 등 구체적인 운영 방향에 대해서는 적어도 6월까지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야당·시민단체 “소수 대형병원만을 위한 특혜” 반대
정부의 이 같은 방침에 대해 야당과 시민단체들은 메디텔 설립 허용이 의료민영화로 이어질 거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통합진보당 김미희 의원은 3일 성명을 통해 “소수 대형·전문병원에 대한 편파적이고 일방적인 특혜”라며 “공공병원 병상비율이 10%밖에 안 되는 상황에서 외국환자들이 몰려오는 것을 기대한다면 돈벌이에 급급한 이중성을 고스란히 노출시키고 말 것”라고 지적했다.
보건의료단체연합은 “메디텔 허용은 의료상업화, 유사의료행위, 지역불균등 심화로 의료비인상을 불러올 조치”라고 진단했다. 이들은 “메디텔이 허용되면 입원할 정도의 환자가 아닌 외래환자를 대상으로 의학적 근거가 희박한 상업적 서비스가 횡행할 가능성이 크다”며 “환자들의 치료와 건강증진 및 예방과 교육은 뒷전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의료연대본부도 “메디텔의 투숙객이 외국인으로 한정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지방에서 원정치료 오는 국내 환자를 대상으로 숙박시설을 운영할 수 있는 수도권 대형병원이 최대 수혜자가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삼성서울병원이 직접적인 수혜자로 거론했다. 성명서에 따르면 “삼성서울병원은 일원역 주변에 호텔을 건립하려고 했으나 관광호텔 건립에 대한 주민들의 반대로 포기한 바 있어, 직접적인 수혜자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환자 쏠림 심화로 지방·동네의원 고사…"저수가부터 개선돼야"
그동안 공식입장을 보류해 왔던 의협은 12일 주간브리핑을 통해 “메디텔 도입 반대 입장을 확정, 조만간 의견서를 정부에 제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외국인들을 유치하고 현재 과잉 공급된 의사와 의료기관의 효율적인 활용이 가능케 한다는 점 등의 순기능이 있을 수 있지만 의료기관간 불균형 심화 등 역기능이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이유에서다.
의협은 기본 문제인 저수가 제도가 먼저 개선되지 않은 상태에서 메디텔이 도입될 경우, 특정 분야 및 병원을 중심으로 서비스의 질적 향상이 이뤄지면서 불균형이 심화된다고 지적했다.
뿐만 아니라 필수진료보다는 비치료적 영역(비급여서비스)과 특실・식대・부가서비스 등을 중심으로 외연을 확대하는 등 보건의료서비스 제공의 왜곡이 초래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의협은 특히 투숙대상에 내·외국인 구분이 없기 때문에 외국 환자의 유치보다는 국내 지방환자의 유치 경쟁으로 인해 법안의 원래취지인 외국 환자 유치와 관광산업 육성은 퇴색하고, 국내 의료기관 간 불균형 심화가 우려가 크다고 밝혔다.
특히 입원이 필요 없는 외래환자를 위한 숙박 시설(대형병원 입원실 또는 대기실로 악용 소지)로 전락하는 등 병원의 적자를 메디텔을 통해서 보전하려는 역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며 반대입장을 견지했다. 송형곤 대변인은 “메디텔은 네트워크·대형병원에 유리한 제도”라며 “이들이 앞다퉈 메디텔을 지을 경우 가뜩이나 어려운 지방 병의원이나 동네의원들의 경쟁력은 더욱 약화되고 대형병원 쏠림 현상 심화로 1차의료의 고사를 가져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