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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 제약사인 태준제약이 ‘4인 사장 체제’라는 경영방식에 나서 업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성공 여부를 떠나 업계에서는 상당히 이례적인 경영법이란 평이 지배적이다.
태준제약은 기존 이준엽 대표이사, 권석윤 사장, 임선민 사장에 이어 최근 김광호 사장을 영입하면서 4인 CEO 체제를 구축했다.[좌→우측 순]
업계에서 공동대표 체제는 종종 있었지만 4인 대표는 극히 이례적이다. 특히 연매출 1000억원 규모의 회사가 4명의 사장을 뒀다는 점에서 파격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하지만 태준제약 CEO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4인 공동대표 체제의 당위성 유추가 가능하다. 이는 이태영 회장 특유의 용병술과도 맥을 같이한다는 분석이다.
우선 태준제약 이준엽 대표이사는 이태영 회장의 외아들로, 2009년 입사와 함께 일찌감치 2세 경영자로 낙점된 인물이다.
실제 이태영 회장은 지난 2010년 창립 32주년 기념식에서 당시 이준엽 부사장을 공동 대표이사로 선임하며 경영권 승계를 공식화한 바 있다.
이준엽 대표는 서울대학교 약학대학을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미국 스크립스연구소에서 면역학 전공으로 생물학 박사를 취득한 재원이다.
이 대표는 박사학위 과정에서 총 4편의 면역학 분야 논문을 제1저자 또는 공동저자로 발표해 학계의 조명을 받기도 했다.
태준제약은 학식과 글로벌 시장 접목 능력을 갖춘 이준엽 대표의 합류로 해외 파이프라인 구축에 유리한 고지를 점유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공동대표에 올랐던 2010년 당시 이준엽 대표의 나이는 36세. 풍부한 학식과 열정만으로는 아직 치열한 국내 제약산업을 헤쳐나가기 버겁다는 평이 지배적이었다.
때문에 이태영 회장은 곁에서 아들을 보좌하며 경영도 책임질 수 있는 인물을 물색, 지난해 1월 권석윤 사장을 전격 영입했다.
서울대학교 약학대학 출신으로, 이준엽 대표이사의 직속 선배이기도 한 권석윤 사장은 한독약품에서 20여년, 사노피아벤티스에서 10여년을 마케팅 및 개발부에 몸 담았던 전문가다.
특히 IMS코리아에서 의약품 처방패턴 분석과 영업마케팅 조직의 적정화 컨설팅 업무를 수행한 경험을 살려 실무 경험이 부족한 이준엽 대표를 보좌해 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태준제약은 권석윤 사장에 만족하지 않았다. 올해 1월 영업부문 총괄 사장으로 영업맨 출신 전문경영인(CEO) 임선민 前 한미약품 사장을 전격 선임했다.
임선민 사장이 영업을, 권석윤 사장이 마케팅을 각각 총괄하는 ‘공동 사장’ 시스템을 가동한 것이다. 이 시스템은 앞서 2009년 주상언-이춘복 사장 체제에서도 시도된 바 있다.
그러나 주상언 사장의 사직과 이춘복 사장의 갑작스런 사망으로 태준제약의 ‘공동 사장’ 시스템은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한채 막을 내리고 말았다.
태준제약의 전문 CEO 영입은 최근 마케팅계의 거목인 김광호 前 보령제약 사장으로 이어졌다. 종속회사인 아큐젠 대표이사에 김광호 사장을 선임했다.
아이러니한 점은 아큐젠이라는 회사와 김광호 사장의 부조화다. 아큐젠은 조영제 전문 회사로, 영상의학과에 기반을 두고 있는 반면 김광호 사장은 순환기내과 통(通)이다.
사노피 재직 시절 성공신화를 쓴 항혈전제 ‘플라빅스’나 보령제약의 고혈압 신약 ‘카나브’ 모두 순환기내과를 기반으로 하는 제품들이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태영 회장이 공을 들여 김광호 사장을 영입한데는 ‘김광호’라는 명성과 더불어 조영제 시장에서 점차 영역이 확대되고 있는 순환기내과를 염두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순환기내과에서는 최근 심혈관 조영술 빈도가 급속히 늘어나며 덩달아 시술에 필요한 조영제 사용량이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조영제 분야 한 전문가는 “아직 조영제 시장에서 영상의학과의 비중이 절대적이지만 향후 순환기내과도 염두해야 할 분야임에는 틀림없다”고 말했다.
한편 김광호 사장이 새롭게 부임한 아큐젠의 매출은 2010년 284억, 2011년 332억, 2012년 343억 등 매년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오고 있다.
하지만 당기순이익 부분에서는 2010년 10억1000만원에서 2011년 6억4804만원, 2012년 3억1747억원 등으로 3년 만에 반토막 이상 줄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