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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계 긴장 속 병협 전략 '절반의 성공'
국회 법안소위 '약품비 3개월 결제 의무화법' 잠정 보류
[ 2013년 06월 19일 20시 00분 ]

병원계와 도매업계 초미의 관심사였던 ‘약품비 결제기일 3개월 의무화법’ 논의가 또 다시 연기됐다. 지난 4월에 이어 벌써 두 번째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는 19일 민주당 오제세 의원이 발의한 약사법 개정안을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다음 회기에 재심사키로 의견을 모았다.

 

법안의 당사자인 대한병원협회와 한국의약품도매협회가 자율적 개선안 마련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그 결과물을 보고 추후 법안 타당성을 논의하자는 입장이다.

 

법안소위의 이번 결정은 그 동안 병원협회가 추진한 의약품 결제기일 단축 노력이 소기의 성과를 거둔 것으로 보여진다.

 

실제 병원협회는 관련법이 발의된 직후 현안대책특별위원회를 열고 의약품 대금 조기지급 노력을 주요내용으로 하는 자율선언을 진행키로 결정했다.

 

특히 한국제약협회, 한국의약품도매협회 등과 협의체를 구성해 구체적인 의약품 대금 조기지급 방법을 도출하겠다는 의지도 전했다.

 

그 일환으로 병원협회는 지난 5월 한국의약품도매협회와 공동 논의기구를 발족하고 의약품 조기지급 방안 마련을 위한 본격적인 협의에 들어갔다.

 

뿐만 아니라 보건복지부 담당부서와 간담회를 가졌고, 법안심사소위가 임박해서는 소속 의원실을 방문, 법안의 부당성 설득 작업에 몰두했다.

 

병협은 도매협회와의 논의가 진행 중인 만큼 이를 존중하고 향후 자율적 개선안 합의가 되지 않을 경우 법제화 논의가 이뤄지는 것이 타당하다는 주장을 폈다.

 

일단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심사소위 의원들은 이 같은 병협의 주장을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 결제기일 의무화에 앞서 자율적 개선 노력을 지켜보자는 것이다.

 

결국 의약품 결제기일 의무화법이 다음 회기로 넘어감에 따라 병협은 다시금 급한 불은 끄게 됐다.

 

무엇보다 차기 정기국회가 9월로 예정돼 있지만 국정감사를 앞두고 있는 만큼 법안심사를 장담할 수 없고, 그러다 보면 내년 초에나 재논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물론 8월에도 임시국회가 열릴 수 있지만 아직까지 예정된 바는 없다. 때문에 병협은 향후 6개월 여의 시간을 다시금 확보한 셈이다.

 

하지만 문제는 병원계와 도매업계의 의약품 결제기일 단축방안 논의가 공회전을 거듭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 쪽은 자율개선을 원하지만 다른 쪽은 제도화의 미련을 버리지 못하기 때문이다.

 

양측의 약품비 지급개선 논의는 지난 3월부터 시작됐다. 의약품 결제기한 3개월 의무화법에 부담을 느낀 병원계가 먼저 손을 내밀었다.

 

하지만 지향점이 다른 양 기관의 입장을 좁히는 작업은 녹록치 않았다. 병협은 자율적 결제기일 단축 논리를 폈지만 수 년간 외상값 고충을 겪었던 도매업계를 설득시키기는 역부족이었다.

 

상황은 다급한 병협이 자율적 개선안 도출을 요청하고, 도매업계는 형식적인 답변만 일관하는 형국으로 진행됐다.

 

실제 지난 17일 첫 회의 후 3개월 만에 두 번째 논의기구 회의가 열렸지만 별다른 소득없이 끝났다. 양측은 이번 회의에서도 개선안 도출에 실패했다.

 

이 회의에서 병협이 제시한 개선안은 결제기일 1년 초과 병원에 대해 2014년 12월까지 1년 이내로 단축토록 관리하는 방안이다.

 

다만 대상 병원 중 어려운 경영 여건으로 인해 가시적인 개선이 되지 않는 곳은 ‘특별관리대상’으로 분류해 별도 관리한다는 계획도 내놨다.

 

또 ‘6개월 초과~1년 이하’ 병원과 6개월 이하 병원에 대해서도 개선 계획을 받아 결제 현황을 관리하며 대금 결제기간을 단축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자율적 선언의 의미로, 강제성이 없는 만큼 결제기일 의무화를 원하는 도매업계 입장에서는 선뜻 수용하기 어려운 제안이다.

 

도매업계 한 관계자는 “병협의 제안에 공감은 가지만 솔직히 도매업체들로서는 법적으로 결제기일을 보호받는 것 이상 확실한 방법은 없다”고 말했다.

 

한편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오제세 위원장(민주당)은 지난해 의약품 결제기일 3개월 의무화를 골자로 하는 약사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 개정안에는 의료기관이 3개월 내 의약품 대금을 지급하지 않을 경우 연 40% 이내 이자를 지불하고, 시정명령에 따르지 않으면 최대 폐쇄까지 가능토록 한다는 내용이 명시 돼 있다.

 

일부 의료기관이 우월적 지위를 남용해 의약품 대금의 지급을 지연하는 것을 ‘무형의 불법적 리베이트’로 판단, 이를 개선하고자 추진된 법안이다.

박대진기자 djpark@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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