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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사태에도 꺾이지 않았던 연수 의지
신영주 교수(한림대학교 강남성심병원 안과)
[ 2013년 06월 24일 09시 51분 ]

일본 동경대 Amano 교수 실험실은 예전부터 가고 싶었던 곳 중의 하나였다.

 

Amano 교수의 실험실에서는 각막내피세포의 배양과 이식에 대해 좋은 논문들을 내고 있을 뿐 아니라 필자가 평소에 관심을 가졌던 내용들을 하나씩 연구해가며 논문으로 발표하고 있었다.

 

필자는 Amano 교수와 실험실의 교수들에게 이메일을 보냈고 Amano 교수가 답장을 보내왔다. 이후 2011년 2월 연세대학교의 초청으로 한국에 왔던 Amano 교수를 처음 만나 인사를 나눴다.

 

몇 개월 후, 또 다시 기회가 되어 ‘아시아태평양 백내장굴절 수술학회(APACRS)’에 연자로 참석한 Amano 교수를 만날 수 있었다. 만날 때마다 연수에 대한 의지를 표명했기에 Amano 교수 역시 필자의 연수에 긍정적인 답변을 주었다.

 

2011년 8월에 연수 계획을 세워놓았는데 3월 11일, 전 세계를 놀라게 한 일본 원전 사고가 터졌다. 도쿄에 가면 위험하지 않을까 주변에서 걱정을 했기에 연수를 12월로 미뤘다. 어느 정도 일본 원전이 안정화되는 것 같기도 했고 모처럼 찾아온 기회를 놓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음을 굳게 먹고 일본으로 갔다.

 

짧지만 알차게 보낸 한 달…연구 의욕 고조 

 

Amano 교수와 함께 실험실에서 진행되는 다양한 연구를 지켜보면서, 나머지 시간에는 다른 교수들과 함께 외래를 관찰했다. 임상으로는 Usui 교수와 함께 일주일에 한 번씩 외래를 돌며 각막클리닉(cornea clinic), 안구건조증클리닉(dry eye clinic)을 들어가 보았다. Usui 교수의 클리닉은 여러 각막 질환뿐 아니라 녹내장 환자들이 많은 외래였다.

 

각막클리닉은 무척 부러운 시스템 중 하나였다. 큰 방에 세극현미경 여러 개와 각종 각막관련 검사 장비가 있고 여러 병원에서 모인 안과 전문의들이 모여 환자를 직접 보면서 의논하는 시스템이었다. 안구건조증클리닉에서는 외래시간 오후 내내 3~4명의 환자만 진료를 한다. 한 환자 당 진료시간이 길고 천천히 정밀하게 관찰할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안구건조증 진단에 유용한 장비로 잘 알려진 마이봄선촬영기(Meibography) 촬영술을 지켜봤는데 이 기계를 사용하면 눈물의 지방층 분비를 담당하는 마이봄선의 구조 변화를 알 수 있다.

 

임상을 관찰하지 않을 때는 실험실에서 연구 과정을 보거나 함께 진행했다. 실험실에서는 박사(phD)인 Yokoo 선생과 제약회사에서 파견된 연구원, 그리고 우리나라에서라면 조교수라고 할 만한 졸업생들이 함께 있었다. 동경대 안과학교실의 실험실은 아주 오래된 건물 안에 있지만 공간이 넓고 장비나 약품 등이 풍족하게 준비되어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러한 기계들을 다른 과와 공유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동경대에서는 안과에서만 사용한다는 것이 부러웠다.

 

그밖에도 줄기세포배양(Limbal stem cell culture), 마이봄세포배양(meibocyte culture), 인체 제대정맥 내피세포(Huvecs culture) 연구를 볼 수 있었지만, 관심이 있었던 (corneal endothelial cell) 실험은 연구실 사정상 진행되지 않아 아쉬웠다. 대신 Yokoo 선생은 자신이 직접 진행한 실험 동영상을 보여주었고 토론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필자 역시 진행하려던 실험이었기에 더 좋은 소재로 실행되는 영상을 보니 연구에 대한 욕심이 커졌다.

 

단기 연수였기에 아쉬운 마음이 컸다. 한국에 돌아와 동경대에서 보고 느낀 것들을 참고로 하여 줄기세포를 배양해보기 시작했고, 마이봄세포 배양을 시도하기 위해 여러 구성분을 준비했다. 마이봄선촬영기를 직접 만들어 보고 사용해보았다. 나중에 새로 산 갈릴레이각막지형도 장비에 마이봄촬영 기능이 있는 것을 알게 돼 이를 사용해 연구를 시작했다.

 

한 달이라는 기간은 짧다고 생각하면 얼마든지 짧을 수 있는 시간이다. 그러나 그 시간을 아쉬워하기보다 주어진 기간 동안 무엇을 얼마나 할 수 있는지를 고민한다면 당초 계획한 것보다 더욱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데일리메디 webmaster@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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