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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을 준비하는 남북한 의료 전문가 포럼에서 현재 남한의 의료체계에 북한 주민들이 만족하지 못 할 것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26일 대한의사협회와 세이브엔케이 공동주최로 열린 ‘남북한 보건의료직 통합방안을 논하다’ 포럼에서 나온 주장이다.
북한이 ‘무상의료’를 기본 개념으로 가지고 있는 한 남한의 유료 의료서비스에 적응하지 못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특히 이날 북한에서 약사와 의사로 의료경험을 지닌 있는 인사들이 참석해 북한 주민들의 ‘무상의료’에 대한 인식을 전했다.
먼저 북한에서 약사로 일한 경험이 있는 이혜경 박사는 “지금은 실질적으로 붕괴됐지만 북한의 보건의료체계는 ‘무상 치료제’다. 무상치료는 무상교육과 더불어 사회주의를 지키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약사, 의사, 간호원 등 북한에서 ‘보건일군’으로 불리는 의료 전문직은 ‘체제수호 전위’로 양성된다는 것이다.
실제 북한의 보건일군양성 교과목을 분석한 결과, 전체 60개 과목 중 24%에 속하는 12개가 정치 분야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과목 내용 중에는 ‘보건일군들이 잘만 하면 누구보다도 힘 있고 훌륭한 공산주의 교양자로, 당 정책의 선전자로 돌 수 있습니다’라는 문구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박사는 남한보다 북한이 잘하고 있는 것은 ‘예방의학’이라고 꼽으며 “북한에서는 매년 국가에서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필요한 예방접종을 진행하는데, 남한은 개인 스스로가 알아서 예방접종을 하는 것을 보고 놀랐다”고 밝혔다.
북한에서 10년간 의사로 활동한 최정훈 의사 역시 “형식적이라도 무상치료에 길 들여져 있는 북한 주민들은 낮은 질이나 의료과실에 대해 의사 개인에 대한 불만을 갖게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반면 유상치료를 하는 제도 하에서 의료과실이나 질이 낮은 의료서비스를 대면하게 되면 이는 사회나 제도에 대한 반발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서울의대 통일의학센터 김석주 교수 역시 무상의료에 익숙한 북한 주민들이 남한의 유료의료체계에 적응하기 힘들 것이라고 예고했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유럽에 가서 공중화장실을 사용하는데 돈을 지불해야 하는 것에 화를 내듯, 북한 주민들 역시 무상으로 받아오던 의료에 돈을 내야 한다고 하면 부정적 반응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그는 북한 이탈주민들의 3년간 사회의식 변화 및 생활만족도에 대한 추적연구 결과를 언급하며 “다른 분야는 3년이 흐르면 비교적 만족도가 높아지는데, 의료분야는 오히려 만족도가 떨어진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