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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CRO(Contract Research Organization)의 역사는 현재 가장 오래된 씨엔알리서치 성장사와 궤도가 크게 다르지 않다. 한국 임상시험의 경험은 약 20여 년으로 비교적 짧으며 CRO 역시 선진국에 비해 약 20년 늦게 출발했다.
국내 CRO는 1997년부터 설립되기 시작해서 초창기의 단편적인 기능의 임상시험관련 업무를 중심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다가 점차 임상시험 전반의 업무를 수행하는 Full Service Model을 구축하면서 성장기에 접어 들었다.
2000년 이후 제도적 개선과 국가의 임상시험 지원 정책에 힘입어 국내 임상시험의 규모와 질적인 면의 급성장은 CRO의 성장에 있어서도 중요한 자양분이 되었다. 그러나 동시에 미국과 유럽 중심이었던 다국적 CRO들이 아시아 시장에 진출하게 되면서 그들과 본격적으로 경쟁하는 환경에 노출되게 되었다.
현재 20개 이상의 국내업체가 임상시험의 업무를 위탁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업체의 숫자는 물론 그 규모가 정확하게 파악되지 않고 있으나 2011년 임상시험사업단의 조사대상이었던 국내 CRO 12개사의 평균인력은 약 60명이며, 11개사의 평균매출액은 약 36억(약 6,700만원/1인)으로 글로벌 CRO에 비해 그 규모나 업무 역량에 있어 차이가 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2년에 시장분석업체인 피어스CRO가 CRO협회 등과 함께 선정한 7개의 신흥 CRO 시장에 한국이 포함되었다. 인구, 인프라, 법적 환경, 정부규제, 비용 등을 기준으로 했을 때 아시아에서는 한국과 함께 싱가포르, 대만, 필리핀이, 남미에서 아르헨티나와 콜롬비아가, 유럽에서는 폴란드가 해당되었다.
2012년 300건 이상의 다국가 임상시험이 국내에서 수행되었으나 대부분은 글로벌 CRO에 의해 의 모니터링 업무만 수행되고, 여전히 DM(데이터 관리), PM(프로젝트 관리), QA(품질보증) 등 주요 업무는 외국본사 차원에서 이루어지고 있으며, 국내 CRO는 국내 제약사의 임상시험을 위주로 하고 일부 다국가 임상시험에만 참여하고 있다.
또한, 국내 주요 제약사들은 그 동안 투자했던 연구개발의 결실인 신약, 개량신약. 바이오의약품 등 다양한 파이프라인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후보 물질들의 미국, 유럽 등 해외에서의 제품화를 위해 전임상과 임상시험을 해외에서 진행하는 경우에도 글로벌 CRO가 우선적으로 선정되고 있는 현실이다.
국내 CRO 업체 간의 차별성 없는 서비스를 기반으로 한 국내시장에서의 과당 경쟁에서 벗어나 해외시장으로의 진출과 새로운 비즈니스 역량을 개발할 필요가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글로벌 CRO로의 진화를 목표로 하는 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다.
즉, 국내 CRO의 주도로 다국가 임상시험을 관리하고 전자화된 임상시험 자료의 축적을 통해 신약개발 및 CRO관련 산업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국제수준의 SOP 정립, 국제표준의 적합한 임상시험관리시스템 구축, 임상시험 문서관리 및 데이터 분석의 질적 향상, 해외 네트워크 구축, 신규사업의 진출, 인재확보와 육성이 필수이다. 기존의 의뢰자 요구에 따라 수동적으로 제공하던 기능위주의 서비스 이외의 경쟁력 있는 업무역량의 확보가 중요하다.
특히 전체 임상개발 프로젝트 수준에서 넓은 시야를 가지고 임상시험뿐만 아니라 전임상, 시험약 생산, 분석방법 개발 등에 대한 포괄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전반적인 프로젝트 관리가 가능해야 하겠다. 따라서 국내 CRO가 현재의 한계를 극복하고 지금까지와는 다른 형태의 서비스의 제공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이상의 외형적인 성장과 더불어 국제적 수준의 내적인 인프라의 구축이 필수이다.
국내 CRO의 글로벌화가 시급한 문제임을 인식하였기에 정부주도의 제약산업 육성방안에는 신약개발을 전문적으로 지원할 CRO산업 육성 계획도 포함되어 있고 CRO 자율등록제와 우수 CRO 인증제도 등을 통해 국제 경쟁력을 갖추도록 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러한 외부적 지원이 보다 효율적이고 실질적인 결실을 맺기 위해서는 CRO 업계가 주체가 되어 능동적으로 추진하는 것도 필요한데 그 방법 중 하나가 대표성을 갖춘 협의체 구성이다. 협의체가 주체가 되어 심포지움 개최, 가이드라인 개발, 교육프로그램 개발, 전문인력 인증제 등을 통해 임상시험 인프라 및 회원사의 질적 역량 강화에 기여하고 국내 CRO를 공식적으로 대표하는 역할을 수행하면서 정부가 추진하는 지원 사업에 자발적으로 동참할 수 있다.
해외 사례를 보면 글로벌 CRO 8개사 협의체로 2002년에 설립된 미국의 ACRO(Association of Clinical Research Organizations)와 17개 CRO가 정회원으로 가입돼 있고 1994년 협의체로 전환된 JCROA(Japan CRO Association)가 대표체로 외부 단체나 규제당국과도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만일 국내 CRO 협의체가 있다면 이들과도 대등한 자격으로 국제적인 교류를 통해 그 역할이 더욱 확대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