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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이 의료기기업체가 병원과의 공급계약 과정에서 불법 리베이트를 목적으로 건넨 3억원에 대해 병원이 계약을 이행하지 않았어도 업체는 3억원을 되돌려받을 자격 없다는 판결을 내놨다.
업체가 병원에 제공한 리베이트는 부정한 청탁이 목적인 배임증재의 범죄행위이며 이는 '불법원인금'에 해당하므로 병원과 업체 간 계약 이행 유무와 관계없이 업체는 병원에 리베이트금의 반환을 요구할 수 없다는게 판결의 핵이다.
서울남부지방법원 제16민사부(재판장 전현정)는 개원을 앞 둔 병원과 임대차 계약을 체결한 약사와 공급계약을 체결한 A의료기기업체가 병원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약사에겐 승소를, A업체에겐 패소를 선고했다.
약사 유某씨와 A의료기기업체는 병원 건립을 계획 중인 재단법인 J와 각각 약국 개설을 위해 50평 상가 임차 계약과 의료기기구매대행 계약을 체결했다.
유씨는 임차 보증금 8억원 계약을 이행하기위해 계약금 2억원과 중도금 3억원, 총 5억원을 J재단에 지불했으며 A업체는 구매대행 계약 과정에서 J재단에 3억원을 지급했다.
계약 이후 J재단은 부채 과다로 파산 선고를 받아 병원 건립은 무산됐다. 각각 5억원과 3억원을 지급하고 재단파산으로 약국 개설과 공급계약이 파기된 유씨와 A업체는 "계약금을 원상복구하라"며 민사소송을 진행했다.
이에 J재단은 "유씨와 J재단 이사장과의 계약은 이사회 및 주무관청 승인없이 이행돼 무효"이며 "이사장은 개인 이익을 목적으로 유씨와의 계약으로 보증금을 수령했고 유씨는 이 배임행위에 적극가담해 불법원인 제공자"라고 항변했다.
또 "A업체 역시 리베이트금으로 3억을 증여했으므로 반환 요구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실제 J재단 이사장은 법원으로부터 "병원 건립해 약국 지대 제공할 의사나 능력 없는데도 임대차계약을 체결해서 계약금 수억원을 편취했다"는 사기범죄로 징역 1년 6월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유씨에겐 5억 반환을, A업체엔 3억 무효를 명령했다.
재판부는 "유씨가 배임증재 범죄에 가담했다는 근거 없으며 설령 가담했더라도 불법금을 받은 J재단은 더 큰 범죄자이며 약국개설 임대차 계약 사실이 사라지는 것 아니므로 유씨에게 계약금 돌려줘야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A업체의 3억 반환 청구에 대해서는 "A업체는 J재단과 방사선장비를 76억3052만원에 공급하기로 계약했는데 이는 보통 계약금보다 높다. A업체가 지급한 3억원은 리베이트로, 병원과 의료기기구매대행계약을 체결하면서 업체가 돈을 지급할 이유 전혀없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의료기기 리베이트는 비자금 조성, 탈세를 유발하며 국민에 의료기기 비용 상승부담을 전가하는 유해한 범죄로 엄벌에 처해야 한다"며 "업체는 불법 원인금인 3억을 돌려받을 자격이 없다"고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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