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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통신위원회 심의제도가 TV, 라디오 광고를 진행하려는 의료기기 업체의 발목을 잡고 있다. 재심의 대상으로 분류될 경우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추가 비용을 들여가며 촬영을 다시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의료기기 업계에 따르면 방송매체를 이용해 소비자들에게 제품을 홍보하고 싶어도 심의절차와 비용에 대한 부담으로 망설여지게 된다는 전언이다.
의료기기를 광고하기 위해서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위임을 받은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 사전광고심의위원회로부터 허가를 받아야 한다.
심의대상은 인쇄매체, 인터넷매체, 기타유사매체 등 다양한 종류가 있지만, 유독 TV, 라디오 광고가 포함돼 있는 방송매체는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한번 더 평가를 받아야 한다.
심의절차만 보면 2중 규제인 셈이다. 특히 방송통신위원회 심의를 받기 위해서는 전체적인 컨셉을 담은 콘티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최종 촬영본을 제출해야 하기 때문에 비용발생 부담이 가중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 의료기기 업체 관계자는 “라디오 광고를 하려고 높은 비용을 들여 전문성우를 고용해 촬영을 마친 적이 있다”며 “그러나 방송통신위원회에서 몇 가지 수정사항을 지적해 결국 성우에게 추가비용을 지불한 뒤 재촬영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협회 사전광고심의위원회로부터 적법성을 인정받았으면 큰 문제가 없는 것 아닌가”라며 “지금과 같은 형태의 허가절차가 계속 된다면 방송매체 광고에 관심을 갖는 업체는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업체의 경우 재평가를 2~3번 받자 아예 광고를 포기한 사례도 있다. 비싼 돈을 들여 어느 정도의 효과를 거둘지 미지수인 상황에서 허가를 득하기 위해 비용낭비를 할 필요는 없다는 판단에서 결정했다.
이에 대해 협회 사전광고심의위원회 관계자는 “방송통신위원회 심의는 우리와 무관한 별개의 절차”라며 “방송매체라는 특수성 때문에 정부가 조금 더 까다로운 절차를 수립해 놓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해석했다.
그는 “소비자의 눈과 귀로 직접 전달되는 방송의 파급력은 다른 심의대상보다 클 수 밖에 없다”며 “의료기기 업계가 느끼고 있는 부담을 경감시키기 위한 제도 개선이 이뤄져야 되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한 업체 관계자는 “불필요한 2중 규제만 개선되도 의료기기 업계가 불황을 극복하는데 큰 힘이 될 것”이라며 “엄격한 기준은 적용하되 방송매체 광고 심의절차 일원화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