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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의과대학들이 본과를 시작으로 하반기 학사 일정을 시작한다. 하지만 일부 대학에서는 여전히 열악한 교육 실정으로 인해 불안감을 안고 새 학기를 맞아야 하는 실정이다. 이처럼 일부에서 터진 문제는 국내 임상실습 교육병원 전반을 들여다보게 했고 그 지정 기준에 대한 논의로 이어지는 분위기다. 다양한 법인 형태와 종류도 제각각인 국내 현황과 이에 따른 문제점을 조명해봤다.
문민정부 때 소규모 입학정원을 확보한 대학들이 무더기로 의과대학 인가를 받을 당시만 해도 설립 부대조건이 무거운 부메랑이 돼 돌아올 줄은 아무도 몰랐다.
가천대, 관동대, 성균관대 등은 의료취약지에 500병상 규모의 대학 부속병원을 짓겠다는 부대조건 이행을 10년 넘게 미뤄오다 가천대는 동인천길병원을, 성균관대는 삼성창원병원을 부속병원으로 전환하면서 일단락됐다.
부속병원 교육 체제 ‘위기’…有無 관계없이 극단 사례
그러나 관동대는 부대조건의 늪에서 여전히 헤어 나오지 못할뿐더러 행정처분을 받아 49명이던 정원은 39명까지 줄어들었다. 부속병원 조건을 해결하지 못한다면 아예 신입생 모집을 할 수 없게 되는 최악의 상황이 올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더욱이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은 올 2월 임시 판정위원회를 열고 기존에 받았던 관동의대의 인증을 유예하기로 결정 내렸다. 기존 협력병원과 결별하는 등 임상실습과 관련 중대한 변화가 발생했으나 사전에 보고가 없었고, 기준에도 상당 부분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의학교육 전문가는 “현재 임의의 협력병원에서 시행되는 임상실습, 임상의학 강의를 누가 어떠한 자격으로 하고 있는지 모르겠고 이 부분이 가장 우려되는 상황”이라면서 “임상실습 교육의 안정화가 시급하며, 자격 있는 교수들에 의해 합당한 프로그램과 적절한 교육환경 속에서 실습교육이 이뤄져야 한다. 다른 방안이 시급히 모색돼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관동의대 사태 근본은 부속병원 부재에서 출발했으나 대학 부속병원이 없다고 모두 같은 길을 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의학교육에 대한 대학의 투자와 발전 의지 등에 따라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울산대의 경우 협력교육병원 등을 활용해 임상실습 교육을 해오고 있다. 의대교육 측면에서 올 초 의평원으로부터 6년 인증을 받는 등 극과 극을 달리고 있는 모습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신설의대에 한해 인가 부대조건이 있었다. 당시에는 의료취약지 500병상 부속병원 건립 등이 조건이었지만 이후 기준이 완화됐다. 그럼에도 관동대는 부대조건을 이행하지 못해 정원 감축 등 행정처분이 내려졌다”면서도 “울산대는 그 전에 의대 인가를 받아 부대조건과는 관련이 없고 해당사항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반면 서남대는 부속병원이 있음에도 부실 및 허위 운영 등으로 수련병원 지정이 취소되면서 제 기능을 상실했다. 현재는 위탁교육을 하고 있으나 적절성 문제는 여전히 논란이 되고 있다.
“형태 보다는 질(質) 담보된 임상실습 교육병원 확보 시급”
학생 교육병원 지정에 관한 별도 기준 미비 등으로 이처럼 학생교육병원을 둘러싼 극단의 사례가 발생하면서 더 이상 내버려 둘 수 없다는 의견들이 대두되고 있다.
부속병원은 전통적인 개념에서 의대생들의 임상실습교육을 위해 사용하는 병원을 의미하는 것으로 학교법인인 운영주체가 직접 소유하는 학생실습병원을 의미한다. 의대 부속시설이 없을 경우 대학설립운영규정 단서 조항에 따라 교육협력병원을 통해 임상실습교육을 할 수 있다.
이러한 환경으로 인해 현재 학생 임상실습 교육병원은 다양한 형태로 존재하게 됐다. 각종 특별법에 따른 특수법인, 학교법인, 의료법인, 사회복지법인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또한 의학계에 따르면 2009년 기준 41개 의대에서 전임교원이 발령돼 근무하고 있는 학생실습 교육병원은 94개다. 의과대학 당 평균 2.3개 수준으로 의과대학별로 1개~6개 이상 등 편차가 존재한다.
이처럼 부속시설이 아닌 병원에 위탁교육을 할 수 있으나 지정 기준은 미흡하면서도 덩치는 갈수록 커져 개선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의과대학 교수는 “부속병원이라서 무조건적으로 되고 협력병원이라서 안 된다는 식, 마치 부속병원이 없어도 된다는 식이 아니라 그 형태를 떠나서 임상실습 교육을 하고 있는 병원들이 적정한 임상실습교육을 위해 갖춰야 할 조건들이 무엇인지 세부적으로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문제 제기가 잇따르자 의학계에서도 교육병원 인정기준 개발 논의가 분주히 이뤄지고 있다.
관련 법을 교묘히 이용해 부실 교육의 빌미를 제공하지 못하게 하면서 법적근거 미비에 따른 논란의 불씨를 잠재워 교육의 질적 수준을 담보할 수 있어야 한다는 공감대에 따른 것이다.
부속병원 교육 체제에 대한 논의 자리에서 의평원 안덕선 원장은 “신설의대 설립 당시 부대조건이 분명히 있었는데 시간이 지났다고 해서 재해석해 예외를 줄 것이냐 하는 것은 쉽게 풀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면서 “하지만 대학이 소유해야지만 갖는다는 부속병원 개념은 재고할 필요가 있다. 다만, 교육병원에 대한 정의를 내려주고 이를 확실히 충족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의학교육학회 서덕준 회장은 “현재 학생교육 병원 형태가 너무 다양하다. 이에 대한 정립이 이뤄져야 한다는데 의학계가 공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