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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십자(대표 조순태)가 의약품 유통 과정에서 독점적 지위를 남용,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시정명령을 받았다. 다만 직접적인 부당이득을 얻었다거나 상대방이 입은 피해가 크다고 보기 어려운 만큼 과징금 부과는 피하게 됐다.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노대래)는 20일 녹십자(대표 조순태)가 도매상의 ‘정주용 헤파빅 10ml’ 공급 요청을 부당하게 거절한 것과 관련, 공정거래법을 적용해 시정을 명령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의약품 도매상 A사는 지난 2010년 2월 서울대학교병원 정주용 헤파빅 구매입찰에서 낙찰자로 선정돼 1년 간 납품계약을 체결했다.
2010년 5월1일부터 2011년 4월30일까지 보험기준가 24만8000원에서 2.3% 할인된 금액인 24만2296원으로, 총 3만3600바이알의 물량을 공급키로 했다.
그러나 녹십자는 “물량이 한정돼 추가공급이 불가능하다”는 이유로 공급요청을 거절했고, A도매상은 결국 다른 도매상 B와의 거래를 통해 제품을 조달·공급 받게 됐다.
즉, 녹십자와 1년 계약을 맺었음에도 불구하고 회사 측의 공급 거부 탓에 도도매 형식으로 제품을 납입한 A도매상은 결국 1억5000만원 상당의 금전적 피해를 입을 수 밖에 없었다.
납품 지연 배상금, 낙찰가와 B도매상으로부터의 구매가격 차이로 인한 손해 때문이었다.
공정위는 “물량이 한정됐다”는 녹십자의 주장에 대해 “전년도 초과생산량 6만3622바이알이 존재, 페널티 없이 물량조정 가능한 계약 특성, 수시로 소량씩 공급하는 방식 등을 고려했을 때 공급여력이 있었던 것”으로 판단했다.
공정위는 “이번 사건은 대형병원 의약품 공급 시 특정 도매상 위주의 거래를 통해 제약업체가 의약품 유통시장의 경쟁을 억제하고, 약가에 영향력을 행사하던 관행에 제동을 걸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독점적 지위에 있는 제약사가 경쟁입찰 제도를 사실상 무력화시킨다면 경쟁제한과 소비자이익 침해 효과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며 “이번 조치를 통해 제약사 공급거부행위에 경종을 울릴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