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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장 연임 희비 엇갈린 지방의료원
단체협약 해지 등 남원의료원 반발…無 노사분규 등 대구의료원 환영
[ 2013년 08월 26일 20시 00분 ]

지방의료원 설립 및 운영에 대한 법률과 시행령 제 10조 6항은 ‘원장의 임기는 3년으로 하며, 연임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법적으로 지방의료원장 연임은 문제될 것이 없지만 노동조합을 비롯한 직원과 의료원을 이용하는 시민들로부터 불신임을 받고 있다면 반발에 직면하게 된다. 반면, 경영 실적 향상 및 노사 간 우호적인 관계가 쌓였다면 연임 역시 환영받을 수 있다. 최근 일부 지방의료원의 원장 연임에 엇갈린 반응이 나오는 이유다.

 

노조 퇴임 요구에서 공모 없는 연임 결정에 주민 청원 등등 '대립' 


작년부터 의료원장 퇴진을 요구하며 노사가 대립하고 있는 남원의료원과 더불어 최근에는 제주도 서귀포의료원장 임기 만료가 도래, 또 다른 칼바람이 불고 있다.

 

가장 극심한 갈등 구도를 보이고 있는 것은 남원의료원. 여기는 지난해 7월 결렬된 임금협상부터 1년이 넘는 시간동안 갈등이 해소되기는 커녕 오히려 더 첨예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남원의료원 노조는 지난해 말 ‘파업’이라는 강수까지 두고 노사 합의를 이루기도 했지만, 이후 의료원장이 단체협약을 파기하며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졌다.

 

그러던 중 지난 7월 전라북도가 공모를 통해 정석구 의료원장을 재임용하자 노조의 반발은 더욱 거세져 투쟁이 장기전 양상으로 치달았다.

 

이 같은 장기화된 투쟁에 한편에서는 직원들의 볼멘소리가 나온다. 남원의료원 한 직원은 “병원이 잘 돌아가야 월급도 받고, 환자들도 진료를 받는 것인데 노조가 왜 이렇게 장기적으로 투쟁만을 고집하는지 모르겠다”고 안타까움을 피력했다.

 

실제 투쟁 이후 보건의료노조 남원의료원 지부의 조합원 254명 중 51명이 탈퇴를 선택했다.

 

이용길 남원의료원 부지부장은 “긴병에 효자 없듯이 장기투쟁에 직원들이 병원 경영이 우선이라는 마음으로 투쟁에서 빠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는 일부이고 대부분은 노조와 같은 뜻으로 정 원장의 퇴진을 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 같은 의료원장의 연임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의료원이 한 곳이 더 있다. 8월에 오경생 의료원장 임기가 만료됨에도 공모를 거치지 않고 연임을 결정한 제주도 서귀포의료원이다. 앞서 서귀포의료원은 만성적자에 따른 임금체불 문제가 장기화되면서 노사갈등을 빚어온 바 있다.

 

문제는 제주도가 지난 8월 중순 오경생 의료원장의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원장 공모를 내지 않으면서 시작됐다. 제주도가 오 원장 연임을 위해 공모를 진행하지 않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등 후유증이 촉발됐다.

 

민주노총 제주본부는 지난 8월 20일 성명을 내고 “제주도는 도지사 측근인 오경생 의료원장 연임을 위해 공모를 시행하지 않고 있다는 의혹을 받는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그럼에도 제주도는 8월 22일 공모 없이 오경생 서귀포의료원장을 1년 연임시키기로 결정, 비판을 면하기 힘들게 됐다. 

 

제주도는 오 원장 연임과 관련해서 “의료원의 현안을 차질 없이 마무리하기 위해 오 원장을 1년 더 연임시키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제주지역본부 등 시민사회단체 13곳이 참여한 ‘서귀포시 공공의료를 위한 시민대책위원회’는 총력투쟁 의향을 밝히며 1인 시위, 주민 청원 등을 통해 오 원장 연임에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은 8월 26일 제주도민 628명이 서명한 '서귀포의료원장에 대한 공정한 공모 시행'을 요구하는 청원서를 도의회에 제출하기도 했다.

 

노사 無분규 성과에 12년 연임 역사 등 의료원 발전 견인  


반면, 3년의 의료원장 재임기간 동안 노사분규 0건으로 주목받은 대구의료원 안문영 원장은 지난 7월 23일 환영을 받으며 11대 의료원장으로 연임에 성공했다.

 

안 원장은 지방의료원 최초로 보건복지부 의료기관 인증을 획득한 병원에 당당히 대구의료원 이름을 올리는 등의 성과를 거두며 2014년 ‘개원 100주년’을 맞이할 수 있게 됐다.

 

안 원장 연임에 앞서 대구의료원은 이동구 前 원장에게도 세 번의 연임을 허한 바 있다. 당시 이 원장 역시 노사 무분규와 더불어 각종 공기업 평가에서 우수한 성적을 올렸기 때문이다.

 

1998년 6대 대구의료원장으로 부임한 이 원장은 7·8·9대 의료원장으로도 12년간 재임했다. 그가 임기 중 세운 ‘노사 無분규’ 기염은 11년 동안 지속돼 現 안문영 원장의 업적으로까지 이어져 내려왔다. 

 

이 이 대구의료원이 원만한 노사관계를 이끌어 올 수 있었던 이유를 대구의료원 노동조합은 ‘대화’라고 꼽는다.

 

대구의료원 노동조합 관계자는 “노사관계가 항상 좋을 수만은 없지만 어떤 상황에서도 대화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된다. 만남 자체가 없으면 서로를 이해하고 합리적인 대안을 도출할 시간도 없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노조도 강하게 요구해야 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목소리를 높이지만, 임금협상 등에도 가이드라인이라는 것이 있기 때문에 합리적으로 대응하려한다. 의료원장 역시 들어줄 수 있는 사안들에 대해서는 귀를 기울여 주는 편”이라고 밝혔다.

 

대구의료원과 더불어 지난 8월22일 배규룡 원장의 연임이 결정된 충주의료원 역시 그의 연임을 환영하는 모양새다.

 

충주의료원 관계자는 “의료원장 연임과 관련해 노조 등이 반대하는 목소리는 못 들었고 대부분 연임을 축하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지난 4월 충남도의회 문화복지위원회가 경영방식과 인력 운영상황 등을 벤치마킹하러 충주의료원을 직접 찾을 정도로 뛰어난 경영성과와 우호적인 노사관계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충주의료원은 지방의료원들이 만성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가운데 13년 동안 수억원의 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유일한 지방의료원이다.

 

이 같은 경영성과가 유지될 수 있는 것은 원장을 비롯한 의료원 측과 직원들 간 ‘Win-Win’ 정신이 깃들어 있다. 

 

의료원의 한 직원은 “2009년 의료원이 크게 흑자를 냈을 때 잉여금을 직원들에게 고루 나눠줬다. 이런 부분들이 병원과 직원이 공생하는 느낌을 받고 의료원장을 지지하게 된다”고 말했다.

 

배규룡 원장은 “매일 병원을 돌며 직원들에게 1:1로 어떤 문제가 있는지, 직원들이 생각하는 해결책은 무엇인지 들으려고 노력한다. 노조 역시 병원에 신뢰를 갖고 대부분 합리적인 요구를 해온다. 공생하는 측면에서 서로 협력려고 노력하는 것”이라며 우호적인 노사관계 노하우를 밝혔다.

강애란기자 aeran@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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