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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의사들의 수장으로 장성인 전공의(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가 선출됐다. 무엇보다 ‘전공의 특별법 제정’이라는 절체절명의 특명이 그에게 주어졌다.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의 관심을 비롯해 전공의 특별법 제정에 대한 논의가 실제 법 제정 여부를 결정지을 정도로 무르익었기 때문이다. 장 회장 역시 전공의 특별법 제정에 역량의 9할을 쏟겠다고 할 정도로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그를 만나 전공의 특별법 제정을 비롯한 제17기 대한전공의협의회 행보에 대해 들어봤다.
Q. 젊은 의사들 수장으로 일하게 된 소감
‘수장’이라기보다는 임기동안 전공의들에게 필요한 업무를 진행시키는 책임을 맡았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지금은 전공의 특별법 제정 등 전공의들에게 중요한 시기다. 그동안 특별법의 필요성에 대한 논의가 진행돼 왔다면 이제는 실질적으로 일을 진전시켜야 할 때다. 이에 따른 부담감도 있지만 그만큼 진지하게 임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성과를 보여주겠다.
Q. ‘전공의 특별법’ 제정 목적과 주요내용은 무엇인가
전공의 특별법은 인권적인 측면에서 전공의들의 수련환경을 보통사람들의 수준에 맞추기 위한 것이다. 전공의는 근로자인 동시에 수련을 받아야 하는 피교육자기 때문에 특수한 위치에 처해있다. 적어도 근로기준법에서 제시하는 기준에 전공의들의 수련환경을 맞출 것이다. 그동안 논의 된 대로 근무시간(주당 근무시간 80시간 미만)과 근무수당(근로기준법 기준 초과근무수당 지급)에 관한 법률조항이 만들어 질 것이다. 또한 전공의 근무환경을 평가하고, 이를 유지하기위한 관리·감독을 어떤 주체가 하고, 어떻게 할 것인지 근거법률을 넣을 것이다.
Q. 현재 전공의 특별법 제정 추진상황은 어떤 단계까지 왔는지
우선 지난 7월 '전국 수련병원 전공의 인권실태 및 개선방안' 주제로 열린 국회인권토론회에서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의 전공의 특별법 제정 지지를 받았다. 그날 저녁 황 대표와 2시간 넘게 이야기를 나누며 전공의 특별법 제정에 대한 황 대표의 관심이 상당히 크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후에는 대전협 회장선거와 더불어 양측이 바쁜 시기였기 때문에 대화가 진전되지는 못했다. 다만, 13일 취임 이후부터는 보다 특별법 제정이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Q. 황우여 대표 외 전공의 특별법에 관심 갖는 의료계 출신 의원들이 있나
국회인권토론회에서 새누리당 신의진 의원, 박인순 의원 등도 특별법 제정에 심을 실어 준 것으로 알고 있다. 당선 이후 9일에는 황 대표를 비롯해 새누리당 윤진식 의원과 손인춘 의원실을 예방했다. 이외에도 민주당 김용익 의원 등 의료계 인사들이 국회에 많이 진출해 있는 것으로 안다. 특별법 제정에 힘을 실어 줄 것을 호소할 예정이다. 다만, 현재로서는 황 대표가 보여준 지지가 상당히 큰 의미가 있다고 보기 때문에 이 기회를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Q.임기 내 전공의 특별법이 제정될 가능성은 어느 정도
우선 전공의 수련환경이 힘들고 이를 개선해야 한다는 공감대는 충분하기 때문에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집에 환자가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전공의 수련환경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있다. 다만, 의원 발의를 하기 위해서는 공청회를 개최하고 근거법률을 만들기 위한 작업이 필요하다. 이런 과정을 손인춘 의원실과 처음부터 함께 해나갈 예정이다.
Q. 대한병원협회가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대응 방안은
사회 지도층이 모여 있는 병협은 힘 있는 단체다. 대전협과 힘겨루기가 가능할리 없다. 다만 병협은 전공의 특별법은 전공의만 잘 살자는 내용을 담은 것이 아니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 병협 역시 지금 같은 시스템으로는 병원이 유지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현재 전공의 문제는 병원이 자체적으로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벗어났다. 병협도 향후에는 이런점들을 이해하고 뜻을 같이 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본다. 나아가 전공의 특별법은 전공의에게 정당한 대우를 보장함에 따라 향후 병원들이 환자를 치료하고 정당한 대가를 받을 수 있는 디딤돌이 될 수 있을 것이다.
Q, 최근 지방 대학병원의 전공의 자살로 힘든 수련환경이 회자됐는데
실제 3일까지도 굶어봤다. 업무가 바쁜 것도 문제지만 과도한 업무 스트레스로 먹을 생각이 나질 않는다. 할당받은 업무도 처리를 못 하는데 매 시간마다 전화가 와서 새로운 일이 주어진다. 이런 사례가 전공의들 사이에서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다. 특히 여성전공의의 경우 출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안다. 평소 업무로딩 자체가 버겁다 보니 동료들이 서로의 편의를 봐줄 수 없기 때문이다. 출산휴가로 자리를 비우게 되면 동료 전공의들은 업무가 100%에서 200%로 늘어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실질적으로 출산휴가 3개월을 모두 사용하는 전공의들이 없다.
Q. 산부인과를 비롯 전공의들의 전문과목 편중현상 심화되는 것에 대해 어떤 견해를 갖고 있나
평생 자신이 해야 할 일을 결정해야 하는 전공의로서는 적성에 맞고 비전 있는 전공을 택할 수밖에 없다. 미달된 과를 채우기 위해 전체 TO줄이겠다는 정책이 실효성을 가질 수 없는 것도 이 때문이다. 본인의 인생이 달린 문제인데 자신에게 맞는 과의 TO가 없다고 다른 과를 택할 전공의는 없다. 또한 전공의들이 산과를 기피하는 까닭 중 하나는 의료사고다. 분만 과정에서는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도 무조건 일정부분의 책임을 의사에게 돌리는 현행법에서 누가 산과를 택하겠는가.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전공의들과 관련해 산재된 문제가 많다. 그럼에도 전공의 특별법에 9할을 할애하겠다는 까닭은 그만큼 실현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나머지 문제들도 개선이 필요하지만 10여년 넘게 논의만 있었지 바뀐 것이 없다. 대신 전공의 특별법은 국회에서도 지지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다른 사안들을 다루지 못해 욕을 먹더라도 임기동안 특별법 제정만큼은 성과를 내겠다. 병협을 비롯해 현재는 같은 방향을 보고 있지 않은 사람들도 의료계 전체 틀에서 생각한다면 결국 전공의 특별법 제정을 도와줘야 할 것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