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명현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장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1년을 보냈다.
지난 해 8월 취임 이래 의사국가시험 합격자 명단 정정 공고, 간호사국가시험 추가합격자 발생, 언어재활사 국가시험 논란 등 그 어느 때보다 다사다난했기 때문이다.
정명현 원장[사진]은 “부족함을 느낀다”고 운을 떼면서 “특성상 조그만 실수도 국시원 자체의 신뢰성, 공정성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보다 세심한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 전 직원들의 역량이 100% 발휘할 수 있도록 더욱 경주해야할 듯 하다”고 말했다.
정명현 원장은 임상의사지만 국내 의학교육의 토대를 직접 닦아나간 세대로 의사국가시험 등 평가 분야에 상당 비중을 할애해 왔으며 병원장 경험 등으로 경영 마인드 역시 익혀왔다.
하지만 그는 “국시원장으로서의 업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많은 역량을 요구하고 있다. 계속해서 노력해 나갈 것”이라며 “내부소통을 이뤄 직원들이 각자의 업무에만 한계적으로 매달리는 것에서 벗어나 좀 더 능력 발휘할 수 있는 기회가 열리도록 뒷받침을 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시원은 의사를 비롯 24개에 달하는 대다수 보건의료계열 직종의 면허 및 자격시험을 관리·감독하고 있는 보건복지부 소관 기타공공기관이다.
그러나 정부로부터 관리·감독을 받고 있지만 재단법인으로 출발했다는 한계로 국고 지원이 타 국가시험 관리기관에 비해 매우 낮다. 실기시험 장소 및 인력 부족 등의 고질병을 알고도 해결하기 힘든 결정적 이유다.
그는 “시행·관리하는 국가시험이 늘어나 직원이 10명 남짓에서 약 80명으로, 예산 역시 150억 규모로 늘었다”면서도 “국고 보조와 응시자 부담료가 수입예산의 전부지만 국고 지원은 턱없이 부족하고, 응시수가 현실화 계획 역시 실현이 쉽지 않다”고 아쉬움을 내비쳤다.
보건의료 분야의 급속한 발전과 그에 따른 우수 전문 인력에 대한 사회적 요구는 급격히 증가하는 반면 특수법인화 추진이나 실기센터 확충 사업 등은 번번이 늦어져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것이다.
이와 함께 국시 문항 및 정답을 두고 다투는 행정소송·재판이 왕왕 일어나면서 문항 개발, 출제, 문제은행 관리, 검토 등 국시 업무 전반에 비상등이 켜졌다. 중복답안 논란과 같은 잡음을 원천 차단하기 위한 재발 방지 대책이 중요한 시점이다.
정명현 원장은 “문항개발 기법에 대한 교육을 좀 더 강화해나가는 한편 재작년부터 검토위원회를 구성해 출제 문항에 대해 다시 한 번 검토하고 시험이 끝난 후에도 채점 검토위원회를 통해 점검을 한다”며 “검토위원회의 경우 경험이 많은 시니어급 교수들을 배치하고 있다”고 전했다.
“인턴 폐지·국가시험 직종 간 균형 잡기 등 과제”
또한 국시원이 최근 촉각을 세우고 있는 것은 보건의료인력 양성을 둘러싼 환경 변화다. 특히 인턴제 폐지의 경우 국가시험 역시 변화와 궤를 같이해야 하기 때문에 주목하고 있다.
그는 “인턴제 폐지가 실제 추진되면 국가시험 역시 이에 맞춰 변화해야 한다. 우선적으로 연구용역을 통해 관련 사안에 대비할 것이다. 인턴이 폐지된다하더라도 인턴의 업무가 없어지고 배우지 않는 것이 아니라 대학과 전공의 간에 나누고 그 역량을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여기에 국시원도 발맞출 것”이라고 피력했다.
직종 간 균형을 맞추는 작업도 국시원에 주어진 큰 과제다. 의사국가시험의 경우 실기시험을 아시아 최초로 시행하는 등 선진화에 이미 나섰으나 24개 보건의료 직종 모두가 출발선을 떠난 것은 아니다.
정명현 원장은 “직종 국가시험 간 동반 성장과 발전이 중요하다”면서 “직종별로 상황이 제각각이다. 직종의 특성을 잘 반영하면서도 발전 속도가 시험별로 상이하지 않도록 균형감각을 발휘하는 것이 국시원의 주요 과제 중 하나”라고 말했다.
국시원의 생명은 평가기관으로서의 독립성을 확보하고 신뢰와 공정, 타당성을 잃지 않는데 있을 것이다. 남은 임기동안 이를 어떻게 강화시켜 나갈지가 관심사다.
그는 “국시원이 지금처럼 성장한 것을 보면 앞으로의 20년은 더욱 발전적이리라 기대가 된다”면서 “국시원이 국가시험 전담기구로서 본연의 업무에 충실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재량권과 독립성 등을 공고히 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나가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