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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건강보험공단이 수 십개의 제약사를 상대로 의약품 생동성 시험 조작 관련 소송을 진행 중인 가운데 법원이 공단-한미약품 간 소송에서 공단측 일부 승소를 선고해 시선을 모은다.
서울고등법원 제15민사부는 공단이 한미약품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한미약품에는 무죄를, 결과를 조작한 연구 의뢰 기관에게는 30% 유죄를 선고해 "연구 기관은 공단에 9814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이는 원심이 내린 제약사, 연구기관 무죄 판결을 뒤집고 연구기관 책임을 일부 인정했으나 제약사 책임은 없다는 법원 결정은 유지됐다.
공단 측이 제시한 근거자료만으로는 한미약품이 고의로 생동성 시험 결과를 속였다고 볼 수 없으며, 연구기관의 경우 시험 과정에 위법이 인정되나, 급여비용의 최종 수혜자는 아니므로 책임을 30%로 제한한다는게 법원의 판단이다.
일각에서는 "소송의 주 타깃인 한미약품에 무죄가 선고된데다 확정된 배상액도 청구액 대비 1/3 미만에 그쳐 사실상 패소한 것 아니냐"는 시선도 제기된다.
사건 경위
한미약품은 국내 유명 대학병원에 무좀백선 치료제 '한미 무조날 정'과 오리지날 의약품 간 비교 생동성 시험 의뢰 계약을 체결했다.
연구기관은 시험 과정에서 의약품의 피크면적과 크로마토그램이 조작된 시험결과 보고서를 작성, 한미약품에 제공했고 제약사는 이를 식약청(현 식약처)에 제출해 급여 품목에 등재시켰다.
식약청은 추후 연구기관 점검에서 원본 기록과 제출 결과보고서가 불일치하는 것을 확인, 생동성 연구가 조작됐다고 판단한 뒤 해당 의약품의 제조품목허가를 취소하고 의약품 회수 및 폐기 처분을 진행했다.
복지부는 이를 근거로 무조날 정을 약제급여목록에서 삭제했다.
사건이 위와 같이 전개되자 공단은 "한미약품과 연구기관이 의약품에 대한 생동성 시험결과보고서를 고의로 직접 조작해 공단이 급여를 오류 지급하는 손해를 입었다"며 "제약사와 연구기관(유명대학병원)은 공단에 3억2716만원을 배상하라"는 취지의 항소를 진행했다.
공단은 재판부에 ▲생동성 검사 조작을 통한 경제적 이익이 있는 점 ▲한미약품은 연구기관에 영향력을 행사할 힘이 충분한 점 ▲조작사실을 쉽게 알 수 있었는데도 이를 그대로 식약처에 제출한 점 ▲연구기관의 생동성 시험자료 조작행위를 공모, 교사, 방조한 점 등을 피력했다.
사법부 판단
법원은 "건보공단 주장을 일부 수용했으나 제약사 책임은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공단 측 증거만으로는 한미약품이 생동성 시험자료 조작에 관여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며 "한미약품과 연구기관이 생동성 용역계약을 체결한 사실은 확인되지만 이것만으로 한미약품이 연구기관으로부터 받은 시험결과보고서 잘못을 확인하고 보완을 요청할 주의의무가 있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 재판부는 "연구기관은 생동성 시험 과정에서 이상 시험자료가 발생하자 적정 결과값이 나온 자료로 수정 대체하는 방법으로 조작, 위법행위가 인정된다"며 "이로써 급여대상이 될 수 없는 약이 급여를 획득하게 됨에 따라 공단이 지출할 필요가 없는 돈을 병의원에 지급하는 손해를 입게했다"고 적시했다.
이어 "연구기관은 생동성 시험 주도자의 사무감독을 소홀히 했으므로 공단이 지금한 요양급여비 상당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며 "다만 연구기관이 급여의 최종 수혜자 아니고 의약품의 효과가 전혀 없다고 단정할 수 없으므로 책임을 30%로 제한한다"고 판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