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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의료체계, 현행 3단계 유지·보완이 최선책"
학회 "복지부 추진 2단계 방안 현실과 괴리감 커" 지적
[ 2013년 10월 17일 20시 00분 ]

촌각(寸刻)을 다투는 환자의 우선 진료를 담당하는 응급실이 정작 본인도 위태로운 상황을 겪고 있다.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응당법)에 휘둘리고 예고 없이 발생하는 응급실 폭력에 위협당하고, 낮은 의료수가에 허덕이고 있다.

 

아무리 살펴봐도 낙관적인 내용은 없는 상황. 그러나 대한응급의학회 유인술 이사장(충남대병원)과 이강현 차기 이사장(연세대 원주의과대학)은 “미흡하지만 과거보다 여건이 개선될 조짐이 보이고 있다”며 “학회 차원의 보다 체계적인 대응책 마련 시스템도 자리 잡혀가는 중”이라고 긍정적인 전망을 내비쳤다.

 

응급의학회는 10월17일~18일 이틀에 걸쳐 송도 컨벤시아센터에서 추계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번 학술대회에서 임기를 마무리하는 유인술 이사장과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이강현 차기 이사장은 데일리메디와의 인터뷰에서 학회의 중점 사업 및 활동에 대해 소상히 밝혔다.

 

 

유인술 이사장은 “현행 3단계에서 2단계로 축소하는 내용을 골자로 복지부가 추진하고 있는 응급의료체계 개편은 현실에 맞지 않는다”라며 “그동안 학회 차원에서 수차례 문제점을 지적했으나, 관리가 수월해진다는 이유로 복지부가 밀어붙히는 형국”이라고 지적했다.

 

지금까지 우리나라는 권역응급의료센터, 지역응급의료센터, 지역응급의료기관으로 응급의료체계를 운영해왔다. 이를 중증 응급질환과 경증 응급질환 2단계로 바꾸겠다는 것이 복지부의 방침이다.

 

사실상 권역응급의료센터의 기능이 유명무실해지는 것이다. 이렇게 될 경우 권역응급의료센터가 그동안 담당해 온 재난대비 및 응급의료 관련 교육 기능 등이 크게 퇴보할 수 밖에 없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유인술 이사장은 “단순히 3단계를 2단계로 바꾼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고, 경증환자와 중증환자 분류를 명확하게 할 수 있는 시스템 도입이 필요하다”며 “응급실을 찾은 이가 경증환자라고 진료를 안할 수도 없는 노릇 아닌가”라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이어 “여담으로 복지부의 방침대로 진행된다면 응급실 관련 전국 병원의 간판 교체에만 약 300억원의 비용이 낭비될 것”이라며 “현재의 불합리한 제도 개선을 위해서라면 투자로 볼 수 있겠지만, 2단계 축소안은 결코 3단계보다 응급실 환경 개선에 나이질 부분이 없다”고 단언했다.

 

현재 이 개편안은 국민연금 등 다른 사안들에 밀려 국회에 계류 중이다. 응급의학회는 새누리당 신의진 의원과 공조를 통해 개편안 통과 여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신의진 의원은 학회가 반대할 경우 개편안 가결을 막아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강현 차기 이사장은 “올해 안으로는 국회 통과가 힘들 것 같고, 내년 2월쯤 최종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라며 “하루빨리 국회에서 가결 여부가 확정된 후 후속 대안 마련 및 현행 시스템 보완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응급의료전화 ‘1339’ 폐지 후 응급차 이용률 증가로 세금낭비 심화

 

응급의학회가 경증환자, 중증환자 분류 체계를 강조하는 이유는 또 있다. 지난 6월부터 응급의료전화 ‘1339’가 전면적으로 폐지되고, ‘119’로 통합됐다.

 

당시 소방방재청은 원스톱서비스를 통해 출동시간을 줄이고, 응급처치의 수준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현실은 다르다.

 

▲이강현 차기 이사장(左)과 유인술 이사장(右)
이강현 차기 이사장은 “병원 간 전원 문제는 응급실에서 항상 하는 고민”이라며 “의료진 및 수용공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구조요원이 병원의 입장은 생각지 않고 환자를 이송만 해오면 과연 응급환자를 제대로 치료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1차적으로 최소한의 환자 상태를 걸러주던 1339번이 사라지면서 구급차 이용률은 20% 증가했다”며 “구급차 평균이용부담액이 32만원 수준이라고 봤을 때 그야말로 엄청난 세금낭비인 셈”이라고 덧붙였다.

 

유인술 이사장은 “복지부에서는 1339번을 없애놓고는 이제 와서는 ‘병원별 핫라인 구축’을 거론하고 있다”며 “이는 공공영역인 응급의료전달체계를 민간병원에게 부담을 지우는 꼴”이라고 안타까움을 피력했다.

 

유인술 이사장과 이강현 차기 이사장은 이처럼 열악한 상황 속에서 공공의료를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애를 쓰고 있는 회원들에게 깊은 감사와 앞으로도 더욱 열정적인 활동을 펼쳐줄 것을 당부했다.

 

두 이사장은 “타 진료보다 응급의학과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있어 가장 공공적인 성격을 띄고 있는 분야”라며 “비록 외부적으로 규제 일변의 정책적 변화가 이뤄지고 있으나, 학회는 회원들의 권익과 우리나라 공공의료의 발전을 위해 보다 현실적이고, 전문적인 의견을 더욱 강하게 개진해나갈 것”이라고 한 목소리로 외쳤다.

김민수기자 kms@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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