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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병원의 경우 300~500병상 환자를 약사 1명이 조제하는 경우도 있어요.” 병원약사들의 인력 수급 문제는 여전히 현장 근무자들의 한 숨 속에 녹아 있었다. 이러한 열악한 상황을 반영하지 못한 수가는 결국 병원약사를 꿈꿨던 상당수 약대생들의 진로를 변경케 한다는 지적도 존재한다. 올해부터 6년제 약대 실습생이 처음으로 배출된 만큼 ‘조제’의 틀에서 벗어나 ‘임상 참여’ 역할을 하는 병원약사에 대한 기대치도 점점 높아지고 있지만 제도장치가 이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대한병원약사회 이광섭 회장[사진.건국대병원 약제부장]을 만나 병원약사들의 고충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과 구체적인 발전 방향을 들어봤다.[편집자주]
인력 수급 부족은 결국 병원약사들의 역할을 ‘조제’에 머물도록 만들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인력이 부족하다보니 기본적인 조제 업무마저 시간에 쫓기는 경우가 허다하다는 게 공통적인 시각이다.
현재 전국 병원약사 수는 100병상당 평균 2.3명 정도. 병원약사 3인 이하 근무병원은 전체 병원의 무려 75%를 차지한다. 그 가운데 1인 근무병원은 62.9%다. 이 경우 약사 1명이 환자 100명의 약을 책임져야 하는 상황이 된다. 법적 인력 기준 충원율은 83.5%에 머물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여타 산업처럼 적극적인 병원약사 채용과 임금, 복지 개선 등이 뒤따르고, 최소한의 인력만 두려는 병원 경영진의 인식도 개선돼야 한다는 분석이다.
특히 원내 조제 수가는 그 동안의 노력으로 일반 개국 약사들의 수가 수준과 비슷해졌지만, 그 외 추가적인 업무에 있어 반영돼야 할 개선점은 여전히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예컨대, 병원약사들은 조제 뿐 아니라 병실 환자들의 투약도 관리하는 만큼 입원수가에 대한 차등성 역시 존재해야 한다는 설명으로, 원외 약국 등과 비교했을 때 수가 부분에 있어 공평한 잣대가 형성돼야 한다는 것이다.
Q. 병원약사들 이직률이 높은데 이유가 무엇이라고 보는지
A. 2007년 이직률이 22%였다. 2010년에는 23.6%로 1.6% 늘었다. 올해의 경우 더 증가했을 것으로 보인다. 주된 이유로 2011년 병원약사회 창립 30주년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낮은 임금과 인력 부족에 따른 스트레스가 가장 컸다. 특히 약대가 6년제로 전환되면서 올해와 내년에는 약사 배출이 없기 때문에 내후년까지는 상황이 더 악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Q. 인력 부족에 따른 업무 가중 등이 심화되는 상황을 소개해달라
A. 먼저 올해와 내년 신규약사 배출 공백으로 병원약국은 어느 때보다 인력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더욱이 약대 학생 실무실습 교육을 준비하고 진행해야 하는 업무까지 가중되면서 현재 업무 부담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이다. 결과적으로 병원 약사인력이 매우 부족해서 조제 위주의 약제 서비스만 이뤄지고 있다. 병동에서의 환자 투약업무를 간호사가 88% 담당하고 복약지도 역시 92.3% 맡고 있는 실정이다. 때문에 약사 복약지도는 2.2%에 불과하다. 자동적으로 환자가 느끼는 복약지도 만족도는 16.7%에 머문 수준이다.
병원약사의 장점은 임상업무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약에 대한 전반적인 관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약사인력이 부족해 조제 외 임상업무에 대해서는 일부 대형병원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병원들이 꿈도 꾸지 못하는 상황이다. 특히 인력 수급의 심각성은 지방 병원이 가장 크다. 어떤 병원의 경우 약사가 1~2명 밖에 없다. 심지어 이 가운데 무자격자들까지도 있다. 임상 연구 지원은 당연히 안 되고 있는 것이다.
Q. 문제 해결 방안은 무엇이라 보는지
A. 우선 현행 조제료 및 복약지도료, 약품관리료 등 동일한 약제행위에 대한 차별적인 약제수가 및 수가 항목을 원외 약국과 동일하게 적용해야 한다. 지금까지의 노력으로 어느 정도는 비슷한 수준에 올랐다. 하지만 병원약사는 입원 환자들도 책임지고 있고 그 외 임상 참여, 약대 실습생 교육 등 다양한 활동도 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를 수가 체계에 반영해야 한다.
아울러 전국의 병원들도 최소 인력에만 국한했던 약사 채용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복지제도 역시 개선해야 한다. 지난 2010년 개정된 의료법시행규칙의 의료인력기준 역시 현실에 맞게 더 검토돼야 한다. 지금의 약사인력기준으로는 약사법 의무준수사항을 지키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Q. 앞으로 병원약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무엇인가
A. 병원 약사를 단순 조제만 하는 직군으로 생각하는 인식이 크다. 하지만 최근 선진약료시스템을 통해 병원 교수님들이 진행하고 있는 임상에 지원을 하기도 한다. 6년제 약대 실습생 교육과 함께 조제, 교육, 연구 이 3가지 요소가 중요해졌다. 이제는 ‘약’과 관련한 모든 자문을 담당해야 하는 위치에 서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관련 정책 변화에 힘을 실어야 하는데, 그 동안 정책 토론회 등을 진행해 왔다. 앞으로 환자 안전을 위한 구체적인 설계 자료를 구성, 관련 기관 보고 및 설득에 나설 계획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