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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협-식약처 간 첨예히 대립해 온 천연물신약 처방권과 관련, 재판 결과에 따른 파장이 큰 만큼 사법부 역시 판결에 상당히 신중을 기하는 모양새다.
행정법원은 기존 10월 24일 예정됐던 '천연물신약고시무효소송'의 최종 선고를 돌연 취소하고 한의협-식약처에 오는 11월 28일 변론을 재개할 것을 명령했다.
변론 재개 결정은 판결이 확정될 경우 두 단체뿐만 아니라 신약 개발사 및 제약사, 처방권을 지닌 의료계를 비롯해 보건복지부 정책 전반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게 됨에 따라 재판부 역시 판결 선고를 미루면서까지 신중을 기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재판부는 원고 한의협과 피고 식약처 양측에 석명 준비명령을 내리고 석명서를 송부한 상태다. 주요 쟁점에 대한 입장을 한 번 더 심리하겠다는 것이다.
장기간 치열했던 법정 공방을 마치고 법원의 최종 판결만을 기다리고 있던 양 단체는 재판부가 발송한 석명서를 토대로 추가 변론을 준비하게 됐다.
변론 재개에 대해 소송 당사자들은 지금까지 다퉈 온 쟁점 강조를 통해 승소할 의지를 밝혔다.
한의협 "천연물신약 고시 인정=한약재 강탈"
대한한의사협회는 고시취소 소송 패소는 곧 한의사 권한인 한약재를 강탈하는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의협 김태호 홍보이사는 "기다리던 24일 선고가 미뤄졌다. 재판부가 팩트를 가지고 소신 판결해 주길 바란다"며 "엄청난 국가예산이 들어간 천연물신약 관련법 및 고시는 현재 원 취지를 벗어나 한의사들에게 사용 권한이 있는 한약재를 강탈하는 규정이 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추가 변론의 경우 지금까지의 쟁점을 심화 주장하는 내용이 주가 될 것"이라며 "식약처와의 소송만이 천연물신약 논쟁의 해법은 아니다. 한의협은 승패소에 따른 제각기 로드맵을 모두 짜 놓은 상태로 천연물신약 정책이 취지대로 세계적인 신약 개발을 돕는 고시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식약처는 천연물에 대해 한약제제가 완전히 아니라고 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는 등 애매한 행동을 취하고 있다"며 "천연물신약 고시가 문제가 있다는 것은 식약처 스스로도 알고 있을 것이다. 오류를 인정하고 바른 방향으로 수정해 나가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식약처 "천연물신약 소송, 한국 의료사회 전반 영향 미쳐"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천연물신약 소송에 대해 식약처-한의협 2자간 문제가 아닌 의료계와 제약계, 정부부처까지 아우르는 광범위한 문제라고 바라봤다.
행정법원 판결에 따라 다른 부처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한만큼 재판부도 선고에 고심하고 있다는 것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식약처도 이번 소송이 상당히 민감한 사안임을 체감하고 있다"며 "그런만큼 사법부도 선고를 미루고 재변론을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고시자체가 아우르는 범위가 광범위하기 때문에 자칫 복지부 포함 산하기관 정책을 모두 변경하는 등의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며 "다음 공판에는 재판부 석명준비 명령에 따라 승소할 수 있는 쟁점 사안을 깊이 변론 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변론 재개 및 석명서와 관련해 서울행정법원은 "석명준비 명령은 원-피고에게 쟁점 사안과 관련해 법원이 지정하는 부분에 대해 보다 심도있는 변론을 통해 한번 더 다퉈보라는 취지"라며 "석명서 내용을 알릴 경우 재판 결론을 예단할 수 있는 상황이 생기기 때문에 공개하지 않는 게 원칙이다"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