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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처럼 도매업계가 힘든 적이 없다.” 한국의약품도매협회 황치엽 회장의 한 숨은 어느 때보다 깊었다. 유통일원화 등 의료기관과 제약사 간 항상 '수퍼 을' 입장에서 고난이 따라왔지만, 최근 들어 더욱 두드러진 다국적제약사들의 ‘유통마진 인하’ 정책으로 생존이 위협받을 만큼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더욱이 요즘 같은 리베이트 정국에 ‘오리지널’ 처방이 늘면서 도매상들도 다국적제약사들의 의약품을 많이 취급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고민이 그 어느때보다 크다. 황 회장은 다국적제약사들의 마진 인하 행보를 ‘횡포’라고 규정했다. 궁극적으로 도매업체들이 지불하고 있는 금융비용 등을 인정해 일정 부분 다국적사들이 보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도매업계 수장인 황치엽 회장[사진]을 만나, 현 상황을 진단하고 앞으로의 계획을 들어봤다.[편집자주]
인터뷰 내내 황치엽 회장의 목소리엔 도매업계가 직면한 위기감이 배어있었다. 실제 다국적 A사의 경우 지난 10월 1일 마진 인하 통보를 예고했다가 내년으로 연기한 바 있다.
이렇듯 대부분의 다국적제약사들이 유통마진을 인하하고 있는 상황으로, 도매상들이 지불하고 있는 ‘금융비용’과 ‘카드수수료’까지 이 마진에 포함돼 있어 더 이상 수익을 남길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여기서 금융비용은 지난 2011년부터 정부가 시행한 정책으로, 병·의원 혹은 약국이 납입 의약품 대금을 도매상들에게 빨리 지급할수록 해당 도매상이 이들에게 제공하는 일정 비율의 금액이다.
예컨대, 병원이 도매상에 의약품 대금을 한 달 내 지불하면, 도매상은 약 0.6% 비율의 비용을 병원에 다시 주게 된다. 3달내 대금 지급이 이뤄지면 도매상이 제공하는 금액은 1.8%가 된다.
카드수수료 비율의 경우 2% 정도다. 대금 지급 기간을 보통 3개월로 잡았을 때 도매상의 기본 지불 비용 비율은 카드수수료까지 포함해서 3.8%가 되는 셈이다.
도매상의 유통마진율은 평균 6~8%대로, 여기서 기본 지불 3.8%의 비용과 유통비, 관리비 등을 제외할 경우 실제적인 마진은 거의 없다는 분석이다.
오히려 회사 운영비용이 보통 매출 대비 8.8% 비율이기 때문에 적자경영의 영세 도매상들이 늘어났다는 게 황 회장의 설명이다.
"다국적사 저마진 정책으로 도매상 적자폭 확대돼 생존 위협"
황치엽 회장은 “도매상은 제약사와 의료기관 사이의 적정한 의약품 관리와 유통을 통해 마진을 받고 운영을 한다. 하지만 현재 적자 물품 보급을 하고 있는 상태다. 지금까지는 어떻게든 버텨왔지만 다국적사들의 저마진 정책으로 그 적자폭이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마진으로 회사가 운영이 되는 것인데 영업하기가 힘든 실정인 것이다. 도매업계 전체가 이 사안에 대해 예민해져 있다. 이를 개선해보자는 게 협회 입장이다. 지금도 마찬가지이지만 지속적으로 다국적사들을 만나 설득작업에 나설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황 회장에 따르면, 궁극적인 문제는 도매상들이 지불하는 금융비용과 카드수수료 등에 대해 다국적사들이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황 회장은 “금융비용과 카드수수료는 우리나라에만 있는 특수 상황이다. 외국의 경우 약 납품 시, 카드 대신 현금 결제를 한다. 금융비용도 없다. 그래서 한국의 상황을 다국적사들이 인정하지 않은 것이다. 특히 금융비용의 경우 공급자인 제약사가 내야할 부분이다. 카드수수료도 일정부분 분담을 해달라는 게 우리의 목소리”라고 강조했다.
도매협회 측은 이와 관련 최근 각 제약사들에 ‘금융비용과 카드수수료 인정’ 요청 협조 공문을 보낸 상태다.
황치엽 회장은 “유통마진을 많이 내리고 있는 회사들에 협조 공문을 보냈다. 11월부터 이들 다국적사를 포함해 한국다국적의약산업협회(KRPIA)와 보건복지부 측과도 만나 관련 사안에 대해 이해를 구하고 설득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