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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 접근 타병원과 달리 문화공간 없앤 경희대
호응 높았던 갤러리 폐쇄 '고객상담센터' 대체…'경영 위기론' 또 대두
[ 2013년 11월 19일 20시 00분 ]

경희의료원(원장 임영진)이 소화기센터 내에 운영하고 있던 갤러리를 최근 폐쇄했다.

 

병원 수익에 직접적인 도움이 안 되는 문화공간 대신 환자 접점 시설인 ‘고객상담센터’를 만든 것을 두고, 적자 폭이 커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경희의료원의 위기론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한 때 지역 랜드마크로 거론됐던 본원 건물은 노후됐고, 리모델링에 대한 요구가 내부적으로 끊임없이 거론되도 별다른 진척이 없다.

 

특히 근래 강북지역 대형병원들과의 환자유치 경쟁에서 밀리는 경향을 보이면서 위상이 많이 떨어졌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더욱 큰 우려감은 이런 추세가 당분간 회복되기 어려운거 아니냐는 비관론이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경희의료원의 한 교수는 “의료계 전체가 힘든 상황이지만 경희의료원이 유독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며 “교수진 내부에서조차 이대로 가다가는 희망이 없는 것 아니냐는 자조 섞인 의견이 나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의료원 다른 교수도 "경희의료원에 리더십 부재가 장기화되면서 활력이 떨어지고 있다. 의료환경은 갈수록 나빠지는데 우리는 이런 상황을 잘 대처하지 못한다는 인식이 지배적이고 여기에 교수들의 무관심마저 팽배해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이처럼 내외부적으로 부정적인 시각이 팽배한 상황 속에서 경희의료원이 수익성 없는 시설을 철거한 것은 그만큼 상황이 더 나빠진 것이 아니냐는 관측을 불러 일으킨다.

 

다른 대형병원들의 경우 문화공간 및 행사를 확대해 환자와 보호자들에게 감성적으로 접근하는데 무형적 이득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입원환자들이 굳이 외부에 나가지 않더라도 정서적 안정감을 취할 수 있다.

 

미술·음악 연계 암치료 모색 방안 등과 상반된 조치

 

갤러리가 운영되고 있는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과거에는 병원이 단순히 신체적 치료에 집중하는 추세였다면 현재는 환자들의 시각이 높아짐에 따라 정신적인 만족도를 추구하고 있다”며 “정기적으로 새로운 작품이 전시될 때마다 환자와 보호자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경희의료원 역시 2008년 5월부터 ‘봄 갤러리’ 미술관을 운영해왔다. 유명 탤런트 사진전 등을 열면서 환자 및 보호자로부터 많은 호평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지난 9월 민원창구 고객상담센터가 생겨나면서 경희의료원에는 문화·예술을 접할 수 있는 상시 전시공간이 없어 졌다.

 

이에 대해 경희의료원 관계자는 “작품 전시를 아예 못 한다는 것이 아니라 접수는 받고 있다”며 “추후 갤러리가 새롭게 만들어질 경우 신청 순서대로 게재를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문화공간은 병원 홍보에도 큰 역할을 한다. 유명 작가의 작품전시회가 개최될 경우 내외부적으로 입소문을 타기 때문이다.

 

또 다른 경희의료원 관계자는 “‘환자가 행복한 의료’라는 슬로건을 실천하기 위해 설립한 고객상담센터가 크게 문제가 될 것은 없지 않은가”라며 “병원 1층, 그것도 가장 환자들의 발길이 잦은 곳에 고객상담센터를 개소한 병원은 경희의료원 밖에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 같은 논리의 근거는 빈약해 보인다. 잘 운영되던 문화공간을 다른 용도(고객상담센터)로 전용시키고, 부족한 공간을 다시 확보해보겠다는 것은 비용 낭비 측면이 강하다.

 

특히 암병원 설립과 관련해 미술, 음악 치료 등 소프트웨어적인 측면을 강조해 온 경희의료원이 돌연 문화공간을 없앴다는 사실 자체가 아이러니할 수 밖에 없다.

 

경희의료원 관계자는 “문화공간도 분명 필요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환자 및 보호자 민원을 신속하게 처리하는 시설”이라며 “한 달에 1~2번씩 열리는 음악회 또는 영화상영회가 충분히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김민수기자 kms@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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