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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싶은 말이 많았다. 말로 표현해내지 못하는 보이지 않는 가치에 대한 이야기를 ‘글’을 통해 풀어내고 싶었다.”
수필 ‘삼일’은 ‘한 생명을 구하기 위해 뇌사상태에 임박한 13세 소녀의 생명을 거둬야 하는 장기 적출 의사의 고뇌’라는 다소 무거운 주제를 다뤘다.
다른 환자를 위해 소녀의 장기(신장)가 필요한 외과 의사와 그의 동료 내과 의사의 대화로 구성된 이 글은 주제를 뒷받침하는 탄탄한 구성과 함께 전반적으로 간결하게 풀어냈다는 평을 받았다.
동아대학교병원 호흡기내과 손춘희 교수[사진]는 수필 ‘삼일’로 지난 19일 열린 보령제약 보령의사수필문학상 시상식에서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올해부터 본격적인 글쓰기에 돌입했다는 손 교수는 과거 뇌사판정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면서 마음속에 간직했던 이야기들을 이번 기회를 통해 세상 밖으로 전달했다.
‘삼일’은 병에 지친 소녀 김나영 양이 최종 뇌사판정을 기다리고, 이후 장기가 적출될 때까지 3일 동안 의사들의 고뇌를 다룬 이야기다.
그는 이 글에서 한 소녀의 장기 이식을 두고, “다른 생명을 살리기 위해 뇌사자의 장기를 적출 하는 것이 과연 옳은 인인가”라는 물음을 던진다.
“스무 살도 안 된 아이들이 자신의 죽음과 타인을 위한 장기 기증에 대해 어떤 생각을 했을 거라고 보세요. 사려 깊은 우리 내과 선생님은?”, “어차피 부모 결정이겠지 뭐……” 등.
“너, 수술실에서 살아 피가 통하는 신장을 만져 본 적이 없지?”, “따뜻하고 촉촉한 두 개의 신장을 떼어낸다고 생각해 봐. 내가 신장을 적출하는 순간에 환자는 사망하는 거야. 물론 이미 환자는 뇌사 상태이고, 소생 가능성은 전혀 없지만 내가 마지막 생명을 거둬내는 거야.”
“나는 내가 하는 일이 옳은 일인지, 용기를 내어야 되는 일인지를 모른다. 하나의 가치를 위해 다른 가치를 희생하는 것이 무슨 뜻인지는 더더욱 모른다.”
우리가 흔히 옳다고 믿는 일, 결국 그 어떤 일도 완벽한 예측이 가능한 일은 없게 마련이다.
필자가 풀어낸 이야기 속에서도 살펴볼 수 있듯 ‘뇌사자에게 주어진 남은 시간은 가치가 없는가’, ‘그 가치를 우리가 판단할 권리가 있는가’, ‘보호자의 장기기증 동의는 뇌사자 생각과 과연 일치한가’라는 질문에는 그 누구도 확언할 수 없을 것이다.
손춘희 교수는 “사람이 살아가다 보면 항상 스스로가 부족하다는 걸 느끼게 된다. 환자를 돌볼 때 질환에 초점을 맞추게 되면 ‘지식’이, 사람에 초점을 맞출 때는 ‘지혜’가 부족하다는 걸 느낀다. 이런 감정이 가져오는 답답함과 서글픔을 소재로 글을 풀어내고자 했다. 앞으로 ‘지식’과 ‘지혜’의 한계에 대해 계속 풀어내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고 말하고 싶은 순간들이 있었는데, 보령제약의사수필문학상 공모를 통해 그 동안 가슴 속에 담아놨던 감정들을 수다 떨 듯이 풀어낼 수 있게 돼 기쁘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