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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현 作. 수술장 |
“모든 의사는 예술가이고, 모든 사람은 예술가적 삶을 살고 있다.”
한 손에는 메스를, 또 한 손에는 붓을 쥐고 예술혼(魂)을 불태우는 의사가 있다. 경상대학교 의과대학 창설 작업을 시작으로 27년 간 교수생활을 마치고 현재 가락동 서울스카이병원에 자리하고 있는 조세현 박사 이야기다.
▲조세현 作. 자화상 | 34년 간 환자를 돌보고 40년 째 화폭을 챙겨온 그에게 의사로서의 삶과 작가로서의 삶은 서로 닮아있다. 그는 “모든 의사는 예술가”라는 지론을 편다.
조 박사는 “나 스스로 마음에 드는 그림을 그렸을 때의 기쁨과 혼신을 다한 수술이 성공했을 때 느끼는 희열이 다르지 않다. 그림과 수술 모두 작품이다”라고 고백한다.
이어 그는 “스스로를 불태우며 순간순간 나를 죽여야 그림에 작가의 정신이 깃들고 또 환자가 산다”며 모든 의사가 예술가가 될 수 있는 비법을 조용히 전한다.
예술가가 자신을 불태워 작품 속에서 예술혼을 발현하듯 의사 역시 자신의 능력을 혼신의 힘으로 끌어올려 환자를 치료하면 그것이 바로 예술이라는 것이다.
실제 그는 그림과 수술 과정에 많은 공통점이 있다고 소개한다. 그림이든 의학이든 사전에 많은 공부를 해야 하고, 붓과 캔버스를 준비하듯 메스 등 수술기구를 마련해야 하며 작업에 돌입하면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조 박사는 “그림을 그릴 때나 수술을 할 때 나의 세상은 오로지 그 작업 속에 있다. 무아지경에 빠지는 것이다. 그 후 느끼는 행복감과 감사함은 모든 작업의 마침표다”라며 설레는 목소리를 감추지 않았다.
조 박사는 다양한 소재 중 인물화를 가장 좋아한다. 형태적 균형을 맞추는데 매력을 느끼기 때문이다.
그는 “미술에는 크게 형태를 강조하는 그림과 색채를 강조하는 그림이 있다. 둘 다 좋아하지만 사실화를 주로 그린다. 형태가 생략, 과장 또는 무시되는 추상화는 그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조세현 作. |
그의 이러한 성향은 정형외과 의사로서의 기질을 그대로 보여준다. 인체의 형태학적 변형을 수술을 통해 교정하는 것이 정형외과의 목적이기 때문이다.
"전시회 수익금과 책 인세 일부 불우이웃에 기부 예정"
조 박사는 “그림은 어릴 적부터 관심이 많았지만 본격적으로 공부하기 시작한 것은 의예과 입학 후부터다. 정형외과를 선택함에 있어 그림이 큰 영향을 준 것이 사실이다. 정형외과에서는 수술 전 설계도를 많이 그린다”며 잔잔한 미소를 띠었다.
▲조세현 作. 누드 좌상 | 그는 이달 27일부터 인사동에서 열리는 세 번째 개인전 준비에 한창이다. 또 최근에는 ‘의사가 쓴 치유의 미술’이란 책을 선보였다.
책에서는 붓을 든 의사 이야기, 27년 정형외과 교수의 희망일기 등 그간의 작품들과 함께 의사로 살아가며 느낀 소회를 담았다.
특히 환자를 스승으로 여기고 전장에서는 적군도 치료해야 하는 의료인으로서 타인을 배려하고 귀가 열려 있어야 한다는 강의실에서 못 다한 이야기도 꺼내 놨다.
그는 “나는 그림을 잘 그리는 사람도 아니고 글을 잘 쓰지도 못한다. 다만, 내 책이나 그림을 통해 조금이라도 속상한 일이 있거나 슬픈 사람들, 또 잠시 힘든 경험을 하는 사람들이 위로를 받았으면 좋겠다. 그것이 전부다”라며 따뜻한 온기를 전했다.
이어 “인세와 작품 판매 수입의 일부를 불우이웃 돕기에 쓸 예정이다. 이것이 내 작품과 책을 찾아주신 분들에 보답하는 길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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