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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보라매병원 사건으로부터 촉발돼 논의가 이어져 온 연명의료 결정에 대한 제도화 추진이 가시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대통령 소속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에서 특별법 제정 권고에 이어 가칭 연명의료결정에 관한 법안의 초안이 나오면서 입법화를 앞당기고 있다.
연세대 의료법윤리학연구원은 보건복지부로부터 용역을 받아 지난 9월 25일부터 ‘연명의료 환자결정권 제도화를 위한 인프라 구축’ 연구를 진행하고, 28일 공청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발표된 연명의료결정법안에는 환자의 명시적 의사와 의사 추정, 대리 결정에 따라 임종기 환자의 특수연명의료를 중단할 수 있는 근거를 담았다.
법안은 연명의료 결정에 관한 중요 사항을 심의하는 국가의료윤리위원회를 구성하고, 병원의 경우 병원윤리위원회를 설치하도록 했다.
또한 연명의료 결정 절차가 의료기관에서 제대로 작동하도록 상담 등 관련 수가를 신설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특히 명시적 의사표시나 의사 추정을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 때 가족이나 병원에서 대리 결정이 가능하도록 했다.
책임연구원인 연세의대 이일학 교수는 “법안은 임종기 환자가 자신에게 행해지는 의료를 사전에 결정하는데 필요한 사항을 정함으로써 자기 결정권을 존중하고 인간의 존엄을 보호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대리 결정을 허용 문제 등 쟁점 사항을 놓고 여전히 이견이 많은 상황이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 안기종 대표는 “일종의 형사처벌 면책까지 될 수 있는 병원윤리위원회의 권한이 너무 막강하다”며 “구성원도 종교계, 윤리학계, 시민단체전문가, 외부인사 1인 이상 등 7인 이상으로 해 놓았지만 의료기관이 여기에 투자해 제대로 운영시킬지 확신이 없다. 이에 대한 담보 방안이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톨릭대 생명대학원 정재우 신부는 “이번 법안은 단순히 조문의 미흡함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보다 근본적인 정신과 목적에서부터 중대한 결함과 모순을 갖고 있다”며 “헌법의 정신과 복지부의 존재 이유를 실현하지 못하고 있어 그대로 법제화로 넘겨져서는 안 될 것”이라고 피력했다.
한편 복지부는 연명의료와 관련해 공청회 결과 등을 바탕으로 마련된 연명의료결정법안에 대한 입법화를 추진하고 제도 운영 비용을 분담토록 한다는 방향이다.
복지부 오진희 생명윤리정책과장은 “제도 운영을 위해 국가, 건강보험, 환자 가족 등 각 주체간 합리적 비용 분담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며 “제도화 과정에서 논란이 발생하지 않도록 연명의료 관련 시스템 구축과 호스피스-완화의료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 병행도 필요하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