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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법예고된 ‘원격의료 허용 의료법 개정안’과 관련해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이철희 원장[사진]이 그 ‘효용성’의 문제점을 언급해 이목이 집중된다.
특히 일부 서울대병원 교수와 윤여규 국립중앙의료원장이 IT 기술 등을 기반으로 한 원격의료에 대해 찬성 입장을 밝힌 가운데 국립대병원장이 이례적으로 정부 정책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대안을 제시, 향후 추이가 주목된다.
지난 2일 산업통상자원 R&D 전략기획단과 대구경북과학기술원 주관 및 웰니스융합포럼 주최로 열린 ‘2013 글로벌 웰니스융합포럼’에서 이철희 원장은 이 같은 의견을 피력했다.
이날 포럼에는 질병 예방차원에서 건강, 심리, 정신 등의 통합 헬스를 지칭하는 ‘웰니스(Wellness)’의 ICT(기술 테크놀로지 등) 융합 관련 주제로 세션들이 마련됐고 ‘원격진료’ 역시 이에 대한 연장선 상으로 볼 수 있어 이철희 원장 발표 세션이 화두에 오르게 됐다.
"현재 보건복지부가 내놓은 입법예고안의 원격진료는 ‘화상진료’와 별반 다를 바 없어 실질적인 ICT와 융합하는 방향이 아니"라는 게 그의 시각이다.
결과적으로 화상진료와 실제 대면진료에 따른 질병 치료 수준 차이를 지표로 나타낸 근거가 없기 때문에 과연 원격진료가 환자들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을지 의문점을 가질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이철희 원장은 “이번 복지부 안을 보면 일단 화상진료만을 논하고 있고 굉장히 제한된 환자만 진료가 가능하다는 점을 명시한다. 화상진료와 대면진료가 똑같은 수준의 진료 ‘질(質)’을 갖는다는 증거가 없다. 예컨대 각각의 진료 후 혈당수치 수준이 비슷해지는지에 대한 근거가 없는데도 정부는 추진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원격진료 시행돼도 극소수 환자만 혜택 만성질환자 부담 경감 없을 듯"
그는 이어 “만약 원격진료가 시행되더라도 극소수 환자만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만성질환 시대의 부담을 덜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과연 복지부가 비용 대비 그 효용성을 제대로 살릴 수 있을 것인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진정성을 부여하기 위해 병원 경영자로서 솔직한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그는 “원장으로서 이렇게 얘기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우리 병원에는 만성질환으로 오랫동안 진료를 받고 계신 환자들이 많다. 그러나 이러한 환자 진료는 병원 경영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원격진료에 대한 비판의 이유가 소위 ‘환자 뺏기기’에 있지 않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그러면서 원격진료를 통해 환자들이 개원가로 발길을 돌릴 가능성에 대해서도 부정적 시각을 내비쳤다.
그는 “우리 입장에서 오는 환자를 막을 수 없는 것 아니겠나. 동네의원으로 가면 화상 진료가 가능하다고 해도 대형병원만을 찾는 이유가 있다. 분당서울대병원이 환자를 5년 이상 진료한 의사가 있고 모든 데이터들이 축적돼 있어 신뢰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만성질환의 경우 합병증이 생길 가능성이 큰데, 이렇게 되면 의료비가 몇 배로 올라간다. 큰 병원 진료를 받아야 다양한 치료 옵션을 제공받을 수 있어 심리적으로도 안심이 될 수 밖에 없는 것”이라며 만성질환 환자들의 대형병원 집중 현상을 분석했다.
이철희 병원장은 실질적인 개원가 활성화를 위한 다른 대안을 제시했다. 만성질환자 진료에 있어 대형병원과 동네의원 간 협력이 그가 내놓은 해결책이다.
그는 “우리도 3분이 아닌 10분 진료를 하고 싶다. 그러기 위해 어느 정도 질환이 안정되면 환자를 개인병원에서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제안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구체적으로 그는 “환자가 집에서 혈당을 체크하면 이 수치가 분당서울대병원 전자차트와 동네의원 EMR에 기록되게 함으로써 환자가 개원의에 진료를 받더라도 우리 병원에 전자차트가 늘 있기 때문에 안심할 수 있도록 하게 하는 것”이라고 그 방향성을 제시했다.
이철희 원장은 “그렇다면 진료수익은 어떻게 따질 것인가. 예컨대 고혈압 진료비가 1만5000원이라면 대형병원과 개원의가 일정 비율로 공유하면 된다. 가까운 의원에서 진료를 받은 환자는 편의성도 높아지고 전자차트 역시 대형병원에 있기 때문에 심리적 부담을 줄일 수 있어 이렇게 되면 모든 의료체계 시스템이 안정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