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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들이 의학 정보를 완전히 이해해야 그 지식을 생활 속으로 끌어들일 수 있고 건강해질 수 있다. 의사가 할 수 있는 것은 환자의 눈높이에서 설명하는 것뿐이다. 환자들이 원하는 정보를 쉽고 알차게 전하기 위해 더 많이 배우고 싶었다.”
이대여성암병원 주웅 교수[사진]는 1년의 안식년을 미국 하버드대학교에서 책과 수업에 파묻혀 보낸 이유를 이같이 설명했다.
흔히 어려운 단어를 써가며 복잡하게 설명해야 더 많이 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더 깊이 이해할수록, 더 많이 알수록 더 쉽게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은 모든 분야를 아우르는 진리다. 특히 낯선 의학 지식을 환자에게 이해시켜야 하는 의사에게는 더욱 그렇다.
환자에게 한 발 더 다가가기 위해 주웅 교수는 안식년 전 하버드대학교 입학을 위한 '입시'를 치러야 했다. 결국, 1년 만에 하버드대학교 보건대학원에서 MPH(Master of Public Health) 학위를 취득, 원하던 공부를 마칠 수 있었다.
각종 의학 정보에 대한 깊이와 넓은 시야를 확보하고 싶었던 그가 하버드대학교 보건대학원에서 전공한 것은 통계, 역학 등을 다루는 정량적 방법론(Quantitative method)이다.
그가 이것을 선택한 이유는 대부분의 의학 정보가 정량적 방법론을 통해 탄생하기 때문이다. 모든 정보의 근간을 이루는 통계 등을 이해해야 해당 정보를 더 깊게 볼 수 있다는 소신의 발현이다.
주 교수는 “정량적 방법론은 보건학의 가장 중요한 도구이고, 또 기본적인 접근이다. 통계가 정확해야 그에 따라 명확한 판단을 할 수 있고, 의도한 대로의 결과물도 얻을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현재 그는 하버드대학교에서 20만 명 이상을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는 코호트 데이터를 이용한 복부 비만과 자궁내막암의 관련성에 대한 연구를 계획하고 있다.
그는 “1년 간 배운 만큼 똑같은 연구를 하더라도 그 전에 비해 오류가 적은, 즉 내적 타당성이 높은 연구로 디자인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정확한 의학정보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국민들이 의학정보 신뢰하는데 기여하고 싶어"
근거를 기반으로 한 정확한 정보에 집중하는 주 교수의 목표는 명확하다. 국민들이 의학 정보를 신뢰하는 것이다.
그는 “사실 그간 이렇게 훌륭한 데이터가 있는데 왜 사람들은 못 받아들일까하고 답답해했었다. 환자나 국민들이 믿고 싶은 것만 믿으며, 오히려 전혀 입증이 안 된 정보들을 따라가는 게 아쉬웠다”라고 고백했다.
주 교수는 환자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 자신이 해야 할 일을 명확하게 짚었다.
그는 “환자들에게 믿으라고만 할 것이 아니라, 그 정보가 왜 신뢰할만한지 알기 쉽게 하나하나 알려드려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환자 본인이 이해해야 실천에 옮겨 건강한 생활습관을 가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주 교수는 “일반인 수준에서도 알 수 있게 좋은 의학정보를 완전히 이해하는 것은 전제돼야 할 내 역할이다. 이러한 노력으로 얻은 깨달음을 하버드 건강법 강의와 일반인 대상 강연 등을 통해 기회가 될 때마다 전하고 싶다”며 복귀 포부를 밝혔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