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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품 처방 촉진을 두고 뇌물 비리 등 부당거래로 몸살을 앓는 모습이 비단 국내 뿐 아니라 중국·미국·영국 등 다른 나라에서도 잇따라 드러나고 있어 파장이 만만치 않다.
올 한해 해외에서 터진 다국적사들의 의약품 비리 스캔들이 국내 리베이트 제공 현실과 거의 비슷한 형태이고 오랜 기간 관행으로 굳어져 쉽사리 개선되기 어려운 양상이기 때문이다.
의약품 판매 촉진을 위해 제약사는 처방권을 지닌 의사 등에게 처방량에 따른 금원, 자문료·강연료, 회식비, 연구비 등을 제공하는게 세계적 추세다.
먼저 중국발 글로벌 제약사 리베이트 스캔들의 경우 전세계 제약시장을 주무르는 대형 기업들이 빠짐없이 연루된데다 중국 당국이 범죄에 따른 중징계 처분을 단행해 그 충격파가 극에 달했다.
뇌물수수 혐의 적발로 공안 조사대상에 오른 기업은 GSK를 비롯해 로슈, 바이엘, 일라이 릴리, 노바티스, 머크, 아스트라제네카, 사노피, 노보 노디스크, 룬드벡, UCB제약 등이다.
영국 기업 GSK는 의약품 처방 촉진을 목표로 의사 및 공무원 등에 여행사를 통해 세탁한 수 천억대 뇌물 및 향응을 지급하고 심지어는 성상납까지 제공했다.
이에 GSK는 중국 내 3분기 매출액이 61% 급감하는 등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또 실추된 명예를 만회하기 위해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직접 중국을 방문해 당국과 기자들에게 GSK와 자국 제약산업 보호에 대한 요청을 전한 바 있다.
미국 제약사 릴리는 중국 의사들에게 최소 490만 달러(52억)의 리베이트를 살포한 사실이 입증됐다. 뒷돈 거래는 의사가 릴리 인슐린을 처방한 후 이를 증명하는 카드를 작성하면 영업사원이 최소 130달러(15만원)의 금품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내부자 폭로에 따르면 릴리는 처방 카드를 근거로 영업사원 근무점수를 평가해 우수자에게는 특별보너스를 주고 목표를 달성치 못한 직원은 해고처리 했다.
이 같은 사태는 제약사들이 15억 인구를 보유한 파머징 마켓인 중국 진입 초기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에서 이기려다 빚어졌다. 결국 터져버린 대형 뇌물 스캔들로 중국 의료·제약계가 얼어붙어 제약사들의 매출은 직접적인 타격을 입었다.
비단 중국뿐만 아니다. 지난 5월 영국제약산업협회는 GSK, 아스트라제네카 등 44개 대형제약사들이 의사들에게 항공료, 호텔비 등을 활발한 로비활동을 벌인 혐의를 적발했다고 공표했다. 제약사들이 한 해 동안 의사에 지급한 금액은 4000만 파운드(684억원)에 달한다.
GSK는 연 평균 수 천여명 의사에게 자문 및 컨설팅 수수료 명목으로 290만 파운드(32억원), 컨퍼런스 미팅 참가비로 88만7000파운드(15억원)를 지급했다.
아스트라제네카도 여행, 호텔비 등으로 의사 1천여명에게 130만1600파운드(23억원)을 제공했다.
미국에서는 스위스 제약사 노바티스가 약 10년 동안 의사들에게 불법 리베이트를 제공한 혐의로 지난 4월경 미국 정부로부터 제소당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법무부는 "노바티스 미국지사가 값비싼 약품을 처방토록 유인책을 제공해 부당이득을 취득하고 미국 건강보험시스템에는 부담을 전가시켰다"고 주장하며 뉴욕 지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노바티스는 "미국 정부가 리베이트 개념을 법 규정을 넘어 확대 적용하고 있다"며 "제약사의 할인이나 리베이트는 정부로부터 인정 받은 합법적이고 측유한 관행"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GSK가 의사 강연료, 자문료, 학회 참석 사례금, 출장비 등을 전면 철폐하는 경영 투명화 정책을 공표한 가운데 환경변화 움직임이 전세계로 번져나갈 수 있을지 향후 추이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