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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의 입원환자 약 조제 범위를 놓고 의료계가 약사법 위헌을 주장하며 헌법소원을 제기, 의사 진료권과 약사 조제권 간 충돌에 따른 파장이 예고된다.
부산 소재 H병원은 최근 "약사법 제23조 4항에 적시된 '입원환자 등에 대한 의약품 직접 조제'에 대해 위헌 소지가 있다"며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했다.
'직접 조제', '구체적이고 즉각적인 관리감독'이라는 단어가 규정하고 있는 범위가 불명확해 의사의 환자 진료와 의약품 조제 시 혼란을 야기한다는 주장이다.
이번 약사법 위헌 논란은 2000년 시행된 의약분업제도의 폐해를 지적하고 있는데다 의사-약사 간 진료-조제 범위를 상호 제한할 수 있어 향후 추이가 의약계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의료계 현실에 비춰 볼 때 2만여 병원 중 원내 약사를 따로 두고 입원환자 등 의약품 조제를 시행하는 곳은 극히 드물어 헌법재판소 결정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실정이다.
H병원은 약사 면허가 없는 간호사, 조제실 직원 등에게 환자 의약품을 조제토록 지시했다는 이유로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23억여원의 급여환수 처분을 받았다.
또 병원은 약사법위반, 사기 등 혐의로 기소돼 지방법원으로부터 벌금형이 확정됐다. 병원은 판결에 불복, 위헌심판을 통해 상고를 제기하고 사건을 대법원으로 보냈지만 대법원 역시 패소를 결정했다.
복지부 역시 위법에 따른 행정처분으로 병원장 자격정지 10개월 및 업무정지 10개월을 지시한 상황이다.
병원은 "약제실 CCTV를 통해 조제행위를 전반적으로 직접 관리감독했고 의사 회진을 통해 환자 복약지도를 수행했으므로 약사법 위반이 아니다"라고 항변했지만 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약 제조=진료 일환…의사 직접조제는 현실과 괴리"
패소 확정 후 약사법 23조항에 대해 헌법소원을 제기한 H병원은 문제 조항과 의료법상 인정되는 의사의 진료권, 간호사 진료보조권이 상충되고 '의사 직접조제'가 불명확해 헌법에 위반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헌법상 '체계정당성 원리' 위반은 물론 죄형법주의 중 '명확성 원칙'에 위배된다는 것이다. H병원을 대리해 헌법소원을 제기한 현두륜 변호사(법무법인 세승)는 "원내 의약품 조제ㆍ투약은 명백한 의사 치료행위 일환이다. 의사가 직접 할 수도 있고 일반적인 관리감독 하에 간호사ㆍ간호조무사에게 위임도 가능하다"며 "약사법에는 조제 시 의사가 구체적이고 즉각적으로 관리감독 하라고 적시됐는데 이는 병원계 현실상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의사 직접조제 규정은 헌법에 위반된다. 모든 약을 의사가 배합해서 포장지에 넣어야 할 필요는 없다. 약사 의무고용을 명기화 했다면 이에 대한 경제적 지원을 해주던지, 의사 직접조제에 대한 조제료를 인정해 줘야한다"며 "제도적 뒷받침이 전무한 상황에서 의사가 모두 직접조제하라는 것은 현실과 괴리된다"고 강변했다.
현 변호사는 "대법원 기준에 의하면 국내 모든 병원들이 약사법 위반이다. 의약분업 취지는 약물 오남용 방지인데, 원내 의사 감독 하 간호사 등 조제는 안전이 담보된 명제다. 위헌성 여부를 떠나 현실과 부합되지 않는 현 제도는 분명 개선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