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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열치열(以熱治熱) 아닌 이한치한(以寒治寒)이다. 최근 몰아치고 있는 겨울 한파처럼 제약계의 어려운 상황을 극복해 나가자는 굳은 의지로 한 다국적제약사 임원이 지난 12일 부산 해운대에 ‘풍덩’ 뛰어들었다. 매년 초 부산 해운대에서 열리는 ‘북극곰 수영축제’에 참가한 그는 한국다케다제약 서형연 지방영업본부장(이사)이다. 이 행사 참여만 벌써 8번째. 햇수로 따지면 10년이다. 모두 바다 입수 데드라인 40분을 채웠다. 해운대 바다 속 영하 20~30도의 온도를 견뎌온 만큼 그의 강한 의지가 투영된다. 서형연 이사의 의미있는 ‘도전기’를 들어봤다.[편집자주]
▲지난 12일 서형연 이사 입수 전 모습 |
처음 그의 이러한 도전에 대해 주변사람들은 “굳이 왜 추운 바다에 뛰어드느냐”고 우려의 목소리를 전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의 의지는 강했다. ‘일’과 ‘가족’ 두 마리 토끼에 대한 애정이 녹아든 결정이었다.
아울러 그의 이러한 선택은 한국다케다제약의 지방영업본부장으로서 직원들의 귀감이 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다케다 영업부는 크게 수도권과 지방으로 나뉜다. 서형연 이사는 후자에 속하는 만큼 회사 성장에 있어 중요한 양대 동력원 중 한 축을 맡고 있다.
첫 도전 37세 후 10년…“의지 더 강력해져”
그가 12일 참가한 ‘북극곰 수영축제’는 처음 열렸을 때만 해도 수영 동호인들 위주로 진행되는 경쟁 대회에 가까웠다. 하지만 점차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면서 축제의 장으로 탈바꿈됐다.
현재 서 이사는 47세. 처음 이 축제에 참여했을 때는 37세다. 이 후 매년 참가해오다 2012년과 작년은 참가 신청을 해놨었으나 회사 행사와 겹치면서 포기해야만 했다. 그리고 올해 들어 다시 도전하게 된 것이다.
▲첫 참가 17회 대회 때 행사 티셔츠와 지난 12일 열린 27회 대회 티셔츠 |
서형연 이사는 “처음 이 행사는 부산 해운대를 알리면서 수영을 통해 건강을 생각하자는 취지로 시작된 수영 동호인들의 대회였다. 처음 여기에 참가했을 2004년만 해도 다케다제약이 아닌 다른 외국계 제약사에 몸을 담고 있었다. 그 때 새로운 팀이 만들어지면서 의지 고양을 위해 지점원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일을 찾았다. 포항 해병대 입소도 고려했었다. 결국 수영을 하자고 결정을 내렸던 것”이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서 이사는 이어 “그러다 다케다제약에 뿌리를 내리게 되면서 그 때 의지를 더욱 고양시켰다. 매년 축제에 참가해오다가 2012년과 2013년도만 일정이 생겨 하지 못했다. 올해의 경우 작년 말 참가 신청을 했다. 전국 1500~2000명 정도 인원이 해운대로 오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 축제에서 바다 속에 몸을 맡기는 시간은 최대 40분이다. 오전 9시부터 11시까지 무대공연이 진행되고 체조 10분에 입수 40분이다. 그는 단순히 축제 참가에만 의미를 두지 않고 입수 40분 전체 시간을 해운대 바다 속에서 보낸다. “기왕이면 즐기자”라는 그의 지론이 여기서 발동된다.
서 이사는 “보통 300명 정도는 발가락 정도만 바닷물에 담근다. 약 200명은 발목에서 무릎까지 들어온다. 1000명이 용감하게 물속에 몸 전체를 들어왔다가 3분 내 이 중 700명이 물 밖으로 나간다. 약 10분 정도 물속에 있으면 통증이 없어진다. 다리를 만지면 ‘따끔따끔’한 정도다. 이쯤 되면 추위를 잊게 된다”며 그 분위기를 고스란히 전했다.
▲12일 해운대 입수 모습 |
그는 40분이라는 긴 시간동안 물속에 무슨 생각을 할까. 서 이사는 “처음엔 고통스러워서 잠시 정색을 하게 된다. 그러다 회사와 가정 등 모든 인간사에 대해 ‘앞으로 더 잘해야지’라는 다짐을 하게 된다. 책 한권을 읽어서 단어 하나만 기억에 남아도 가치가 있는 것처럼 수영축제도 끝나면 몇 개월은 뿌듯하다”고 전했다.
서 이사는 “개인적으로 12일은 올 들어 첫 다짐을 하게 된 날이다. 우리 회사도 1월 초부터 당뇨치료제 ‘네시나정’을 출시했다. 성분명이 알로글립틴이어서 알파벳 'A'로 시작한다. 국내 6번째 DPP-4 억제제이지만 이니셜 A가 알파벳 중 가장 선두에 있는 만큼 시장에서 탑이 됐으면 하는 마음도 물속에서 다짐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형연 이사는 “최근 제약계 상황이 어둡지 않은가. 업종이 국민 건강을 생각하는 곳인 만큼 업계도 보다 건강해져서 모두가 함께 웃을 수 있는 날이 왔으면 한다. 물론 우리 가족도 함께 늘 건강했으면 한다”며 추운 물속에서 되뇌었던 또 하나의 바람을 전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