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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 선순환 위해 의료계-생명나눔 단체 협력 필요"
윤경중 본부장(한국인체조직기증지원본부)
[ 2014년 01월 12일 20시 00분 ]

2012년 여름, 강원도 작은 마을의 교회에서 갑작스러운 가스 폭발사고가 일어났다. 이 사고로 평범한 초등생이었던 13살 남자 아이가 전신 화상을 입고 병원에 실려 왔다.

 

한 순간 아이의 온 몸을 덮은 치명적인 화상은 아이의 목숨까지 위협했지만, 누군가가 기증한 피부를 환부에 덮어주어 기적적으로 위험한 상황을 넘길 수 있었다.

 

한국인체조직기증지원본부가 지원하고 있는 화상환아의 이야기다. 비록 아이가 성장이 멈출 때까지 이식 수술과 재활치료를 반복해야 하지만, 누군가가 기증한 피부 덕분에 더 이상 생명의 위협 없이 다행히 밝고 건강하게 자라고 있다.

 

이 같은 화상과 골육종(뼈암)으로 고통 받는 이들부터, 장애를 개선시키기 위해 인체조직 이식이 필요한 환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우리 사회가 고령화와 산업화가 가속화됨에 따라 각종 질병 및 사고로 인한 신체적 결함을 갖게 되는 환자가 급격히 증가하고, 의학기술 또한 발전을 거듭해 인체조직 이식재 사용이 보편화됐기 때문이다. 식약처에 따르면 연간 30여만건의 이식재가 사용된다고 하니, 우리에게 꼭 필요한 보건 안전망 중 하나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이러한 이식이 누군가가 인체조직을 기증한데서 비롯됐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인체조직기증은 피부와 뼈, 인대 및 건, 연골, 심장판막 등을 사후에 기증하는 것을 말한다. 본부가 지난해 12월 진행한 인체조직기증 국민 인식조사 결과, 국민의 39%, 10명 중 4명만이 인체조직기증을 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6명 중 4명은 인체조직기증을 장기기증으로 오인하고 있기도 했다.

 

이렇게 낮은 국민 인식은 저조한 기증률로도 나타난다. 해마다 200여명이 기증하고 있지만 턱없이 부족해, 이식재 수입률은 78%에 달한다. 이식재의 수급 불균형은 안정적인 이식재 수급을 저해하는 것은 물론, 품질 저하와 환자의 경제적 부담 가중 요인 또한 될 수 있다.

 

때문에 기증 활성화가 무엇보다 시급한데, 이를 위해서는 크게 두 가지가 동시에 진행되어야 한다. 첫 번째는 국가 차원에서 기증과 이식을 아우르는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으로, 다행히 지난해 12월 인체조직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어 2015년 시행을 앞두고 있다.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수준 높은 공적 체계가 마련된 것이다.

 

이제 그 다음을 준비해야 한다. 바로 인체조직기증에 대한 사회적 무관심을 극복하고 국민 인식을 전환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생명 나눔 단체, 종교계, 의료계, 지자체 등에서 중장기적 목표를 공유하고 힘을 모아야 한다.

 

대국민 홍보와 교육을 전개해 인체조직기증에 대한 선입견과 두려움 등 심리적 장벽을 낮춰 잠재 기증자가 발굴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의료진들도 관심과 책임감을 가지고 환자와 유가족에게 인체조직기증을 적극적으로 장려해야 한다. 이러한 다양한 노력들이 병행될 때, 인체조직기증을 비롯한 다양한 생명 나눔이 비로소 활성화될 수 있다.

 

지금 이 시간에도 고통 받는 수많은 환자들이 있다. 장애를 안고 살아가는 삶과 그렇지 않은 건강한 삶의 질은 하늘과 땅 차이다. 국가는 제도를 통해 이들을 도와야 하고, 보건·생명 나눔 단체와 의료계가 협력해 생명의 선순환 고리를 만들어야 한다.

 

이렇게 기증 문화가 만들어진다면 우리 국민 누구나 안전하고 쉽게 인체조직을 이식받아 장애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이러한 생명의 선순환을 일구는 ‘생명나눔문화’의 확산은 사회의 모든 영역에 귀감이 되어 세상을 아름답게 바꿀 것임을 확신한다.

 

전신화상 환자로 유명한 이지선 씨는 오래 전 ‘일반 드레싱에 의존해 응급처치를 했던 사고 당시의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동종이식술이 지금처럼 발달했더라면 그나마 덜 힘들었을 것’이라며 본부 활동에 깊이 공감한 바 있다. 이러한 아쉬움과 고통을 토로하는 환자가 더 이상 나오지 않기를 바란다.

데일리메디 webmaster@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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