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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사고를 당한 환자가 병원으로부터 수 억여원 손해배상금을 받은 이후 추가 진료 과정에서 건강보험공단의 보험급여 혜택을 받았다면 이는 부당이득일까.
건보공단이 "의료사고 환자가 병원 배상액과 함께 공단 급여마저 받는 것은 이중 혜택으로 부당이득"이라며 환자에 1500여만원 환수를 지시했다가 법원으로부터 제동이 걸렸다.
서울행정법원 제5부(김경란 재판장)는 의료사고 환자측이 공단을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환수처분취소 소송에서 환자 승소를 결정하고 공단 처분을 취소하라고 최근 선고했다.
이로써 공단은 환자로부터 환수한 1500여만원 급여를 되돌려줌과 함께 소송비용도 부담하게 됐다.
환자가 의료사고 후 병원 상대 손해배상을 받았더라도 추가 진료로 인한 공단 급여에 대해서는 환자-병원-공단 간 책임비율을 정확히 산정해하는데도 공단이 무작정 환자 급여 환수를 이행한 것은 명백한 위법이라는 게 판결의 골자다.
환자 김 모씨는 2008년경 유명S대병원에서 자궁유착박리술을 받다가 의료진 과실로 식물인간이 된 후 지금까지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이듬해인 2009년 김씨는 S대병원을 상대로 12억원에 달하는 의료손배소송을 진행했고, 서울중앙지법은 병원의 의료과실 책임을 인정해 5억5000여만원의 배상액을 책정하고 화해를 결정했다.
문제가 된 것은 소송 종결 이후 김씨의 추가 진료비가 발생하면서부터다.
의식불명이 된 김씨와 가족들은 2011년부터 2012년까지 타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았고 그 과정에서 공단은 1558만원 가량의 급여를 지출했다.
공단은 이 금액을 김씨가 받을 수 없는 부당이득이라고 판단했다. 이미 병원으로부터 수 억여원의 손배금을 받았기 때문에 의료사고로 인한 추가 급여혜택을 받을 수 없다는 게 공단의 논리다.
공단은 1558만원 환자 급여 환수를 시행했고 김씨는 공단 행정처분을 취소하라며 소송을 제기한 것.
공단은 "의료과실을 저지른 것은 공단이 아니므로 환자에 대한 급여를 지출할 책임은 없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공단측 행정처분은 위법하다"고 판시해 환자 승소를 판결했다.
재판부는 "환자 김씨는 의료사고로 인해 병원에게 받을 수 있는 범위를 초과한 치료비가 발생했고 이 부분에 대해 공단은 급여 지급 의무가 있다"고 적시했다.
환자측 변론을 진행한 법무법인 한강 장용혁 변호사는 "혼수상태가 된 환자가 치료를 위해 쓴 진료비를 공단이 환수해간다는 것 자체가 부당하고 가혹하다"며 "당초 병원 상대 손배소에서 11억여원을 청구했고 그 중 절반인 5억5000만원만 받았다. 식물인간이 된 김씨가 추가 합병증 등이 발생할 수 있는 상황에서 공단의 급여 환수로 환자측은 힘겨운 추가 소송을 진행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