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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병원협회가 난감한 상황에 놓였다. 시민단체는 물론 동료인 의약단체들로부터 “돈 밖에 모르는 집단”이라며 뭇매를 맞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지난 14일 정부의 투자활성화 정책에 대한 병협의 입장표명이 도화선이 됐다. 당시 병협은 이번 정책이 “병원들의 경영난 타개책이 될 것”이라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특히 잘못된 의료제도를 바로잡아 보겠다며 총파업까지 결의한 대한의사협회의 행보에 대해 “방법이 옳지 않아 동참할 수 없다”며 선을 그었다.
정부 정책에 대한 의약단체들의 반감이 최고조에 달해 있는 시점에서 정부를 옹호하는 병협의 입장표명은 이들 단체의 비위를 자극했다.
가장 먼저 대한의사협회가 발끈했다. 의협은 “수 만명의 의사들이 의료제도를 바로잡기 위해 결의를 다지고 있는 가운데 병협이 의도적으로 찬물을 끼얹었다”고 성토했다.
이어 “의사단체라는 가면을 쓰고 정부의 분열책에 놀아나는 병협 지도부는 각성해야 한다”며 “의사의 본분보다 돈을 중요시하는 경영자 단체”라고 비난했다.
보건복지부 공무원을 상대로 욕설과 멱살 소동까지 벌이는 등 정부와 극한 상황까지 연출했던 대한약사회 역시 병협의 행보에 쓴소리를 날렸다.
대한약사회는 “경영이 어려워 영리자법인을 두겠다는 것은 질병으로 고통받는 환자의 푼돈까지 편법적으로 받겠다는 의도”라고 비판했다.
이어 “공공연하게 벌여왔던 병원들의 영리사업이 비난 받아 마땅함에도 이를 합법화하겠다는 병협의 태도는 보건의료 직능의 한 단체로서 부끄럽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은 “병협은 환자를 돈벌이 대상으로 삼아 영리자본의 편에 섰다”며 “정부 정책에 동조한 병협은 그 같은 선택을 당장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환자를 대상으로 한 돈벌이 정책에 동조한 것은 의료기관으로서 너무나 무책임한 결정”이라며 “병협은 보건의료계의 분열을 부채질 하는 행위”라고 성토했다.
이 같은 비난 여론에 대해 대한병원협회는 억울함을 호소했다. 무엇보다 사실이 왜곡되는 부분에 큰 안타까움을 표했다.
우선 의협이 주장하는 ‘경영자 단체’라는 부분에 반박했다. 정작 경영자 단체는 병협이 아니라 의협이라는 주장이다.
44개 상급종합병원 원장 모두 봉급을 받는 피고용자이고, 종합병원 원장 대부분도 마찬가지 상황인 반면 의원급 원장은 자신의 사업체를 운영하는 경영자라는 얘기다.
대한병원협회 나춘균 대변인은 “엄격하게 따지면 경영자단체는 병협이 아니라 의협”이라며 “솔직히 경영에 자유로운 개원가 원장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병협은 파업 불참에 대한 뭇매 여론에 대해서도 억울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나춘균 대변인은 “의약분업 당시 의사들이 격한 투쟁을 벌였지만 달라진 것은 없었다”며 “이번 파업 불참은 동일 사태를 방지하자는 차원이었다”고 설명했다.
민영화 찬성 논란에 대해서는 “의료의 공공성 강화가 세계적 추세”라며 “정부가 민영화를 추진하고 병협이 이에 동조한다는 것은 명백한 왜곡”이라고 피력했다.
병협이 돈만 밝히는 단체라는 비난과 관련해서는 “자법인을 통해 발생한 수익은 고스란히 의료법인으로 귀속되고, 이는 결국 환자를 위한 재투자로 이어지는 만큼 영리화 추구는 어불성설”이라고 해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