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건복지부가 의료영리화 논란의 핵심인 의료법인의 자법인 설립을 올해 상반기 내로 허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자법인 운영은 허용 범위를 담은 가이드라인을 통해 규제할 방침이다.
법 개정이 필요한 원격의로 부대사업 확대, 법인약국 등도 올해 상반기 관련 법 개정을 시사했다.
특히 부대사업은 시행규칙 개정을 우선 원칙으로 삼되, 그것이 불가능하면 법을 개정하겠다고 했다. 민주당 등 야당의 반대가 거센 사안이어서 진통이 예상된다.
이영찬 보건복지부 차관[사진]은 22일 오전 열린 보건산업최고경영자회의(이하 보경회) 특강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 차관은 "올해 상반기 자법인 허가를 내 줄 것"이라며 "정착이 될 것이다. 부대사업 범위 확대는 조금 더 검토하겠다"고 설명했다.
이 차관은 자법인 설립이 법 개정 사항이라는 국회 일각의 주장을 의식한 듯 "학자들 간에 이견이 있고, 법무법인의 법률해석 결과, 시행규칙 개정만으로도 가능하다고 판단한다"고 했다.
그는 이어 "상급종합병원 43곳 중 부대사업을 할 수 없는 곳은 2곳뿐이다. 삼성서울병원 등 대형병원은 다 가능한데, 의료법인 만 예외"라며 "의료법인 대부분은 중소병원이다. 중소병원도 가능하도록 허용해주는 것이 의료법 개정 취지"라고 말했다.
이 차관은 원격의료 도입를 위해 올해 상반기 의료법을 개정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안전성 논란에 대해선 대리처방을 예로 들며 일축했다.
이 차관은 "원격의료에 대한 안전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으나, 연간 이뤄지는 대리처방이 540만건에 달한다"며 "이중 서울과 경기지역에서 각각 90만건이 이뤄진다. 또 540만건의 절반이 의원급에서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민들로부터 실제 수요가 있는 것이다. 대리처방이 안전사각지대에 있는데, 그 대책을 원격의료를 통해 하는 것이 상당히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이 차관은 원격의료를 통한 일자리 창출과 산업화 가능성도 거론했다. 외국에 수출할 길이 있음에도 적절한 모델이 없어 차질이 발생한다고도 했다.
이 차관은 "산업을 강조하는 것이 이상할 수 있으나, 의료와 관련된 새로운 시장이 증폭되고 있다"며 "이런 부분을 잘 합쳐서 해보자는 것이다. 과거에 제정된 의료법을 고치고 갈등을 풀어보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한약사회가 집단 반발하고 있는 법인약국에 대해선 "협의가 잘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제세 복지위원장 "수가인상 등 배제된 본말 전도" 비판
이날 이영찬 차관의 특강을 청취한 민주당 소속 오제세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은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오 위원장은 "복지부 정책은 의료의 본질을 왜곡하고 본말이 전도된 것으로 수가 인상 등 근본적인 해결책 제시가 먼저"라고 했다.
오 위원장은 "우리나라 의료수가가 너무 낮다는 것이 기본적인 문제다. 의료수가를 적정하게 올려줘 진료를 통해 국민의 신뢰를 받는 것이 우선"이라며 "정부는 보장성 강화를 말하지만 실제 환자 본인부담률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의료수가를 올려줘 병원이 유지되도록 해야지, 실제 부대사업 등을 확대할만한 곳은 전체 기관의 10~20% 수준에 불과하다"며 "의료계 내에서 강자인 대형병원은 더 크고, 나머지 병원은 자꾸 줄어드는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 위원장은 "의료수가 정상화를 통한 의료계 빈익빈 부익부 감소, 공공보험 보장성 확대로 국민부담을 줄여주는 문제에 집중해야 한다"며 "자법인이 모법인의 경영을 책임지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것"이라고 거듭 비판했다.
오 위원장의 문제 제기에 이 차관은 "정부도 건보 재정을 통해 보장성을 확대하고 수가를 올리기 위해 보험료 인상이 필요하다는 것을 잊은 적도, 포기한 적도 없다"며 "다만 중소병원이 잘할 수 있는 것을 터준다는 의미"라고 해명했다.
이 차관은 "이번 정책은 해보려는 사람이 있는데, 정부가 규제로 막지는 말자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기본은 잊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