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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사상태에 빠진 임신부의 남편 등 가족이 연명치료 중단을 요구하며 병원 측에 제기한 소송에서 美 법원이 가족의 손을 들어줘 논란이 되고 있다.
미국 텍사스주 태런트 카운티 지방법원은 24일(이하 현지시각) 뇌사상태에 놓인 아내 말리스 무뇨스(33·여)의 연명의료 장치를 제거해달라며 남편 에릭 무뇨즈가 병원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아내가 법적 사망 상태여서 텍사스주 법에 따라 임신한 환자로 볼 수 없다’는 남편의 주장을 받아들여 병원에 인공호흡기 등 연명 장치를 제거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지난해 11월 26일 남편은 임신 14주차인 아내가 거실에서 의식을 잃은 채 쓰러져 있는 것을 발견해 병원으로 옮겼지만 아내는 이틀 후 뇌사 판정을 받았다.
남편을 포함한 가족들은 “말리스가 평소 이 같은 상황에 놓일 경우 존엄사를 택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며 의료진에 인공호흡기를 떼어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의료진은 그 같은 조치가 ‘임신부에 대한 연명의료를 중단해서는 안된다’는 텍사스 주법을 어기게 되고, 뱃속의 태아 역시 사망할 수 있다며 가족들의 요구에 맞대응했다.
결국 남편은 병원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에서 “현재 임신 22주째인 말리스의 태아가 성별조차 감별할 수 없고 잠재적인 심장병 발병까지 의심되는 명백히 비정상적인 상태”라고 주장했다.
또 “말리스의 연명치료를 이어갈 경우 임신 상태의 뇌사자와 관련해 위험한 선례를 남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병원 측은 말리스가 생전에 ‘뇌사상태에 빠지면 연명치료를 받지 않겠다’는 의사를 문서로 남긴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임신한 환자에 대한 생명연장 치료를 중단해서는 안 된다’는 ‘건강과 안전에 관한 텍사스 주법’을 따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소송은 태아의 생명 보호와 뇌사 임신 여성의 존엄사 권리를 둘러싼 논쟁으로 이어졌다. 지난 24일 최종판결을 위해 열린 재판에는 미국 내 낙태 반대 단체와 옹호 단체가 모두 참가해 열띤 공방을 벌이기도 했다.
결국 법원은 "뇌사 상태는 법적 사망 상태로 본다"는 텍사스주의 법에 따라 원고 에릭 무뇨스 측 주장을 받아들였다. 병원 측은 항소하지 않을 경우 오는 27일 말리스에 부착돼 있는 연명장치를 제거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