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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의 삶의 질은 잘 걷는 것에서 시작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선 잘 걸어야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해 건강을 챙길 수 있고 돈을 벌기 위해 일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야 자녀의 부양으로부터도 해방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릎연골이 튼튼해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따른다. 하지만 연골은 소모조직으로 노화에 따라 닳는다는 것이 문제다. 관절염의 발병률이 65세 고령자에게 유독 높은 것도 바로 이런 이유다.
그렇다면 무릎연골을 최대한 건강하게 오래 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무엇보다 살 빼는 것이 우선이다.
몸무게가 1kg만 늘어도 무릎연골은 3kg의 하중을 받기 때문에 무릎연골을 건강하게 지키기 위해서는 언제나 적정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미 연골이 손상된 사람도 체중을 줄이면 통증과 불편함을 개선하는데 상당한 도움이 된다.
실제로 보스턴대학 프랭크 로머 박사팀은 과체중자 336명을 30개월 동안 관찰한 결과 20.2%가 연골손실이 더디지만 확실히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나머지 5.8%는 급속도로 연골이 마모돼 골관절염을 유발하기도 했다. 이를 비만도로 환산해 계산해보면 체질량지수(BMI)가 1만 증가하더라도 연골손상 가능성은 11%나 증가한다는 말이 된다.
과격한 운동도 연골손상을 초래한다. 축구나 농구 등 과격한 운동으로 무릎에 갑작스런 충격을 받게 되면 무릎 연골손상을 불러와 관절염으로 진행될 수 있다. 특히 상대방과 강하게 충돌해 무릎을 부딪히거나, 점프 후 착지과정에서 뒤엉켜 무릎부터 바닥에 충돌하게 될 때에는 무릎관절의 반월상 연골이 손상되는 ‘반월상 연골파열’이 발생할 수 있다.
일단 반월상 연골이 파열되면 통증은 물론 뼈와 뼈의 마찰을 흡수하는 기능이 약해져 퇴행성관절염을 유발하는 것은 물론 갑자기 무릎이 움직이지 않게 되는 ‘무릎 잠김(knee locking)’ 현상까지 나타날 수 있어 조금이라도 파열이 의심되면 최대한 빨리 치료를 받아야 한다.
하이힐, 키높이 구두 등 굽 높은 신발의 잦은 착용도 연골을 닳게 한다. 신발 뒷굽이 높아지면 몸의 무게중심이 앞으로 쏠리면서 무릎관절의 전방에도 체중이 집중적으로 실리게 되는데, 마치 등산을 할 때 오르막길보다 내리막길에서 무릎이 더 아픈 이유와 같다. 실제로 굽 높은 신발을 애용하는 20~30대 중에는 벌써부터 연골연화증(단단했던 연골이 점차 연해지면서 소실되는 것)을 호소하는 이들이 많다
바닥에 앉는 좌식생활 역시 연골의 마모를 가속화한다. 쪼그려 앉거나 양반다리를 할 경우 무릎이 구부러지면서 관절의 압력이 체중의 최대 5배까지 상승하기 때문이다. 보통 무릎 관절 속 뒷부분에 힘이 가해지며 연골 역시 특정부위를 중심으로 손상되는 경향을 보인다.
이런 좌식생활을 오래하면 흰 다리를 유발해 무릎의 구조적 형태를 변화시키는데 연골에는 더 치명적이다. 다리변형이 무릎관절의 연골마모 속도를 더욱 빠르게 만들어 퇴행성관절염을 유발하기 때문에 어린 시절부터 의자에 앉는 습관을 길러주는 것이 중요하다.
이처럼 무릎연골을 건강하게 오래 쓰려면 연골에 과부하를 일으키는 요소들을 배제해야 한다. 그렇다고 연골을 최대한 쓰지 말라는 의미는 아니다. 오히려 운동량이 적어 연골의 노화증상이 빠르게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무릎연골을 적극적으로 보호하기 위해서는 연골의 과부하를 줄이는 것은 물론 관절의 유연성을 높여주는 스트레칭과 적절한 운동 또한 필요하다. 연골은 혈관조직이 없어서 무릎의 윤활유 역할을 하는 활액을 통해서 영양소를 공급받을 수 있는데 이때 적절한 운동이 활액의 분비량을 평소보다 늘려주는 기능을 한다.
아울러 허벅지 단련운동도 필수다. 잘 발달된 허벅지 근육은 허리와 골반을 받쳐주고 하중을 분산시켜 무릎에 집중되지 않도록 돕는다. 또한 허벅지의 강한 근육이 무릎관절을 위아래로 당겨 뼈끼리 충돌하는 것을 막아줘 연골손상을 최소화시킨다. 실제 연골질환자의 재활치료로 허벅지(태퇴근) 운동이 적극 권장되는 배경도 여기에 있다.
이번 러시아 소치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미터에 출전한 이상화 선수가 무릎이 딱딱 부딪혀 소리가 나는 ‘추벽증후군’을 앓고 있는 고통에도 불구하고 금메달을 획득할 수 있었던 힘 또한 타의추종을 불허하는 그녀의 잘 발달된 허벅지 근육 덕분이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