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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장병원 면허 대여 의사 '144억' 폭탄
법원 "병원 개설 명의자인 의사에게 내린 건보공단 환수처분 적법"
[ 2014년 02월 20일 20시 00분 ]

사법부가 불법 의료기관 설립을 위해 면허를 빌려준 의사에게 선처 없이 수백억대 환수 처분을 내리며 사무장병원 척결 의지를 강력히 드러냈다.

 

사무장에게 고용된 병원장이 공단환수금 144억원을 의사가 모두 지는 것에 대한 부당성을 주장하며 행정소송을 제기했지만 법원은 병원장의 청구를 기각했다.

 

법원은 백억여원의 환수금이 개인이 감당하기에 아무리 큰 액수라도 의료법과 국민건강보험법에 따라 환수금의 책임은 사무장이 아닌 개설명의자인 병원장에게 있다고 적시했다.

 

서울행정법원 제13부(반정우 재판장)는 P요양병원장 김 모씨가 국민건강보험공단을 대상으로 낸 환수처분취소 소송에서 병원장의 패소를 최근 선고했다.

 

P요양병원은 불법 개설된 사무장병원이기 때문에 공단은 병원장 김씨에 대한 의료급여를 거부할 권한이 있으며 업무기간 내 부당 편취한 144억여원의 급여 역시 병원장으로부터 환수해야 한다는 것이 판결의 핵이다.

 

이번 판결은 5개 이상의 사무장 요양병원을 설립한 혐의로 기소된 사무장 정 모씨(본지 2014년 1월11일자 기사)에게 고용된 병원장 김씨가 공단에 제기한 행정소송으로, 나머지 병원장들에 대한 법원 결정에도 상당부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사법부는 앞선 형사판결에서 사무장 정씨에게 징역 1년 6월의 실형을 선고한 바 있다.

 

형사판결 당시 법원은 병원장 김씨에게도 징역 6월을 선고해 김씨는 현재 의사면허취소가 예고된 상황이다.

 

결국 김씨는 천여만원 월급을 받으며 의사면허를 대여한 대가로 수백억대 환수액을 고스란히 떠안게 됨은 물론 의사 자격을 박탈 당할 위기에 처하게 됐다.

 

병원장 김씨는 지난 2013년 9월경 공단과 수사기관의 수사과정에서 면허를 대여해 준 사무장병원장으로 적발된 후 공단에 청구했던 요양급여의 지급을 거부당했다.

 

공단은 김씨에게 급여 지급거부 외적으로 "사무장 정씨에게 고용돼 불법 의료행위를 했으므로 총 144억여원의 부당급여를 환수하라"고 명령했다.

 

김씨는 "P요양병원의 실질적인 운영자는 정씨로 의사가 아니므로 병원장에게 144억 환수를 명령하는 것은 위법하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김씨는 "공단 급여를 부정하게 수령할 의도나 목적이 없었고 개인적 이익을 취한 바도 없다"며 "144억의 환수금은 도저히 마련할 수 없는 거액"이라고 항변했다.

 

법원은 병원장의 주장 일체를 기각하고 수백억 환수금의 책임자가 김씨임을 적시했다.

 

재판부는 "사무장 정씨와 병원장 김씨는 원장임용계약을 체결해 김씨는 월 1300~1700만원의 월급을 받았다"며 "P병원의 명의상 개설자는 김씨이기 때문에 공단이 환수금을 지정할 대상 역시 병원장 김씨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병원장 김씨는 의료인 자격이 있는 사람만이 요양병원을 개설할 수 있는 사실을 알고있음에도 정씨와 계약체결을 통해 의사면허를 대여했다"며 "환수처분은 부당지급된 급여를 원상회복하는 것이기 때문에 전액 징수하는 것이 원칙이며 건강보험 재정의 건전성, 투명성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요양급여를 엄격히 관리할 공익성이 크다"고 판결했다.

 

공단측 김준래 변호사는 "144억이 개인에게 큰 액수이긴 하지만 행정법상 이를 감경해주는 조항은 없다"며 "액수의 크고 작음에 따라 환수에 있어 차등을 둔다면 불법을 조장하거나 형평성 원리에 어긋날 수 있다"며 "공단은 향후 의사 K씨 소득을 체납 압류집행을 통해 환수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정환기자 junghwanss@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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