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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쯤 되면 '고질병'이다. 개선을 안 하는지 아니면 못 하는지 알 수도 없다. 지난해 터져 나온 업계 불만사항이 올해도 그대로 답습됐다.
제30회 국제의료기기 · 병원설비전시회(이하 KIMES)가 지난 16일 막을 내렸다. ‘한국을 대표하는 의료기기 전시회’란 타이틀을 내걸고, 3박 4일 간 일정을 소화했다.
우선 단순 참관객 숫자만큼은 국내 최대 전시회 다웠다. 주최 측은 내국인 6만8228명, 해외 바이어 3013명을 포함 총 7만1241명이 참관한 것으로 집계했다. 의료 관련 대학 및 의료정보고등학교에서 4000여 명의 학생이 방문한 점도 고무적이다.
그러나 의료기기 업계는 ‘과연 KIMES가 명성에 걸맞는 내실성을 갖추고 있는가’라는 점에 의구심을 품고 있다.
행사기간 동안 전시관을 돌아본 결과 KIMES 참관업체 반응은 다소 부정적인 견해가 많았다. 의료기기 전시회에 의료인보다 일반인을 더 쉽게 볼 수 있어 안타깝다는 반응이었다.
A업체 관계자는 “이제 더 이상 ‘역대 최대 규모’, ‘역대 최다 업체 참여’와 같은 수식어는 설득력이 없다”며 “얼마만큼 KIMES가 침체된 국내 의료기기 산업에 기여를 하고 있는지 되짚어볼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주최 측은 Hall A ‘치료 및 의료정보관’, Hall B ‘헬스케어 및 재활기기관’, Hall C ‘검사 및 진단기관’, Hall D ‘진단 및 병원설비관’으로 구분했다.
하지만 전시회 개막부터 단순히 안마의자 등 가정용 헬스기기를 체험하기 위해 몰려든 일반인들은 전반적인 분위기를 흐렸다. VIP들이 부스를 참관해도 아랑곳하지 않고, 아예 잠든 것처럼 누워있는 참관객도 눈에 띄었다.
일부 단체 참관객들이 행사장 전체 지도에 기념품 및 간식 제공 업체를 별도로 표시하고, 해당 업체만 노골적으로 방문하는 사례까지 목격됐다.
B업체 관계자는 “장비에는 관심이 없고, 오로지 기념품에만 관심을 보이는 참관객을 보면 눈살이 찌푸려질 수 밖에 없다”며 “그렇다고 부스를 방문한 사람을 의료인과 비의료인으로 차별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라고 하소연했다.
C업체 관계자는 “막무가내로 부스에 들어와 ‘무선인터넷 이용할 수 있느냐’, ‘이메일 좀 확인하겠다’ 등의 요구를 하며, 전혀 전시회 취지와 상관없는 일반인들이 올 때마다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토로했다.
"30주년 기념 이벤트도 특화·차별성 없어" 불만 제기
30주년을 맞은 만큼 주최 측의 색다른 이벤트를 기대한 업체들은 완전히 예상에 어긋났다는 반응이다.
지난해와 동일한 형식의 개막식이 진행됐다. 전시회 운영도 별반 차이가 없었다. 30주년 기념 오찬식에서 마련된 ‘북소리 공연’과 ‘의공학과 학생 대상 장학금 전달’이 전부였다.
이에 따라 코엑스 전관을 빌린 대규모 전시회임에도 불구하고, 업계는 ‘축제의 장’ 분위기를 거의 체감하지 못했다. 매년 상승하는 부스 인테리어 비용으로 인해 이색 이벤트를 별도로 준비한 업체도 찾아보기 힘들었다.
D업체 관계자는 “1억원에 가까운 부스 인테리어 비용은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며 “전시관 내부에 주최 측이 30주년에 걸맞는 다양한 이벤트를 마련했다면 참여업체들에게 호의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피력했다.
E업체 관계자 역시 “KIMES는 ‘보는 즐거움’이 없다”며 “매년 되풀이되는 형식을 탈바꿈해 업계와 참관객이 함께 즐기고, 공감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도입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사실 이러한 반응은 개막 전부터 예측됐다. 주최 측인 한국이앤엑스는 30주년 기념 이벤트가 있냐는 질문에 “의공학생 장학금 전달 외 별다른 행사를 기획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미국·유럽 등 의료 선진국 바이어 상담·계약 실적 관심
KIMES에 국가관을 차린 나라는 독일, 중국, 대만, 파키스탄, 말레이시아다. 독일을 제외한 나머지 국가들은 의료 선진국이라고 보기 힘들다.
미국 5개 업체, 일본 10개 업체, 프랑스 1개 업체 등 선진국 개별업체들의 참여율은 상대적으로 저조했다.
아직 국가별 해외 바이어 참관객 숫자는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업계는 해외 바이어가 소폭 증가했다는 점에는 공감했으나, 실질 구매효과에 대해서는 의구심을 품었다.
F업체 관계자는 “국가 또는 인종적인 차별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개발도상국 해외 바이어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아 보였다”며 “국제 전시회를 표방하는 만큼 지금보다 다양한 국가의 바이어가 참관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봐야 할 듯 싶다”고 조심스럽게 밝혔다.
G업체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겠지만 일반인, 의료인을 구분해 전시회를 운영하지 않을 경우 참여 여부를 고민하는 업체가 심각하게 늘어날 것”이라며 “수출 상담 실적 역시 업계가 공감할 수 있어야 KIMES가 한층 더 성숙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