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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의료과잉 문제를 바로잡기 위해서는 의약품 및 의료기기 등을 도입하는데 충분한 연구 및 검토를 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이하 NECA) 초대원장을 지낸 서울대학교 허대석 교수는 27일 서울대학교치과병원에서 열린 ‘한국보건의료연구원 5주년 기념 연례회의’에서 이 같이 밝혔다.
'근거중심의학연구와 의료기술평가: 미래를 향한 도약'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연례회의는 지난 5년간의 NECA 성과를 짚어보고 한국 의료기술 평가제도의 발전방향을 모색하는 자리다.
2009년 설립된 NECA는 국내 의료기술평가분야의 독립적 지위를 확보하고 있는 기관으로 2010년부터는 보건복지부의 신의료기술 평가 업무를 위탁받아 수행 중이다.
이날 행사에서 허 교수는 "현재 국내 의료체계가 ‘과잉’에 빠져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갑상선암 과잉진단이 사회적 이슈로 지목되고 있는데 이는 NECA에서 가장 먼저 의문을 가졌던 부분”이라며 “국내 갑상선암 발생률은 10년 간 10배 이상 늘었는데 반해 갑상선암 환자 사망률은 큰 차이가 없다”고 설명했다.
"철저한 검증 과정 통해 한국 의료의 과잉 부분 살 빼야"
이어 허 교수는 “건강보험제도의 저수가 체계가 의료과잉을 낳고 있다”며 “의료 공급자들은 저수가 의료체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과잉공급을 하고 이는 의료이용 과다로 이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허 교수는 이 같은 의료과잉체계를 바탕으로 의약품과 의료기술이 새로 도입되는 과정에서 전문기관의 역학조사 없이 정치권의 입김으로 정책과 그에 따른 예산이 배정되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그는 “지난해 연말 국회에서 쪽지예산으로 보건의료와 관련된 예산 500억원이 하루아침에 결정된 바 있다”며 “의료정책 결정 과정의 투명성 없이 이뤄지는 이 같은 관행이 근거중심의학연구와 의료기술평가를 저해한다”고 꼬집었다.
허 교수는 “의료기술평가(Health Technology Assessment)는 자원을 어떤 근거로 분배하는지를 논하는 것으로 이런 평가부분이 투명하게 이뤄져야 한다”며 “비만인 경우 다이어트를 해야 더 맛있는 것을 먹을 수 있듯이 국내 의료도 철저한 검증과정을 통해 과잉된 부분의 살을 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 참석한 임태환 원장은 “개원 5주년을 맞이한 2014년을 ‘NECA 도약의 해’로 선포한 바 있다”며 “연구 역량을 한층 강화하고 정부와 의료계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국민건강 증진 및 의료산업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