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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우리나라에서 병원들은 중환자실을 운영하면 할수록 오히려 적자가 나는 구조다. 수가가 너무 낮아 중환자실 병상 1개당 연간 1억원 가량 손해를 보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따라 대형병원은 중환자실에 대한 투자를 고민하는 경우가 많다. 기타 부대시설에서 수익을 보전한다 하더라도 이를 경영적인 측면에서 상쇄하며 이익을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서울아산병원(원장 박성욱)은 차별화된 중환자실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아낌없는 투자를 이어오고 있다. [중환자실 모습]
투자 결과는 적자 행진이라는 경영상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병원 위상을 높이는 성과로 돌아왔다.
얼마 전 간첩사건 증거조작 논란으로 자살을 시도한 국정원 간부가 서울아산병원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은 후 회복세를 보인 사례가 대표적이다.
지난 22일 국정원 권 모 과장은 검찰 조사 이후 자살을 시도했다. 자동차 안에서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된 권 모 과장은 119 구조대에 의해 강동경희대병원으로 긴급히 옮겨졌다.
워낙 상태가 위중했기 때문에 가족들은 보다 전문적인 치료를 희망했다. 가족들의 요구로 권 과장은 서울아산병원으로 이송됐다.
서울아산병원만의 차별화된 시스템은 여기서 빛을 발했다. 현재 병원은 응급중환자실(급성기 환자 대상)과 일반중환자실을 분리운영하고 있다.
병원 관계자는 “환자가 심장이 무려 5번이나 멈췄기 때문에 상황을 낙관할 수 없었다. 응급중환자실에서 만 3일간 저체온치료, 일산화탄소 중독 치료 등을 병행하면서 조금씩 상태가 호전됐다”고 전했다.
지난 25일 일반중환자실로 옮겨진 권 모 과장은 이번에는 호흡기질환 관련 집중치료를 받았다. 또 다시 3일이 경과한 28일에는 마침내 본인의 이름을 말하고, 글씨를 알아볼 정도로 상태가 호전됐다. 병원 측은 남아있는 폐렴 증상만 잘 극복한다면 위험한 고비는 모두 넘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권 과장의 상태가 빠르게 호전됨에 따라 벌써부터 외부에서 서울아산병원의 진료 시스템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기 시작했다.
병원 관계자는 “국내 최초 중환자실 전담 전문의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병원 고유의 치료방식과 노하우를 쌓아온 게 이번 결과를 가져왔다”이라고 말했다.
우수한 의료진의 실력도 주목받았다. 권 과장의 주치의를 맡은 고윤석 교수(호흡기내과)는 28일 브리핑을 통해 그동안의 경과를 소개했다.
고윤석 교수는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인해 조금 더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며 “신경이 손상된 부분은 타 진료과와 협진을 통해 최대한 전문적인 치료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아산병원 관계자는 “더욱 내실 있고, 전문성이 확보된 중환자실 운영을 위해 지속적인 투자를 이어나갈 계획”이라며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우리나라 중증환자 치료를 선도하는 병원으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