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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동의서 받고도 소송 지는 의사들
법원, 잇단 환자측 손 들어줘…"부작용 등 설명의무 꼼꼼히 이행해야"
[ 2014년 04월 15일 12시 00분 ]

[上]부작용및 후유 장애 등 수술 결과를 두고 의료진과 환자 간 갈등이 법정 소송으로까지 이어지는 건수가 해마다 급증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법원이 ‘설명의무위반’을 들어 의료진 측 패소를 판결하는 비율이 크게 높아져 그 배경에 시선이 모인다.


법원은 수술 과정에서 의사의 술기 미흡 및 의료상 과실이 전혀 없었더라도 수술 후 환자에게 나쁜 결과가 발생했다면 부작용과 후유증에 대해 면밀히 설명을 하지 않은 책임이 의사에게 있다는 취지의 판결을 연이어 내놓는 양상이다.


게다가 최근 사법부는 의료진이 환자로부터 부작용 발생 가능성을 적시한 수술동의서를 받았는데도 설명의무 위반을 들어 잇단 의사 패소를 선고, 과연 어디까지가 합법적인 설명의무 충족으로 인정되는지 의료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실제 의료소송 건수는 지난 2002년 한해 665건에서 2013년 1100여건으로 집계돼 10여 년만에 60%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환자 승소가 어려운 의료소송에서 환자가 이긴 비율도 22%에서 31%로 높아졌다.


즉, 병원-환자 간 의료 갈등이 원만히 해결되지 않아 법정다툼으로까지 번지는 케이스가 크게 늘어난 것은 물론, 환자 측의 ‘의사 설명의무 위반’ 및 ‘불성실 진료’에 대한 주장을 법원이 인정한 사례도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의사 설명의무 위반이 환자의(수술 및 진료에 대한) 자기결정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는 판단을 내리는 것이 최근 사법부 판결 경향이다.


수술 시행 전 환자에게 수술로 인한 후유장애를 꼼꼼히 설명하고 이를 문서로 기재해 수술 동의서를 받지 않은 것을 의사의 본분인 성실한 진료의무를 어긴 것으로 봄과 동시에 환자가 수술을 받을지 말지 결정할 권리를 의사가 박탈했다고 보는 것이다.


특히 매년 건수가 급증하고 있는 성형수술의 경우 환자 외모와 직결되는 수술이기 때문에 성형부위의 수술 전후 모습 등을 세세하게 설명해야 자기결정권 침해 위법을 범하지 않는다는 방향의 판결이 연이어 나오는 상황이다.


금년 2월 서울중앙지방법원 제5민사부(김승표 재판장)는 유방확대수술과 지방흡입술을 받은 환자가 수술 후 부작용이 발생했다며 의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의료소송에서 환자 패소를 선고한 원심을 뒤집고 의사 패소를 결정했다.


환자로부터 수술동의서를 받았더라도 그 동의서에 부작용과 관련된 상세한 설명이 적혀있지 않았다면 이는 설명의무를 다했다고 볼 수 없다는 게 재판부의 판단이다.


재판부는 “수술동의서에는 구체적인 수술 방법, 결과, 난이도, 부작용, 위험성 등 설명이 없었으므로 환자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한 경우에 해당된다”며 “의료 과실은 없지만 의사는 설명의무 위반으로 인한 손해배상액 1000만원을 환자에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앞서 지난 1월 서울중앙지방법원 김윤선 재판장은 줄기세포를 이용한 쌍꺼풀 수술 후 수술부위 유착이 발생한 환자가 의사에게 제기한 의료소송에서 환자 승소를 선고, 1500만원의 손해배상액을 책정했다. 이 사건 역시 의사는 환자로부터 ‘염증, 출혈, 비대칭 및 기타 가능성에 대한 설명을 듣고 동의한다’는 내용의 수술동의서를 받았지만 이에 대한 법적 효력을 인정받지 못한 채 패했다.


환자는 법정에서 의사 측 설명부족으로 인한 자기결정권 침해를 적극적으로 주장했다. 쌍꺼풀 수술 시 환부 유착 발생 가능성에 대해 설명을 들은 적이 없고 줄기세포 치료 역시 지방조직 괴사 등 부작용에 대해 충분한 설명을 하지 않은 의사 과실이 있다는 것이다.


법원은 환자 주장을 수용하고 대법원의 선판례를 인용해 의사 패소를 선고했다. 또 의사가 받은 수술동의서만으로는 부작용 가능성 등 설명의무를 성실히 이행했다고 볼 수 없음을 분명히 했다.


재판부는 “미용성형술은 외모에 대한 심미적 만족감을 얻기 위해 이뤄지는 것이므로 환자의 불만 사항과 구체적인 성형 결과에 대해 충분히 경청한 후 환자가 원하는 성형 결과를 최대한 실현시킬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의사는 환자에게 전문 의료지식에 입각해 시술의 필요성, 시술 후 외모 변화 정도, 부작용 및 위험성 등 충분한 설명을 할 의무가 있다”고 적시했다.


이어 “줄기세포 치료시 작은 주사로 인해 피부 조직에 반흔이 생길 수 있는 사실을 설명했다고 볼 자료도 없다. 따라서 의사는 환자에게 합병증 등에 대한 구체적 설명을 하지 않아 환자 자기결정권을 침해했다고 보는 것이 상당하다"고 덧붙였다.


의사 설명의무 위반으로 인한 의료소송 패소는 비단 성형수술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지난해 9월 서울지법 민사18부 조휴옥 재판장은 목 디스크 수술로 영구 성대마비가 발생할 수 있음을 환자에 미리 고지하지 않은 의사에게 “환자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했다며 6억3300여만원의 배상액을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재판부는 “목 디스크 1, 2차 수술 후 일시적으로 쉰 목소리가 나올 수 있다고 설명한 사실은 인정되나, 평생 쉰 목소리가 나올 수 있다는 점을 설명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번 판결로 사건 의사는 미흡한 환자 설명으로 인해 수 억여원에 달하는 배상금을 부담케 된 것이다.


이처럼 환자의 최선 진료를 주장하는 의사와 미흡한 수술설명을 외치는 환자 간 법정 소송은 ‘자기결정권 침해’ 정도에 따라 판결의 희비가 갈리는 게 최근의 현실이다.


법무법인 소속한 변호사는 “수술동의서를 받거나 수술 부작용에 대한 설명을 했는데도 의사 패소 판결이 나는 것은 법원이 환자에게 충분한 진료 정보를 주지 않았다고 판단했을 때”라며 “번거롭더라도 성형외과를 포함한 의사들은 수술 전 환자에게 최대한 수술과 관련된 부작용 등을 상세하게 설명하고 이를 문서화 된 동의서로 작성해 서명을 받을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꼼꼼하고 정확한 수술동의서 작성은 환자에게는 정확한 진료정보 전달이라는 장점을, 의사에게는 불필요한 소송으로의 진척을 막는 장점을 지닌다”라며 “위 소송들 역시 의사들이 정확한 환자 동의서를 받은 뒤 보관했더라면 소송에서 승소율이 크게 향상됐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위 내용은 데일리메디 오프라인 봄호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이정환기자 junghwanss@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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