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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가 의료사고에 대한 의료기관의 자율적 보고를 독려하기 위한 경제적, 행정적 지원 의지를 드러냈다.
복지부는 15일 국회에서 열린 환자안전 및 의료 질 향상을 위한 법률(일명 환자안전법) 제정 관련 공청회에서 이같이 밝히며 제도 도입에 힘을 실었다.
환자안전법은 지난 1월 새정치민주연합 오제세 의원이 발의한 '환자안전 및 의료질향상에 관한 법률안', 새누리당 신경림 의원의 '환자안전 및 의료 질 향상 법안' 등 총 2건의 법을 의미한다.
이는 의료기관에서 나타나는 크고 작은 의료사고를 ‘자율보고’해 의료사고 정보를 수집, 이를 분석해 재발 방지 방안을 만든 후 다시 의료기관에 적용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날 공청회에서는 자율보고 활성화를 위해 전제돼야 할 정보보호 방안과 전담인력 배치 등 현실적 사안이 핵심적으로 다뤄졌다.
특히, 오 의원의 법률안의 경우 환자전담인력을 두지 않거나 의료기관인증 의무신청대상이 신청치 않은 경우 최대 의료업 정지를 규정했다. 의료기관으로서는 부담스러운 상황이 아닐 수 없다.
복지부는 “보고체계 구축을 위한 전담인력에 대한 정부 지원은 필수적이다”며 정부 지원 의지를 묻는 새정치민주연합 김용익 의원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더불어 “적용 의료기관 범위를 300병상 이상으로 하는 등의 방법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다”고 전했다.
환자전담인력을 두지 않거나 의료기관인증 의무신청대상이 신청치 않은 경우 시정명령, 시정명령위반 시 의료업 정지를 규정한 벌칙 조항에 대해서는 삭제할 것을 제안했다.
“의료사고 예방 위해 필요한 것은 처벌이 아닌 지원”
복지부의 이 같은 지원 의지에 무게감이 실리는 이유는 현 우리나라 의료체계에서 재정적, 행정적 뒷받침되지 않으면 제도의 실효성을 담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날 공청회에 참석한 정영호 대한병원협회 정책위원장은 입법 취지에 공감하면서도 반대하는 의견 중 하나로 환자안전 관련 전담인력 배치 문제를 꼽았다.
의료인력 수급이 원활하지 않고 재정적으로 어려운 대부분의 중소병원의 경우 전담인력을 의무배치하기 어렵다는 ‘현실적 판단’이다.
실제 복지부의 ‘환자안전 및 질향상을 위한 인프라(전담인력, 규정 및 위원회 등) 현황 조사’에 따르면, 2013년 8월말 기준으로 269개 종합병원 중 전담인력을 둔 종합병원은 51.3%, 병원급은 1078개 기관 중에서 단 6%만이 전담인력을 두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정안을 현실에 적용하면 현재 대부분의 중소병원인 종합병원은 의료기관폐쇄에 이를 수 있는 상태다.
새정치민주연합 김용익 의원 역시 조금 더 큰 틀에서 이 지점을 지적했다.
중소병원이 겪는 의료 환경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정부 지원이 없는 한 의료 질 개선은 기대하기 어렵고, 오히려 정부와 의료기관 간 갈등만 유발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다.
김 의원은 “의료기관은 정부가 제시한 기준대로 고쳐야 하는 부담이 생기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중소병원들은 질 관리를 제대로 할 수 있는 여력이 없다”며 의료 현실을 짚었다.
이어 “여력이 없으니 의료사고가 더 난다. 그러면 보고된 의료사고를 기반으로 정책을 만들어 의료 현장에 환류돼도 개선될 수 없다. 결국 정부는 고칠 수 없는 것을 의료기관에 요구, 질책하게 된다”며 “결국 정부와의 갈등만 조장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의원이 강조한 것은 의료의 구조적 변화를 담보할 수 있는 정부의 지원이다.
환자안전체계가 본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의료사고의 원인으로 지목된 의료 환경에 대한 개선 의지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사실, 환자안전법의 계기가 된 ‘종현이 사건’도 주 100시간 일하는 전공의의 열악한 근로 환경과 의료인력 부족이라는 구조적 문제가 깔려있다.
김 의원은 “구조적 요인이 사라지지 않으면 사고는 반복될 뿐이다. 복지부가 이를 개선하기 위해 지원할 용의가 있는지 중요하다. 우리나라 병원의 의료사고 예방을 위해서는 처벌이 아닌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