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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수련환경 개선" 허리휘는 병원들
복지부, 이달 1일부터 규칙개정안 시행…"인건비 등 부담 커"
[ 2014년 04월 16일 20시 00분 ]

전공의 수련을 담당하는 의료기관들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그간 값싼 노동력이라고 생각됐던 전공의들에 대한 처우를 대폭 개선해야 하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1일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 방안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전문의 수련 및 자격인정 등에 관한 규칙 개정안’을 공포했다.

 

개정된 규정은 수련병원에 대해 ▲주당 수련시간 80시간 초과 금지 ▲연속 수련 36시간 초과 금지(응급상황 시 40시간까지 가능) ▲응급실 수련시 최대 12시간 근무 후 12시간 휴식(대한응급의학회가 인정하는 경우 24시간 근무 후 24시간 휴식 가능)을 지키도록 했다.

 

또 ▲당직일수는 최대 주 3일 ▲수련 휴식시간은 최소 10시간 ▲휴일은 주당 최소 1일(24시간) ▲연간 14일 휴일 보장 ▲당직수당은 당직일수 고려 지급 등도 포함됐다.

 

수련병원은 이들 항목과 수련시간 계측방법을 병원별 수련규칙에 포함시켜 내달 말까지 복지부에 제출해야 한다. 만약 제출치 않거나 시정명령을 이행치 않으면 전공의 정원이 조정되거나 수련병원 지정 자체가 취소될 수 있다.

 

혼선 수련병원, 선(先) 시행·후(後) 개선

 

우선 적지 않은 수련병원에서 개정안 적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태다. 이들 병원들은 규정이 하달되기도 전인 지난 3월 1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이들 대다수는 우선 시행 후, 발견되는 문제들에 대해 점차 대응해 나가겠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서울아산병원은 “정부 정책이니 만큼 우선 시행에 들어갔지만 각 진료과가 가진 특성 때문에 규정 적용에 애를 먹고 있다”며 “우선 발생되는 문제들과 의견을 모아 세부안을 만들어 가는 중”이라고 밝혔다.

 

삼성서울병원은 “항목마다 얘기하긴 곤란하지만 대책 마련과 함께 개선을 진행 중”이라며 “명확한 지침이 없어 논의를 통해 우리만의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있다. 문제 발생 시 개선작업 역시 병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가톨릭의료원 수련교육팀 관계자는 “각 산하병원마다 어떤 문제가 나올지 모르는 상황이라고 판단, 실제 적용하는 과정에서 문제들을 찾기로 했다”며 “개정안 적용에 따른 변화를 수시로 체크, 바로 보고하거나 대응토록 조치했다”고 말했다. 

 

지방병원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관계자는 “일단 결정된 사항에 대해 맞춰가며 준비하고 있지만 더 시행해봐야 문제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규정 적용에 어려움을 호소했다.

 

고신대복음병원도 “그동안 전공의 수련 환경이 열악하다보니 개선과 보완은 당연히 이뤄져야 한다는 생각에선 동의한다. 다른 직역과 합의가 필요한 부분이 있어 아직까지도 계속 검토 중에 있다”고 전했다.

 

“인력 부족보다 당직비가 더 걱정”

 

최근까지 일반 근로자와 다른 방식의 임금을 지급해왔던 수련병원들은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근무한 시간만큼 수당을 주면 되는 것 아니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전공의들은 근로자인 동시에 수련을 받는 피교육자 신분이기 때문이다. 단순히 일반 직장인처럼 임금을 계산할 수 없는 상태다.

 

또 정확한 수련시간 계측에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행정직의 경우도 8시 반 출근 5시 퇴근이 원칙지만 늦게 남아서 일한다고 무조건 시간외 수당을 올리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서울대병원은 “전공의 급여는 현실적인 문제지만 일반 당직과 전공의 당직은 개념이 다르다”며 “총액연봉제 등 이들의 급여체계를 따로 마련해야 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중앙대학교병원은 “당직비의 경우 당직 스케줄에 따라 하니 과별, 병원별로 다 차이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근로기준법에 따라 지급하려고 하니 문제가 커지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고신대복음병원 관계자는 “당직비는 좀 더 논의가 필요할 것 같다. 일한 날짜대로 지급하는 것을 원칙으로 기본 당직비를 책정했지만 계속 논의 중에 있다”고 고민을 호소했다.

 

이대목동병원은 “당직수당은 따로 계산해 입력해주면 지급토록 조치했지만 전공의 급여가 높아지면서 병원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며 “우리나라 사정상 외국과 같은 시스템으로 가는 것은 쉽지 않지만 울며 겨자먹기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전남대병원은 “우선 교육을 받는 전공의들을 노동자로 볼 것인지 명확히 해야 한다”며 “당직이라 할지라도 밤새 일하는 곳도 있지만 한 두시간 업무 후 논문을 쓰는 진료과가 있는데 이 경우 당직비를 어떻게 책정해야 할지 난감하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일부 수련병원, 펠로우·PA 채용 늘려

 

중앙대병원 관계자는 “결국 시간은 정해져 있고 인력이 모자라는 경우가 가장 큰 문제일 것”이라며 “이곳의 경우 비교적 잘 되고 있지만 일부 병원들은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내다봤다.

 

가톨릭의료원 수련교육팀도 “다행히 주당 최대 80시간 근무가 4년차부터 단계적으로 시행키로 해 스텝, 펠로우를 보강하진 않았지만 장기적으로 필요할 것으로 본다”며 “전공의들의 진료 공백이 느껴지지 않기 위해선 인력을 얼마나 채용해야 할지 난감하다”고 전했다.

 

이대목동병원은 “일부 레지던트가 적거나 없는 진료과는 상당수 펠로우와 PA간호사를 채용했다”면서 “높아진 전공의 급여와 함께 이들의 인건비를 생각한다면 병원의 부담은 굉장히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아산병원은 “전공의들 근무 공백이 예상된다고 해서 단순히 인력을 더 늘릴 수 만도 없다. 그들의 근무를 어느 선까지 볼 지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다. 협의체를 연장 운영해 더 세밀한 가이드라인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이 같은 문제에 대해 대한병원협회는 “그동안 보건복지부와 수련교육 전문가들과 함께 제도개선 TF를 구성, 논의해 왔지만 의료인력 공백 문제, 수련교육비 부담 등 지속가능성 확보를 위한 과제가 아직 산적해 있다”고 설명했다.

 

협회는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에 따른 대체인력 및 수가보전 방안 등 정부의 제도적 지원방안 마련은 반드시 해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선영·백성주기자 webmaster@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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