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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의사 폐업률은 9.8%로 10%를 넘지 않지만 외과의 경우 20%를 훌쩍 넘기고 있다. 지난 2009년 정부가 ‘대책’이라며 내 놓은 30% 수가 인상에도 더욱 시름에 빠진 외과다. 갈 곳을 찾기 어려운 외과전문의라지만 세계적 국제학회에서 꾸준히 논문이 채택되는 대장항문외과 세부전문의가 지방 중소병원에서 벌써 10년 가까이 일하고 있어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에 위치한 성남중앙병원의 한구용 과장[사진]을 데일리메디가 만났다.[편집자주]
한구용 과장은 7년이 넘도록 성남중앙병원에서 일하면서 복강경수술센터를 만들고 센터장을 맡아 왔다. 최근에는 연간 500례를 넘기는 등 총 2500차례 수술을 진행했다.
이 같은 실적을 바탕으로 한 과장은 지난 2007년부터 미국과 유럽 복강경학회에 꾸준히 논문발표를 해왔다. 국제학회에서의 꾸준한 실적은 지난 2007년 유럽학회에서 우수 비디오상을 수상하면서 계기가 됐다.
대학병원이 아닌 지방 중소병원 의사의 이 같은 연구 성과는 이례적이다. 특히 2012년에는 국제 SCI학술지인 ‘Journal of Laparoendoscopic & Advanced Surgical Techniques’에 논문이 실리면서 주변을 놀라게 하기도 했다.
한구용 과장은 “하루가 다르게 변화, 발전하고 있는 의료의 특성상 안주할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며 “처음이 힘들었지, 이후에는 탄력이 붙어 유럽과 미국 학회에 꾸준히 논문을 게재하고 있”고 설명했다.
어려움도 많았다. 그가 일하는 병원은 대학병원이 아니다보니 마음 편히 국제학술대회에 참석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의료진이 많지 않기 때문에 업무에 대한 배려와 금전적 지원이 적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싱글포트를 통해 대장암을 수술, 좋은 결과를 얻고 있다. 20케이스를 넘어선 현재 아직 재발이 없는 상태다.
복강경 수술은 상처를 크게 내는 개복 수술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른 회복, 적은 통증과 상처가 장점이다. 이 같은 복강경 수술의 장점을 한 단계 더 발전시킨 것이 바로 최소침습수술법인 싱글포트 수술이다.
보통 대장암에서의 복강경 수술은 최소 5개 정도 구멍을 뚫어야 한다. 하지만 싱글포트수술은 단 하나의 구멍만 뚫기 때문에 수술 후 흉터는 물론이고, 환자의 통증도 적고, 회복도 빠르다.
“병원 규모로 의료서비스 수준 판단하는 것이 현실”
한구용 과장은 의료서비스의 질을 떠나 모든 부분을 병원 규모로 평가하는 국내 의료 현실에 안타까움을 전했다. 건강검진, 외래 등에서 발견되는 초기 대장암, 위암은 이곳에서도 충분히 케어할 수 있지만 더 큰 병원으로 전원을 원하는 환자가 많기 때문이다.
한 과장은 “의사의 욕심으로 비춰질 수 있지만, 오히려 일부 암환자의 경우 이곳처럼 크진 않지만 전문성이 충분한 곳에서 진료받는 편이 훨씬 나은 결과를 보장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특히 대장암, 위암수술은 표준화 돼 있어 전국 어디서나 큰 차이는 없다는 것이 한구용 과장의 생각이다. 게다가 암의 경우 수술 후 항암치료까지 고려해 의료기관을 선택해야 한다.
환자들이 생각하는 국내 병원은 대학병원과 그 외 병원으로 나뉘게 된다. 하지만 대형병원이라고 다 좋은 것만은 아니다. 밀려드는 환자에 모두 바쁘게 움직이다 보니 담당교수 얼굴 한 보기도 힘든 경우도 있다.
이곳 성남중앙병원은 환자가 넘쳐나는 대형병원과 달리 최대한 빠른 수술을 해줄 수 있다. 외과 과장 2명이 아침, 저녁으로 드레싱까지 직접 다 할 만큼 정성스럽다. PA(Physician Assistant) 2명이 이들을 돕고 있다.
최근에는 이곳에서 암 확진을 받은 후 서울 대형 의료기관에 전원한 환자가 다시 돌아오기도 한다. “가보니 너무 많은 환자 중 하나였다. 물건 취급받는 것이 너무 싫었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병원이 위치한 성남시 구도심은 지역적으로 특별한 곳 중 하나다. 멀지 않은 곳에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차로 30분 이내 거리에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이 자리하고 있다.
한구용 과장은 “주변에 워낙 센(?) 병원이 많아 이들과 경쟁한다는 생각보다는 지역을 중심으로 하는 2차병원 본연의 업무에 충실하는 동시에 전문성을 높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형병원에서도 근무했지만, 이곳에서의 삶에 보람을 느낀다”며 “복강경수술 전문인 진주제일병원처럼 적어도 대장암 분야 복강경수술하면 손꼽히는 의료기관으로 키워가고 싶다”고 포부를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