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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진료비 개선안, 의료 불균형 유도 발상"
정진호 교수(서울대병원 기획조정실장)
[ 2014년 05월 06일 20시 00분 ]

"복지부 정책, 장기 비전 아닌 공약 이행 매몰-기형적 의료제도 악순환 반복"

 

"가장 큰 문제는 보건복지부가 장기 비전을 가지고 의료정책을 설계하는 것이 아니라 공약을 위한 공약에만 집중돼 있다는 점이다. 애초부터 잘못 설계되다 보니 기형적인 의료제도로 인한 악순환이 되풀이 되고 있다."

 

대통령 공약사항인 4대 중증질환 보장성 강화정책과 이에 따른 3대 비급여(선택진료비, 상급병실료, 간병비) 정책 변화가 국가 재정 뿐 아니라 병원 경영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예상이 현실화되자 병원계 내 우려가 곳곳에서 쏟아지고 있다.

 

특히 빅5 병원이자 국가중앙병원으로서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서울대병원의 고민이 그 어느 때보다 깊다. 

 

서울대병원 정진호 기획조정실장[사진]은 최근 데일리메디와 만난 자리에서 최근 윤곽을 드러낸 선택진료비 제도 개선안에 대해 쓴 소리를 던졌다.

 

선택진료제는 국립의료기관 의료진이 민간병원 의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임금(의료수가)을 받는 것을 보전하기 위한 방편으로 도입, 제도화됐다.

 

하지만 정부는 최근 1조3000억원인 국민(환자) 부담인 선택진료비를 2017년 1600억원(지금의 12%)으로 줄이고 선택진료 의사 수도 3분의 1로 축소하겠다는 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병원별로 80%까지 정할 수 있는 선택진료 의사 비율을 50% 이하로 낮추고 검사, 영상, 진단, 마취와 같이 환자가 선택하기 어려운 항목에 대해서는 선택진료비를 부과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다.

 

다만, 이에 따른 병원 손실은 수술이나 처치 등 노동강도가 높은 항목의 수가를 높여 보장하겠다는 구상이다.

 

정진호 기획실장은 "하지만 빅5 병원에서 이뤄지는 수술이 어떠한 수술들인가"라고 반문하면서 "정부가 주장하는 대로 만약 어려운 수술에 진료수가를 올려주면 10년 뒤에는 특정 과목에만 의사들이 몰리게 될 것"이라고 우려감을 표했다.

 

이 같은 총체적인 문제 외에도 병원 안팎에서 여러 갈래의 혼선이 생길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그렇잖아도 힘든 병원 경영 엎친데 덮친격…교육·연구 가능한 정책 마련 절실"

 

정진호 기획실장은 "그 동안 저수가 하에서도 비급여 진료 등을 통해 어느 정도 맞춰보려 노력해왔으나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 초음파 및 CT·MRI 보험급여화, 여기에 3대 비급여 개선안까지 병원 경영은 한계에 다다랐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국가중앙병원이자 정부 정책 협력병원으로서 본연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지만 적극적인 의료수익 창출행위가 어려운 점 등 병원 수익성은 점차 악화되고 있다.

 

대내외 보건의료정책 등 급변하는 환경 속에 국내 의료계를 선도하기 위한 서울대병원의 고충이 더 심해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실제 최근 서울대병원이 암병원에 이어 역점 사업으로 추진해왔던 '심장뇌혈관병원 건립 중단' 소식은 병원계로서도 충격이 아닐 수 없었다. 지난 2012년 기공식까지 진행하고도 1년 8개월 만에 전면 백지화 됐기 때문이다.

 

정진호 기획실장은 "정부가 원가를 보전해줘야 대학병원 본연의 업무인 연구와 교육을 할 수 있는 것 아닌가"라며 "국립대병원으로서 공공의료 시행 및 국가정책협력병원으로서 충실히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올바른 정책이 수립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 기획실장은 "국민의 의료비 부담을 줄여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장기적이고 궁극적으로는 국민이 수준 높은 의료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정숙경기자 jsk6931@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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