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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사의 땅 중동 가겠다는 한국 의사들
갈수록 척박한 의료현실 등 젊은 30대 동요…사우디 채용공고 폭발적 관심
[ 2014년 05월 07일 20시 00분 ]

고질적인 저수가 정책 및  원격의료, 급여 삭감 등 여의치 않은 의료계 상황에 따라 우리나라 의사들이 해외 취업에 눈을 뜬 것은 사실 최근 상황은 아니다.

 

그러나 한국 의사들이 미국, 캐나다 등 선진국으로 뻗어 나가려고 했던 것과는 달리 이제는 중동 국가까지 관심을 보여 그 배경과 국내 의료현실이 다시 한 번 재조명되고 있다.

 

지난 4월29일 본지가 보도한 ‘의사 연봉 1.5배~3배에 年 60일 휴가 등 ‘파격’’ 기사와 관련해 의사협회를 비롯해 지역의사회, 주요 대학병원, 개원가 등 의료계 관계자들이 큰 관심을 나타냈다. [자료 下]

 

 

여기서 주목할 만한 것은 실제 취업을 원하는 의사 수십 명이 기자 이메일로 관련 내용을 물어오거나 신문사로 전화를 걸어 왔다는 점인데, 이들의 질문은 크게 2가지로 요약됐다.

 

첫째, 해당 채용 건이 사실인지 즉, 허위가 아닌지에 대한 부분이었고 둘째, 사우디 채용 헤드헌팅 업체 정보를 공유받기 원한다는 내용이었다.

 

낮은 의료수가, 의사들을 혼란케 만드는 약제 급여 삭감 이슈 등이 의료계에 드리워져 있던 것은 사실이지만 이처럼 많은 의사들이 해외 진출을 원하고 있음은 예상치 못한 결과였다.

 

사우디 채용공고에 관심을 보이는 의사들을 대상으로 몇 가지 설문을 실시한 결과, 2개의 공통점을 도출해 낼 수 있었다.

 

먼저 사우디 해외 취업을 원하는 의사들 대부분은 30대 젊은 의사들이었으며 진료과는 산부인과, 마취통증의학과, 소화기내과 등 다양했다.

 

이들은 모두 "현재 의료 상황에 대해 상당한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고 답했다. 특히 “봉직도 힘들고 개원은 더더욱 힘든 현실”이라고 입을 모았다. 그야말로 첩첩산중(疊疊山中), 어원 그대로 ‘산 넘어 산’과 같은 현실을 겪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30대 중반의 대학병원 전공의 A씨는 “학부생 때나 전공의 시절에는 공부하느라, 일하느라 노예처럼 바빠서 작금의 의료상황에 대해 관심을 가질만한 심적인 여유가 없다”고 토로했다.

 

그는 “그러다가 봉직의나 개원의로 일하게 되면서 조금씩 현실에 눈을 뜨게 된다”면서 “우리나라 의료체계의 큰 문제점은 전문가 집단이 배제된 채 입법이 진행되는 것이다. 의사들이 해외취업에 관심을 갖는 것은 교과서대로 환자를 진료할 수 없는 현실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30대 중반의 개원의 B씨는 “과도한 친절이 당연시 돼버린 진료 패턴, 무과실 의료사고 30% 책임 등 숨이 막혀온다. 30대 젊은 의사들 중에는 영어 실력이 뛰어나고 국제적인 감각을 가진 이들이 많이 있다. 대다수 젊은 의사들이 해외 취업을 꿈꾼다”고 설명했다.

 

30대 후반의 봉직의 C씨는 “모든 것이 공무원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사회가 가장 큰 문제다. 의사들에게 큰 책임을 전가하는 만큼 진료에 대한 자유도 함께 주어져야 하지 않겠느냐”고 꼬집었다.

 

반면, 의사들의 해외 취업에 따른 인재유출 고민은 크지 않았다. 복수의 의료계 관계자는 “우리나라도 의사가 넘쳐난다. 전혀 문제가 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그 같은 고민은 국내 여건을 개선한 뒤에 해도 늦지 않다”고 답했다.

 

1차 50명 채용 후 115명 추가 모집 등 확대 계획

 

현재까지 국내 의료진이 그것도 한꺼번에 다수의 의사들이 중동으로 진출한 사례는 전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물론 의료기관 현지 법인 진출에 따른 건은 제외한다.

 

이번 채용 사례는 의료진의 사실상 첫 중동 진출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현재까지 해당 채용공고를 통해 몇몇 의사들이 사우디 취업을 준비하고 있으며 수시채용 형태로 모집이 진행되고 있다.

 

해당 헤드헌팅 업체에 따르면 사우디 보건국(National Guard Health Affairs)은 보건복지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등 우리나라 기관을 거치지 않고 몇몇 헤드헌팅 업체와 계약을 맺고 한국 의사를 직접 초빙하고 있다. [자료 下]

 

 

현재는 한국 의료진 50명을 모집하고 있지만 사우디 현지 에이전시까지 한국 의사 채용 프로젝트에 착수할 예정이어서 조만간 115명의 추가 인력을 채용할 예정이다.

 

출국 시기는 각각 일정에 따라 조율될 수 있으며 연봉 등은 의료진 경력에 맞춰 협상이 이뤄진다. 채용이 확정되면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 위치한 킹 압둘라지즈 메디컬시티(King abdulaziz medical city) 내 5개 국공립병원 중 한 곳에서 근무하게 된다.

 

한국 의사면허 허용, 비자 등의 관계는 사우디 보건성이 책임을 갖고 진행한다. 다만, 미국 의료시스템을 표방하는 만큼 높은 수준을 요구하고 있으며 수상경험, 논문실적 등을 까다롭게 요구한다.

 

다만, 아직까지는 의료계에 있어 불모지라는 점에서 첫 개척이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장점도 있다. 자녀가 초등학생이나 중고등학생인 경우 국제학교 입학이 가능하고 수입도 적잖게 벌어들일 수 있다.

 

A 헤드헌팅 업체 관계자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한국인의 능력이 뛰어나고 열심히 일한다는 인식 탓에 채용을 선호하고 있다”며 “외국인 거주 지역이 따로 있고 24시간 군이 경호해주기 때문에 생활도 안전하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물론 개개인이 조심해야 하는 부분은 따로 있지만 종교, 문화 부분에 있어 존중을 많이 해주는 편이다. 해외에서 경력을 쌓고 미국이나 유럽 등으로 진출하고 싶은 한국 의사들이 큰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높은 영어 실력이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이슬기기자 lsk@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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