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바수술’(종합적 판막 및 대동맥근부 성형술) 안전성 문제로 논란의 중심이 됐던 건국대병원 흉부외과 송명근 교수가 지난 15일 고별 강연을 위해 연단에 섰다.
이날 행사를 끝으로 송명근 교수는 건국대병원을 떠나 중국에서 의술을 펼칠 예정이다.
본격적인 강연에 앞서 스승의 날을 맞아 꽃다발 증정식이 마련됐다. 양정현 의료원장, 한설희 병원장을 비롯해 다수의 내외빈이 참석한 가운데 퇴임식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신제균 흉부외과 과장은 환송사를 통해 “송명근 교수는 수술에 임하는 자세에 있어 과감한 실천과 환자 중심의 진료를 강조했다”며 “인공심장을 최초로 이식하는 등 수많은 업적을 남기면서 후학들에게 귀감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항상 연구하는 자세로 새로운 술식 개발에 임한 결과, 세계적인 명의로 인정받게 됐다”며 “이번 고별 강연을 끝으로 건국대병원은 떠나지만 중국뿐만 아니라 어디에 계시든 항상 건승하시길 바란다”고 기원했다.
이날 송명근 교수[사진]는 ‘심장 수술이 역사는 짧고, 현재 진행형이다’ 주제를 다뤘다.
그는 “고별 강연 주제를 무엇을 다룰까 상당히 고민했다”며 “짧은 심장 수술의 역사가 떠올라 발전과정을 다뤄보는 것이 의미가 있을 것 같아 해당 주제를 선정하게 됐다”고 운을 뗐다.
그는 “심장수술은 다른 외과 분야에 비해 과거부터 상당히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돼왔다”며 “그러나 불가능해보이던 심장 수술이 9가지 주요 연구를 거치며 점차 성공률이 높아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송명근 교수가 제시한 주요 연구는 ▲심장병 진단기법 발달 ▲혈액 보존과 수혈법 개발 ▲헤파린 발견 및 제조법 개량 ▲인공심폐기 개발 ▲마취기술 발달 ▲제세동기 개발 ▲심근 보호법 발달 등이다.
송명근 교수는 각 연구별로 족적을 남긴 유명 의학자들을 일일이 열거하며, 당시 의료계의 평가 및 일화 등을 소개해 높은 관심을 받았다.
예를 들어 인공심폐기를 개발한 존 기본(John Gibbon)은 다음과 같이 소개했다. 존 기본은 1953년 5월 인공심폐기 개발 및 이를 이용한 심장 수술을 성공한 인물이다.
송명근 교수는 “1931년 미국 메사추세츠 병원에서 53세의 여성 환자를 17시간 동안 지켜보던 젊은 외과의사 존 기본은 ‘만일 어떤 인공장치를 이용해 환자의 정맥에서 혈액을 받아내어 활용하면 어떨까’라는 발상에서 인공심폐기를 22년에 걸쳐 연구 개발하게 됐다”고 전했다.
"건국대병원, 심장수술 노하우 쌓여 진료공백 없을 것"
송명근 교수는 카바수술이 개발될 수 있도록 전폭적인 지원을 해 준 건국대병원과 서울아산병원에 깊은 감사의 뜻을 표했다.
그는 “카바수술은 건국대병원과 서울아산병원이 만들어 낸 합작품”이라며 “이제 폐쇄부전이나 협착에 관계없이 99% 이상 적용이 가능하다”고 단언했다.
송명근 교수는 “본인이 떠나더라도 이미 건국대병원은 우수한 의료진들이 심장수술 관련 노하우를 쌓아왔기 때문에 진료에 별다른 지장은 없을 것”이라며 “상상력을 가지고 미래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 의료계와의 반목과 갈등에 대해서는 전혀 서운한 감정이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우수한 한국 의료기술을 세계시장에 전파하기 위해서는 내부적인 갈등은 필요없다는 것이다.
송명근 교수는 “제일 존경하는 인물은 이순신 장군”이라며 “거북선과 같은 창조적인 산물이 인정받기 위한 기반 조성이 필요하다. 국내 의료계에 서운한 감정은 없지만 한가지 안타까운 부분은 이러한 부분에 대한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는 점”이라고 확언했다.
끝으로 그는 “대체불가능하다는 시술법을 지식과 상상력을 동원해 개발해내야 한다”며 “앞으로 우리나라가 중국, 러시아 등 다양한 국가들과 의료 분야에 있어 우호적인 관계를 형성할 수 있도록 보탬이 되고 싶다. 그동안 정말 감사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