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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활이란 무엇일가. 비록 하지 일부가 없지만, 의족을 차고 자기의 잠재 능력을 펼치는 육상선수가 있다고 가정해보자.
최대한 사회에서 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의학적, 정신적, 사회적, 경제적으로 모든 지지를 해주는 것. 이것을 한마디로 ‘재활’이라고 할 수 있다. 재활의학은 최근 인간 평균수명의 연장과 복지사회를 추구하는 추세에 부응해 괄목할 만한 발전을 이뤘다.
의학의 발달에 따라 예전에는 고치기 어려운 질병이나 심한 외상으로부터 생명을 구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고, 상대적으로 장애를 갖게 되는 사람이 증가하는 추세 역시 재활의학의 발전에 가속화를 가져왔다.
질병 및 외상을 극복하고 난 이후에 남는 장애에 대한 대책은 남은 생에 삶의 질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이런 관점에서 장애의 극복을 목표로 하는 재활의학이 중요한 역할을 감당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에서 규정한 ‘재활’의 정의를 살펴보면, ‘재활’이란 장애가 있는 사람이 주어진 조건 하에서 최대한의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 능력과 그의 취미, 직업, 교육들의 잠재적 능력을 발달시켜 줘 그 사람으로 하여금 가능한 한 정상에 가까운 생활을 할 수 있게 해주는 분야로 정의된다. 이는 재활의학에서 명확히 구분하고 있는 아래의 3가지 개념을 살펴보면 더 명확해진다.
우리가 흔히 혼동해 쓰고 있는 장해(impairment), 장애(disability), 불구(handicap)는 재활의학에서 명확히 구분하여 평가된. ‘장해’는 질병으로 인한 정신적, 물리적, 해부학적 구조와 기능의 손상 또는 이상을 말하며 장기의 기능이상이라고 할 수 있다.
‘장애’는 장해로 인해 개인적 독립생활에 필요한 일들을 하지 못하는 것, 즉 일 수행의 어려움을 말한다. ‘불구’는 장해나 장애로 인해 사회생활 가운데 자신의 역할을 하지 못하게 되는 것, 즉 사회적 불이익 또는 역할의 손실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동맥경화증으로 인해 말초동맥폐색이 와서 다리를 절단한 경우, 다리를 절단한 ‘장해’가 있고, 그로 인해 보행이란 동작을 못하게 되면, 보행을 못하는 ‘장애’가 남는 것이며, 이로 인하여 자기의 역할을 잃고 사회적 불이익을 받는다면 이는 ‘불구’로 정의되는 것이다.
또 다리를 절단했다 하더라도 의지장착이 성공적이어서 자기의 직책을 유지하고 있다면 장해는 있으나 장애와 불구는 있지 않다고 판단할 수 있다. 재활의학에서 추구하는 것은 결국 장해는 비록 있을지언정 주어진 조건 하에서 최대한의 잠재능력을 발달시켜 장애와 불구를 최소화 해 가능한 한 정상에 가까운 생활을 할 수 있게 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닉 부이치치’는 테트라 아멜리아 증후군이라는 희귀병에 걸려서 태어나면서부터 양팔과 양다리가 없는 장애인이다. 얼굴과 몸통, 그리고 그가 ‘드럼스틱’이라고 부르는 발가락 두 개가 전부다.
그의 신체조건으로 볼 때 그는 많은 장해가 있다. 그러나 식사도 혼자하고 드럼도 치고 수영과 낚시, 골프도 한다. 그의 발가락 두 개로, 발가락에 끼우는 타잎의 펜홀더를 제작하여 그것으로 글씨도 멋지게 써내려간다.
닉 부이치치는 온 세계에 다니며 희망이 없는 사람들에게 꿈을 전해주는 강연가로, 사회의 소외계층에게 강연비를 기부해 그들에게 교육과 생활복지의 향상을 가져다주는 일을 하고 있다. 그는 장해는 있을지언정 장애와 불구는 거부하는, 사회에서 당당히 그 누구보다도 탁월하게 그에게 주어진 사명을 수행하고 있는 재활의 본보기다. 신이 아닌 한 있는 장해를 없어지게 만들어 줄 수는 없다. 그러나 장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닉 부이치치처럼 최대한 모든 것들을 혼자 하고 사회적 역할을 감당할 수 있는 재활은 가능한 것이다. 여기에는 신체적 뿐 아니라 정신적, 사회적, 경제적인 총체적 평가와 접근이 필요하다. 전동휠체어, 경사로 등 제반 사회 환경과 시설, 일반인들의 인식변화 등은 필수일 것이다.
만약 가족 중 무릎 관절염을 앓고 있는 사람이 있다고 하자. 비록 무릎관절염 환자가 현행 장애인 분류법상 장애인으로 분류되는 것은 아니지만, 관절염이 심해 계단이 있는 주택을 혼자 오르내릴 수 없어 집에만 있어야 하고,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야만 일어날 수 있다면, 이것이 장애가 아니고 무엇일까. 재활의학의 개념으로 본다면, 이 경우 의학적 접근과 함께, 바닥 생활보다는 좌식 생활이 가능하도록 침대나 높은 의자 등으로 집안 환경을 바꿔 주고, 계단이 있는 주택에서 계단이 없는 일반 주택이나 엘리베이터가 있는 아파트로 장기적으로 이사를 가는 등, 무릎관절염 환자가 최대한 독립적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환경을 제공해 주는 것 역시 의학적 치료 못지않게 중요한 포괄적 재활의 개념이라고 하겠다. 그렇기에 재활의학은 심한 마비 환자에서부터 비교적 경한 통증환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환자들을 포괄적 치료하는 것을 의미한다. 사실 이러한 개념은 장애인뿐 아니라 비장애인에게도 큰 통찰력을 주고 있다. 신체적으로 장해는 없는데, 개인적, 가정적, 사회적으로 해야 할 역할을 잘 감당하지 못하는 불구가 혹시 우리에게 있는 것은 아닌가 하고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