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참으로 힘겨웠다. 순수한 열정만으로 넘기에 마포의 벽은 높았다. 그렇다고 운으로 치부하고 싶지는 않았다. ‘소신은 통한다’는 믿음으로 제자리를 지켰고, 결국 그 우직한 소신이 빛을 발했다. 제38대 대한병원협회 박상근 회장에게 마포 입성은 말 그대로 ‘감회(感懷)’다. 2006년 첫 도전을 시작으로 삼수(三修) 만에 오른 자리이기에 만감이 클 수 밖에 없다. 게다가 16년 만의 ‘만장일치 추대 회장’ 타이틀까지 얻으며 그 간의 마음고생을 말끔히 털어냈다. 어렵게 오른 자리인 만큼 각오는 비장했다. 자신의 경륜과 열정을 오롯이 회원병원들의 권익보호에 쏟아 붓겠다는 의지를 대변하듯 그의 취임 일성은 “섬기고, 받들고, 모시는 머슴회장”이었다.
대한병원협회 박상근 회장은 데일리메디와 가진 인터뷰에서 향후 2년의 회무 추진 방향을 ‘철저한 회원병원 권익보호’로 설정했다.
이를 위해 취임 후 한 달 동안 집행부는 물론 사무국까지 모든 세팅을 마무리하고 최근 본격적인 현안 타개에 돌입했다.
집행부 구성은 직역 간 갈등을 청산하고 화합을 도모하기 위해 중소병원과 대학병원 임원 비율을 균등하게 맞추는 동시에 해당 분야의 전문가를 중용하는데 주력했다.
각 위원장을 보필하며 실질적 회무를 이끌 사무국 역시 효율적 현안 대응 체제를 갖추기 위해 대대적 개편을 단행했다.
이제 모든 준비는 끝났다. 이제 왜 병원계가 자신을 필요로 했는지 입증할 차례임을 잘 알고 있는 그다. 취임 후 38일째 되던 날 마포 대한병원협회 집무실에서 만난 박상근 회장은 결연함으로 중무장돼 있었다.
회무 추진 원칙으로 공(恭)‧실(實)‧선(先)‧행(行)을 선언했다. 무슨 의미인가?
공(恭)은 국민과 회원병원을 섬기겠다는 뜻이다. 앞으로의 회무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덕목이자 원칙이다. 실(實)은 전시회무가 아닌 실리회무를 의미한다. 선(先)은 정부가 정책을 시행하기 앞서 선제적인 대응을 하겠다는 의지다. 행(行)은 행동으로 실천한다는 차원의 원칙이다.
회원병원 권익보호, 구체적 대안은?
△병원경영 합리화 △의료행위 표준화 및 심사평가 합리화 △의료산업 활성화 등 3개의 특별위원회를 신설, 운영할 예정이다. 특별위원회 활동은 병원경영 정상화에 초점이 맞춰진다. 위원회에는 여러 분야 임원이 참여해 과제를 선정하고, 추진해 나갈 것이다.
직능 간 갈등이 화두다. 구상중인 해결책은?
병원현장자문단을 통해 각계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다. 동일한 제도에 대해 이해관계가 엇갈리는게 사실이다. 때문에 자문단에는 중소병원, 요양병원, 전문병원, 국립대병원, 사립대병원 등 각 직역의 실무자들을 참여시키고자 한다.
정부가 제시한 3대 비급여 손실보전책에 대한 평가는?
‘실손 실보상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의료 왜곡은 자명해진다. 무리하게 추진하기 보다 시범사업 후 개선작업을 거쳐 시행하는 것도 방법이다. 시행착오를 최대한 줄이고 병원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해 연착륙시키는 노력이 꼭 필요하다.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에 대한 입장은?
어려운 여건에도 불구하고 병원계는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에 공감을 표하고 논의를 진행해 왔다. 하지만 醫-政 협의체의 ‘제3의 평가기구 설치’ 발표는 매우 유감스럽다. 대한전공의협의회, 복지부 등과 조만간 수련환경 개선안을 도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2015년도 수가협상 결과를 어떻게 평가하나?
취임 후 첫 과제였던 만큼 준비도 많이 했고 최선의 노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회원병원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결과가 나와 아쉬움이 크다. 다만 병원계의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했다는 점에서는 소중한 성과라고 생각한다.
정부에 건강보험의 재건축을 제안했다. 구상중인 방향은?
건강보험이 시행된 후 40년 동안 부분적인 개보수를 해왔지만 이제는 한계에 다달았다. 전면적인 재건축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의료공급자들이 전문성에 대한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방향으로 재설계 돼야 한다는 점이다.
의료법인 부대사업 논란이 뜨겁다. 이에 대한 견해는?
정부 계획은 ‘원칙허용, 예외불허’가 아닌 ‘원칙불허, 예외허용’이 계속 유지되고 있다. 이 제도를 통해 의료법인 경영에 도움을 주고자 한다면 병원계 건의를 적극 수용해 보다 실질적이고 합리적인 정책이 수립돼야 한다.
대한의사협회 등 유관기관과의 관계 설정 방향은?
병협과 의협이 서로 다른 의견을 보이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큰 틀에서는 하나된 모습을 보여야 한다. 항상 의협과의 대화 채널을 열어두고 의견을 조율할 것이다. 공조할 부분이 있다면 힘껏 돕겠다.
협회회관 건립 추진 계획은?
지금 협회회관은 오래되고 공간도 비좁아 새로운 회관 건립이 필요한 시점이다. 다만 회관건립에 드는 비용이 적잖은 만큼 신중하게 추진할 생각이다. 무엇보다 회원병원들에게 부담과 피해를 주지 않는 차원에서 진행돼야 한다.
임기 내 꼭 이루고픈 목표는?
협회의 존재의 이유는 회원이다. 하지만 현재 3000여 회원병원 중 회비를 납부하는 곳이 440곳에 불과한 실정이다. 회원병원의 권익보호를 위해 사력을 다하면 협회를 독려하려는 곳이 늘 것으로 생각한다. 임기 동안 회비 납부 병원 1000곳이 목표다. |